오늘(2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 출입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지난 17일 아침 본청 9층에 있는 여성가족정책실장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서류를 촬영하다 서울시로부터 고발당한 조선일보 출입기자에 대한 징계수위를 정하기 위한 기자단 총회였습니다.
먼저 청사관리팀장이 사건 경위를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여성가족정책실장 사무실에서 촬영하는 소리가 들려, 이를 들은 주무관이 사무실 안에서 휴대전화로 촬영 중이던 기자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삭제하도록 했지만, 청사 관리를 담당하는 총무과에 이 사건이 전달된 것은 그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 아침이었습니다.
서울시 측은 112에 신고하고 문제의 기자가 서울시를 출입하는 조선일보 기자임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21일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 해당 기자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 허리 숙인 조선일보 출입기자 "용납될 수 없는 범법 행위, 개인적 과욕과 일탈이었다"
기자단의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물의를 일으킨 조선일보 기자가 출입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먼저 허리를 깊이 숙여 90도로 인사했습니다.
이 기자는 "용납될 수 없는 범법 행위와 일탈로 물의를 일으켜, 동료기자와 서울시 공직자에게 상처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어떤 경우로도 변명이 통할 수 없는 명백한 범법행위이기에 더욱 면목 없고 송구스럽다"고 했습니다.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느꼈을 "박탈감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 가늠이 안 된다"면서 "차마 서울시청 건물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할 정도로 후회와 자괴감에 휩싸여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자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현재 피의자로 입건되어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이후 수사 결과에 따라 법의 엄정한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른 각종 신분상의 불이익도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은 어디까지나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개인적 과욕과 일탈로 빚어진 일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는 수차례에 걸쳐 이번 일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저희 회사와 소속 선후배 동료분들이 받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아무런 상관이 없는 회사, 소속 기자들이 앞으로 받을 피해와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후배 동료 언론인들의 따뜻한 배려를 다시금 부탁드린다"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 서울시 출입기자단이 조선일보를 제명한 이유
발언을 마친 조선일보 기자가 자리를 비운 뒤, 기자단 논의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시작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시 기자단은 해당 기자에 대한 총회를 오늘로 세번째 열었습니다.
첫번째 총회는 석 달 전에 열렸습니다. 지난 3월 시청 출입 중앙일보 기자가 대구 지역을 취재한 뒤 발열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입기자단이 기자실 운영을 3월 9일부터 4월 17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는데, 조선일보 기자가 기자실을 계속 드나들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출입기자단은 4월 27일 총회를 열고 조선일보 기자의 기자실 출입을 2개월 정지하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자는 기자단 운영규정에 비춰볼 때 징계 결정에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에 불복했습니다. 이 때문에 출입기자단은 5월 25일 두번째 총회를 열어 조선일보 기자의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징계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조선일보에 대한 출입정지는 7월 25일까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징계 기간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 17일 같은 기자가 사무실 무단 침입 사건을 일으킨 겁니다.
조선일보 기자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이번 사건은 "명백한 범법 행위"입니다. 해당 기자에 대해서는 긴 논의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고민은 소속사에 대한 징계 수위였습니다. 조선일보사가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을 두고 취재를 위해 무단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취재기자와 회사에 대한 징계 수위를 나눠 판단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기자의 불법 행위가 발각되지 않았다면, 불법 취재로 인한 이득을 회사가 보았을 상황이기 때문에 취재기자와 소속사의 징계를 분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왔습니다.
조선일보 기자가 연달아 총회에 회부된 데 대해, 회사 측이 보인 태도도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앞선 징계 이후에도 조선일보 측은 출입기자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해오면서도, 자체적인 경위 파악과 징계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조선일보 측은 서울시 출입기자단 결정과 연동해 징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앞서 다른 중앙부처 출입기자단이 내린 유사 사건에 대한 징계 수위가 언급됐습니다. 채널A와 검찰의 검언유착 논란을 비롯해 이번 무단 출입 사건 기사에 달린 누리꾼 반응까지, 언론윤리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사법당국의 형사처벌과 별개로, 출입기자단의 결정은 언론계 내부의 자율규제 성격을 갖습니다. 동종업계라고 해서 출입기자단이 불법 행위에 대해 온정적으로 대한다는 입장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오늘 총회에는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등록된 42개사 가운데 38개사가 참석했습니다. 먼저 취재기자와 회사의 징계 수위를 나눌 것인지를 두고 표결에 부쳤습니다. 징계 수위를 구분하자는 의견이 더 많다면, 다시 징계 수위를 세분화해 표결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2차 투표까지 갈 필요없이 27개사가 조선일보 기자와 회사의 출입기자단 등록 취소에 찬성했습니다. 취재기자 개인과 회사에 대한 징계를 분리해서 결정하자는 안은 10표를 받았습니다. 서울시 기자단에서 등록된 언론사가 제명된 것은 이번 조선일보가 처음입니다. 총회는 한 시간 만에 마쳤습니다.
이번 결정은 '출입기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 출입기자실 운영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기자단에서 등록취소가 되면 기자출입증이 회수되고, 서울시의 보도자료와 알림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없으며, 기자설명회를 비롯해 서울시 청사에 출입이 불가능해집니다.
조선일보는 1년이 지난 뒤 일정 요건을 갖추면 출입기자단 재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출입기자단의 투표를 거치게 됩니다.
먼저 청사관리팀장이 사건 경위를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여성가족정책실장 사무실에서 촬영하는 소리가 들려, 이를 들은 주무관이 사무실 안에서 휴대전화로 촬영 중이던 기자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삭제하도록 했지만, 청사 관리를 담당하는 총무과에 이 사건이 전달된 것은 그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 아침이었습니다.
서울시 측은 112에 신고하고 문제의 기자가 서울시를 출입하는 조선일보 기자임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21일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 해당 기자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 허리 숙인 조선일보 출입기자 "용납될 수 없는 범법 행위, 개인적 과욕과 일탈이었다"
기자단의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물의를 일으킨 조선일보 기자가 출입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먼저 허리를 깊이 숙여 90도로 인사했습니다.
이 기자는 "용납될 수 없는 범법 행위와 일탈로 물의를 일으켜, 동료기자와 서울시 공직자에게 상처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어떤 경우로도 변명이 통할 수 없는 명백한 범법행위이기에 더욱 면목 없고 송구스럽다"고 했습니다.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느꼈을 "박탈감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 가늠이 안 된다"면서 "차마 서울시청 건물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할 정도로 후회와 자괴감에 휩싸여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자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현재 피의자로 입건되어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이후 수사 결과에 따라 법의 엄정한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른 각종 신분상의 불이익도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은 어디까지나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개인적 과욕과 일탈로 빚어진 일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는 수차례에 걸쳐 이번 일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저희 회사와 소속 선후배 동료분들이 받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아무런 상관이 없는 회사, 소속 기자들이 앞으로 받을 피해와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후배 동료 언론인들의 따뜻한 배려를 다시금 부탁드린다"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 서울시 출입기자단이 조선일보를 제명한 이유
발언을 마친 조선일보 기자가 자리를 비운 뒤, 기자단 논의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시작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시 기자단은 해당 기자에 대한 총회를 오늘로 세번째 열었습니다.
첫번째 총회는 석 달 전에 열렸습니다. 지난 3월 시청 출입 중앙일보 기자가 대구 지역을 취재한 뒤 발열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입기자단이 기자실 운영을 3월 9일부터 4월 17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는데, 조선일보 기자가 기자실을 계속 드나들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출입기자단은 4월 27일 총회를 열고 조선일보 기자의 기자실 출입을 2개월 정지하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자는 기자단 운영규정에 비춰볼 때 징계 결정에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에 불복했습니다. 이 때문에 출입기자단은 5월 25일 두번째 총회를 열어 조선일보 기자의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징계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조선일보에 대한 출입정지는 7월 25일까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징계 기간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 17일 같은 기자가 사무실 무단 침입 사건을 일으킨 겁니다.
조선일보 기자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이번 사건은 "명백한 범법 행위"입니다. 해당 기자에 대해서는 긴 논의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고민은 소속사에 대한 징계 수위였습니다. 조선일보사가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을 두고 취재를 위해 무단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취재기자와 회사에 대한 징계 수위를 나눠 판단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기자의 불법 행위가 발각되지 않았다면, 불법 취재로 인한 이득을 회사가 보았을 상황이기 때문에 취재기자와 소속사의 징계를 분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왔습니다.
조선일보 기자가 연달아 총회에 회부된 데 대해, 회사 측이 보인 태도도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앞선 징계 이후에도 조선일보 측은 출입기자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해오면서도, 자체적인 경위 파악과 징계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조선일보 측은 서울시 출입기자단 결정과 연동해 징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앞서 다른 중앙부처 출입기자단이 내린 유사 사건에 대한 징계 수위가 언급됐습니다. 채널A와 검찰의 검언유착 논란을 비롯해 이번 무단 출입 사건 기사에 달린 누리꾼 반응까지, 언론윤리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사법당국의 형사처벌과 별개로, 출입기자단의 결정은 언론계 내부의 자율규제 성격을 갖습니다. 동종업계라고 해서 출입기자단이 불법 행위에 대해 온정적으로 대한다는 입장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오늘 총회에는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등록된 42개사 가운데 38개사가 참석했습니다. 먼저 취재기자와 회사의 징계 수위를 나눌 것인지를 두고 표결에 부쳤습니다. 징계 수위를 구분하자는 의견이 더 많다면, 다시 징계 수위를 세분화해 표결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2차 투표까지 갈 필요없이 27개사가 조선일보 기자와 회사의 출입기자단 등록 취소에 찬성했습니다. 취재기자 개인과 회사에 대한 징계를 분리해서 결정하자는 안은 10표를 받았습니다. 서울시 기자단에서 등록된 언론사가 제명된 것은 이번 조선일보가 처음입니다. 총회는 한 시간 만에 마쳤습니다.
이번 결정은 '출입기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 출입기자실 운영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기자단에서 등록취소가 되면 기자출입증이 회수되고, 서울시의 보도자료와 알림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없으며, 기자설명회를 비롯해 서울시 청사에 출입이 불가능해집니다.
조선일보는 1년이 지난 뒤 일정 요건을 갖추면 출입기자단 재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출입기자단의 투표를 거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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