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거주 교인 등 10명 양성 판정
일부 제주도 여행… 지역 전파 가능성성가대 연습·예배 과정 중 감염 추정
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등록 교인만 56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과 가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수원에 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40대 교인 A씨가 지난 15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격리 입원했다.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11일 소화불량에 이어 다음날 발열과 복통 등 증상이 나와 15일 팔달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같은 날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교인 B씨(30대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에는 B씨의 부모(충북 충주 14·15번)도 확진됐다. B씨와 부모는 지난 10∼12일 제주도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돼 제주도로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발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전까지 관련 확진자는 10명으로 파악됐다. 확진 교인들은 모두 경기도 거주자다.
방역당국은 지난 9일 교회 찬양대 연습과 예배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확진자 중 상당수는 성가대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성가대는 노래를 부를 때 침이 튀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다.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용인 우리제일교회에서도 마스크 없이 찬송가를 부른 것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자체적으로 파악한 확진자는 3명이라고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정규예배 외에 성가대 연습 등 모든 소모임을 중지한 상태”라며 “예배 시 성가대도 마스크를 쓰고 최소 인원으로 찬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경기도로부터 역학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역조치하고 확진자의 접촉자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에서도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전날 대비 4명이 추가 확진돼 관련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었다. 되새김교회에서는 지난 12일 교인 1명이 확진된 이후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소규모 교회인 이곳은 교인 간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기도 수원에서는 한 대형교회가 수련회를 강행했다가 경기도로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수원시 소재 M교회가 지난 15일 하계수련회를 열어 참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며 “해당 교회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18일부터 2주간 전면 집합금지를 명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신도 수가 6000명인 이 교회는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계수련회를 개최했다. 수련회에는 수원시 거주 어린이·청소년·성인 200여명과 대전·충남 등 타 지역 신자 100여명 등 총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나 기자, 수원=송동근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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