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험 알고도 집회 강행..교인도 일탈 잇따라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사랑제일교회 관련) 수도권의 위험한 장소(광화문 집회)에서의 모임, 타지역 주민들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 신천지보다도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걷잡을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수도권은 물론 대한민국이 마비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대구에서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악몽'을 넘어섰다. 이에 수장이자 코로나19 확진자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457명이다.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엿새 만으로 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세가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확산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전국에서 추가적인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로 교인 명단 4066명 중 소재 파악이 안 된 인원만 630명에 달한다.
457명의 누적 확진자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수장인 전 목사다. 그는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의 부인과 비서 역시 모두 확진됐다.
여기에 그의 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송 당시 찍힌 모습을 보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이른바 '턱스크'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문제가 되는 8·15 광복절 집회에도 그가 있었다. 전 목사는 자가격리 대상임에도 지난 15일 직접 광복절 집회에 참여해 방역당국과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에 "나는 지금 이렇게 멀쩡하다. 열도 안 오르고 병 증상이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이틀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한 혐의로 구속된 뒤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로 석방된 상태에서 집회에 참석했다.
이에 전 목사를 재구속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 사흘 만에 30만 가까운 시민들의 동의를 얻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교회 자체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목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던 17일 오전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 목사에 대해 "자가격리 의무 위반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전 목사를 두둔했다.
하지만 불과 반나절 만에 전 목사의 확진 판정이 알려지면서 결국 교회 측도 전 목사의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사랑제일교회를 둘러싼 논란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지난 3월 서울시의 집회 금지 행정 명령에도 밀접 집회를 강행해 우려를 키웠다.
지난 6월에는 법원의 강제철거 명령을 트럭과 차들로 두 차례나 막았던 이력도 있다. 신도들은 이 과정에서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저항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우리 교회에서는 지금껏 예배를 드리면서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온 적이 없다"며 방역에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자택과 병원에서 격리조치를 따르지 않고 도주, 탈출하는 등 일탈 행동을 보이고 있고 사랑제일교회 측이 서울시에 제출한 신도 명단이 상당수 허위로 작성돼 일반 시민들이 검사자 대상에 오르는 등 민폐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 데 이어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인천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현재 가장 큰 집단감염 사례인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명부가 정확하지 않아 검사와 격리가 필요한 교인 및 방문자들을 신속히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교인들이 전국에 분포해 다른 지역으로의 전파도 현실화되고 있다"며 "현 단계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급속히 확대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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