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12·3 내란사태 당시 방첩사 활동에 대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위기 상황에 군인들은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충암고 후배로, 김 전 장관의 지시로 국회와 선관위에 방첩사 병력과 요원을 보냈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1분, 2분, 10분, 20분 사이에 팍팍 돌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 진짜 많다. 위기 상황이니까 저희는 내려온 명령이 맞나 틀리나 따지기가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명령에 따라야 하는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얘기로, 자신은 내란사태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다.
여 전 사령관은 ‘정치인 체포 명령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답을 피한 채, “(계엄 선포) 당시에 제가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이 되게 계획이 돼 있다”며 “그래서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해야 하지 않냐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건 제가 당장 수사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 못드린다”며 “솔직히 명단도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이제 기억의 편린들이 맞춰지는 거니까”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배치된 계엄군은 “우리(방첩사)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를) 전혀 몰랐다. 나도 텔레비전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심경은 진짜 개인적으로 참담하다. 그리고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서 ‘이게 좀 그런가’ 그래서 저도 굉장히 신중하게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방첩사는 1시에 출동했다. 그러니까 전혀 준비가 안된거다. 1시면 (상황이) 끝났다”라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선포를 몰랐고,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시민을 보호하려고 노력했다’는 얘긴데, 또 다른 주요 계엄 지휘관인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도 전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방송에서 같은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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