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원서 받을 판에 반장을 시켜?”정권 말 낙하산 열전 - 제1편
올 6월부터 두 달간 임명된 공기업 사장, 감사들이 낙하산 인사라고 논란이 일고 있어 살펴보기로 한다.
◇ 자퇴원서 낼 학생에게 반장 시키나?
한국전력 산하에는 지역별로 6개의 발전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3곳의 사장이 다음 달에 임기가 끝난다. 유임과 해임이 결정되었는데 논란의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종합경영평가 1위는 ‘남부발전’이다. 연료비 절감, 조직관리, 투명경영, 리더십, 노사 선진화 등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 ‘남동발전’은 2위, ‘동서발전’은 3위를 했다. 그런데 1위를 한 남부발전은 사장은 교체 2, 3위를 한 남동발전, 동서발전은 사장들은 유임이다. 성적대로 안 할 거면 성적은 왜 매기나?
둘째 경영성과와 노사관계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정부가 설명했다 한다. 과연 그럴까? 2위, 3위 회사는 모두 노사갈등이 있었다. 특히 경영평가 3위를 하고도 사장이 유임되는 동서발전은 평가순위도 3위지만 노사갈등이 심각하다.
정부과천청사 앞 공원 잔디밭에는 천막이 하나 세워져 있고 그 옆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성접대, 뇌물수수. 지식경제부는 도덕관념이 제로인가? 뇌물청탁 밥 먹듯 하는 발전회사는 지식경제부의 돈줄인가?” 이렇게 씌어 있다. 5개 발전회사 연합노조인 발전노조 조합원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현장이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가 연임시키기로 한 동서발전 이길구 사장이 고가의 선물을 급히 수의계약으로 사들여 지식경제부 직원들에게 나눠주다 현장에서 국무총리실 감찰팀에 적발됐다고 한다.
물론 회사는 화력발전소 착공식 행사에 오지 못한 지식경제부 직원들 용으로 보내려던 것이라 해명한다. 그러나 감찰팀은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노조 측은 사장이 인도에 가서 현실성 없는 사업논의에 열중한다고 비판한다. 회사 측은 인도 측과 계속 논의해 좋은 사업으로 만들 것이라 한다. 어찌 됐든 감사실서 경고받고, 직원들이 서울에 와 천막치고 농성하는 판에 성적 좋고 노사관계를 감안해 사장으로 연임시킨다니 무슨 소리인지.
◇ 결국은 TK 지연에 학연 때문인가?
셋째 발전회사 이사회는 사장 후보를 고르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사장 후보자들을 골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올리면 위원회가 심사를 해 내정자를 정한다. 그 후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을 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사장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사장 후보를 뽑는다고 공고를 내기 전에 청와대와 지식경제부가 한 번 더 시킬 테니 그리 알라고 하면 임원추천위원회는 바로 해체된다. 이번에도 지식경제부가 2등 한 사장과 3등 한 사장은 바꾸지 않겠다 지시함으로써 임원추천위원회는 해체됐다. 제청권을 가진 지식경제부 장관이 임명권자인 청와대 의중도 묻지 않고 그럴 수는 없다.
넷째 사장 한 번 더하는 두 사람은 모두 TK 출신이다. 김명식 현 청와대 인사비서관도 TK 출신이다. 노사 분규가 일고 있는 한전 자회사 이길구 사장은 청와대 인사비서관과 TK이기도 하면서 영남대 동문이기도 하다. 종합평가 1위를 한 남부발전 N 사장은 2007년 과학의 날에 훈장까지 받은 전력분야 전문가이고 직원들의 지지를 받지만, 부산 출신에 서울 K대(고려대 아님)를 나왔고 청와대와 연줄이 없는 게 죄가 됐다.
기업은행이 출자한 IBK 신용정보 부사장으로 선임된 류명열 씨도 영남대 출신이자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처장, 중앙당 조직국장을 거친 인물. 신용정보나 금융에는 무관한 인물. 역시 TK에 영남대 출신이다.
◇ 어차피 노후보장용 자리, 전문성이 필요 없다?
금융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마저 살펴보자. 주택금융공사 감사는 박흥신 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이 따냈다. 기자 출신, 이명박 후보 공보팀장으로 들어가 청와대 언론비서관, 정책홍보비서관을 지냈다. 주택도 금융도 경험은 없다. 고려대 출신.
예금보험공사 감사는 전 청와대 국민권익비서관 이상목 씨가 따냈다. 지난 6월 기업은행 감사로 내정됐다 비난 여론이 일어 물러섰던 인물. 이명박 후보 선거 외곽조직인 국민승리연합 기획위원장을 거쳐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예금보험공사는 임원급 인사가 있으면 경력을 적어서 보도자료도 돌리더니 이번엔 건너뛰었다. 그래서 대신 전하자면 신학대를 나오고 오래 전 노동운동, 빈민운동을 한 경력이 있다. 그러데 예금보험공사, 기업은행 감사? 본인이 금융 쪽을 몹시 선호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예금보험공사는 당장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 왈 “그 자리는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앞에 근무한 감사도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권변호사였다. 그런데 내년 총선 출마한다고 사표 내고 나갔다. 청와대 갔다 예금보험공사 갔다 총선 출마하고…. 인권보다는 정치권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결국 이 자리는 청와대 비서관들의 단기 노후보장용 자리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출처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917139
(CBS / 변상욱 / 2011-09-15)
올 6월부터 두 달간 임명된 공기업 사장, 감사들이 낙하산 인사라고 논란이 일고 있어 살펴보기로 한다.
◇ 자퇴원서 낼 학생에게 반장 시키나?
한국전력 산하에는 지역별로 6개의 발전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3곳의 사장이 다음 달에 임기가 끝난다. 유임과 해임이 결정되었는데 논란의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종합경영평가 1위는 ‘남부발전’이다. 연료비 절감, 조직관리, 투명경영, 리더십, 노사 선진화 등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 ‘남동발전’은 2위, ‘동서발전’은 3위를 했다. 그런데 1위를 한 남부발전은 사장은 교체 2, 3위를 한 남동발전, 동서발전은 사장들은 유임이다. 성적대로 안 할 거면 성적은 왜 매기나?
둘째 경영성과와 노사관계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정부가 설명했다 한다. 과연 그럴까? 2위, 3위 회사는 모두 노사갈등이 있었다. 특히 경영평가 3위를 하고도 사장이 유임되는 동서발전은 평가순위도 3위지만 노사갈등이 심각하다.
정부과천청사 앞 공원 잔디밭에는 천막이 하나 세워져 있고 그 옆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성접대, 뇌물수수. 지식경제부는 도덕관념이 제로인가? 뇌물청탁 밥 먹듯 하는 발전회사는 지식경제부의 돈줄인가?” 이렇게 씌어 있다. 5개 발전회사 연합노조인 발전노조 조합원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현장이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가 연임시키기로 한 동서발전 이길구 사장이 고가의 선물을 급히 수의계약으로 사들여 지식경제부 직원들에게 나눠주다 현장에서 국무총리실 감찰팀에 적발됐다고 한다.
물론 회사는 화력발전소 착공식 행사에 오지 못한 지식경제부 직원들 용으로 보내려던 것이라 해명한다. 그러나 감찰팀은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노조 측은 사장이 인도에 가서 현실성 없는 사업논의에 열중한다고 비판한다. 회사 측은 인도 측과 계속 논의해 좋은 사업으로 만들 것이라 한다. 어찌 됐든 감사실서 경고받고, 직원들이 서울에 와 천막치고 농성하는 판에 성적 좋고 노사관계를 감안해 사장으로 연임시킨다니 무슨 소리인지.
◇ 결국은 TK 지연에 학연 때문인가?
셋째 발전회사 이사회는 사장 후보를 고르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사장 후보자들을 골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올리면 위원회가 심사를 해 내정자를 정한다. 그 후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을 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사장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사장 후보를 뽑는다고 공고를 내기 전에 청와대와 지식경제부가 한 번 더 시킬 테니 그리 알라고 하면 임원추천위원회는 바로 해체된다. 이번에도 지식경제부가 2등 한 사장과 3등 한 사장은 바꾸지 않겠다 지시함으로써 임원추천위원회는 해체됐다. 제청권을 가진 지식경제부 장관이 임명권자인 청와대 의중도 묻지 않고 그럴 수는 없다.
넷째 사장 한 번 더하는 두 사람은 모두 TK 출신이다. 김명식 현 청와대 인사비서관도 TK 출신이다. 노사 분규가 일고 있는 한전 자회사 이길구 사장은 청와대 인사비서관과 TK이기도 하면서 영남대 동문이기도 하다. 종합평가 1위를 한 남부발전 N 사장은 2007년 과학의 날에 훈장까지 받은 전력분야 전문가이고 직원들의 지지를 받지만, 부산 출신에 서울 K대(고려대 아님)를 나왔고 청와대와 연줄이 없는 게 죄가 됐다.
기업은행이 출자한 IBK 신용정보 부사장으로 선임된 류명열 씨도 영남대 출신이자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처장, 중앙당 조직국장을 거친 인물. 신용정보나 금융에는 무관한 인물. 역시 TK에 영남대 출신이다.
◇ 어차피 노후보장용 자리, 전문성이 필요 없다?
금융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마저 살펴보자. 주택금융공사 감사는 박흥신 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이 따냈다. 기자 출신, 이명박 후보 공보팀장으로 들어가 청와대 언론비서관, 정책홍보비서관을 지냈다. 주택도 금융도 경험은 없다. 고려대 출신.
예금보험공사 감사는 전 청와대 국민권익비서관 이상목 씨가 따냈다. 지난 6월 기업은행 감사로 내정됐다 비난 여론이 일어 물러섰던 인물. 이명박 후보 선거 외곽조직인 국민승리연합 기획위원장을 거쳐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예금보험공사는 임원급 인사가 있으면 경력을 적어서 보도자료도 돌리더니 이번엔 건너뛰었다. 그래서 대신 전하자면 신학대를 나오고 오래 전 노동운동, 빈민운동을 한 경력이 있다. 그러데 예금보험공사, 기업은행 감사? 본인이 금융 쪽을 몹시 선호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예금보험공사는 당장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 왈 “그 자리는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앞에 근무한 감사도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권변호사였다. 그런데 내년 총선 출마한다고 사표 내고 나갔다. 청와대 갔다 예금보험공사 갔다 총선 출마하고…. 인권보다는 정치권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결국 이 자리는 청와대 비서관들의 단기 노후보장용 자리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변상욱 / CBS 대기자
출처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91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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