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부 언론이 전세대란을 다루면서 전세값이 집값에 바짝 육박했다고 보도하면서 '한국판 언더워러 (UnderWater)'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언더워러'란 집값보다 모기지부채가 많은 미국의 '깡통주택 보유자'를 일컫는 말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근원이었다. '한국판 언더워러'란 아파트값은 하락하나 전세값은 폭등행진을 거듭하면서 아파트값과 전세값이 엇비슷해진 상황이 전개되면서, 한국에서도 3년전 미국처럼 부동산거품 파열과 금융대란 발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
"2~3천만원 더 내면 집을 살 수 있는데..."
논란의 기폭제는 이날자 <한국일보><노컷뉴스> 등의 보도였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C중개업소는 인근 H아파트 전세를 찾는 고객에게 "전세 시세는 1억5,000만원인데 한 달 넘도록 나온 물건이 없어요. 2,000만원만 더 얹으면 매매도 가능한데 집주인하고 한번 얘기해 볼까요?"라며 물량이 부족한 전세 대신 매매를 권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S중개업소도 소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30대 후반 고객에게 "3,000만원만 더 마련하면 해당 아파트를 아예 살 수 있다"며 매매 물건을 추천했다. 중개업자는 "전셋값이 매매가의 80~90%정도로 높은 단지라면 전셋값이 집값을 떠받쳐주기 때문에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오히려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일대 소형 아파트 단지에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대에 육박할 정도로 매매가와 전셋값이 별 차이가 없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 산본신도시 J아파트 전용 56㎡ 전셋값은 1억2,000만∼1억3,000만원으로, 1,000만~2,000만원만 더 내면 같은 크기의 1억4,000만원대 급매물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C아파트 95㎡는 최근 전셋값이 매매가(2억5,000만원)의 88%선인 2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단지 82㎡도 전셋값(1억9,500만원)과 매매가(2억3,000만원) 차이가 15%에 불과하다.
<노컷뉴스>도 이날 안양과 군포, 오산, 이천, 수원 등 주로 수도권 남부 외곽의 소형을 중심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어 90%에 육박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이 2억 원이라면 전세값은 1억8천만 원으로 2천여만 원만 보태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공인중개업소 측도 매입을 권유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M공인 대표는 "전세값이 더 이상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로 급등하면서 매매로 돌아서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소형 아파트 가격은 추석 연휴가 지나면 더욱 뛰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컷뉴스>는 "이달 들어 전세의 매매 전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전셋값이 한계치까지 오른데다 집값도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집값 바닥론은 하반기 들면서 힘을 얻는 듯했지만 지난달 초 글로벌 증시 폭락사태로 사그라졌다. 그러나 증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집 장만하라고? 덤탱이 쓰란 소리 아니냐"
전세값이 집값에 육박했으니 조금 더 무리해서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부동산 중개업자 권유는 전세값 폭등때 "전세값이 오르면 집값도 뛰어오를 것"이라던 정부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폭등하며 물가대란은 가중되는 데다가, 부실 저축은행과 건설업체 구조조정이 임박했으며, 집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과연 집을 살 적기일까.
당연히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다음 아고라에서는 모처럼 부동산 거품 논란이 뜨겁게 불붙였다.
ID 'remani'는 <한국판 언더워러 사태 기어코 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세금이 집가격에 80~90%까지 육박했다. 사실 이미 그상태인 아파트가 무지하게 많아져 일상화 되었는데, 이제사 뉴스에 기사로 올라왔다"며 "이미 한국판 언더워러 사태는 벌써 시작되었었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이게 왜곡되어 심각은커녕 집 사라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언론을 질타했다.
그는 "언더워러 아파트는 다른말로 깡통 아파트"라며 "집가격이 2억5천인데, 전세가가 2억2천이면 이런집은 사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근데 역발상을 잘도 해댄다. 3천만 있으면, 전세신세를 벗어나 내집 마련한다는 식이다. 전세대란을 이용해 빚을 전가시키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집값이) 언제 시원스레 내릴지는 나도 너도 누구도 모른다. 다만, 주택시장에는 악재가 너무 많다. 트리거가 언제인지 모르겠으나, 언제가는 방아쇠가 당겨지며, 붕괴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대내적인 요인을 꼽는다면 '물가'가 방아쇠를 당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가잡기는 글렀다. 물가를 잡으려면 고환율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그런데 죽어라고 안한다"며 "그런 고로, 쭉 앞으로도 물가고에 시달린다. 물가가 계속 오르니, 버틸 재간이 없다. 쓸돈을 그간 쓰지 못하고, 대출자들은 소득에서 쪼개서 이자내기에 급급했다. 물가가 오르니, 도저히 이자까지 내기는 버겁다"며 부동산거품 파열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매스컴은 내집 장만하란다. 덤탱이를 쓰란 소리 아닌가? 아서라~ 참아라~"라며 "아마도 지금이 꼭지점인듯 하다. 전세금 상승 말이다. 설마 2억5천짜리 주택에 2억5천주고 들어갈 또라이는 없을 것이다. 이미 2억5천에 전세가 2억2천이면 갈 때까지 간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글은 1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수 네티즌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극심한 민심이반과 관련, "건설업계 활성화가 돼야 서민경제가 돌아간다. 건설업계가 너무 침체돼 있어서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것"이라며 "지난번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한번 시행해보고 건설업계에서 건의가 들어온 것이 있는데 (당 정책위는) 이를 활성화하는 데 참고해 달라"며 추가 건설경기 부양책을 예고,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언더워러'란 집값보다 모기지부채가 많은 미국의 '깡통주택 보유자'를 일컫는 말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근원이었다. '한국판 언더워러'란 아파트값은 하락하나 전세값은 폭등행진을 거듭하면서 아파트값과 전세값이 엇비슷해진 상황이 전개되면서, 한국에서도 3년전 미국처럼 부동산거품 파열과 금융대란 발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
"2~3천만원 더 내면 집을 살 수 있는데..."
논란의 기폭제는 이날자 <한국일보><노컷뉴스> 등의 보도였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C중개업소는 인근 H아파트 전세를 찾는 고객에게 "전세 시세는 1억5,000만원인데 한 달 넘도록 나온 물건이 없어요. 2,000만원만 더 얹으면 매매도 가능한데 집주인하고 한번 얘기해 볼까요?"라며 물량이 부족한 전세 대신 매매를 권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S중개업소도 소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30대 후반 고객에게 "3,000만원만 더 마련하면 해당 아파트를 아예 살 수 있다"며 매매 물건을 추천했다. 중개업자는 "전셋값이 매매가의 80~90%정도로 높은 단지라면 전셋값이 집값을 떠받쳐주기 때문에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오히려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일대 소형 아파트 단지에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대에 육박할 정도로 매매가와 전셋값이 별 차이가 없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 산본신도시 J아파트 전용 56㎡ 전셋값은 1억2,000만∼1억3,000만원으로, 1,000만~2,000만원만 더 내면 같은 크기의 1억4,000만원대 급매물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C아파트 95㎡는 최근 전셋값이 매매가(2억5,000만원)의 88%선인 2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단지 82㎡도 전셋값(1억9,500만원)과 매매가(2억3,000만원) 차이가 15%에 불과하다.
<노컷뉴스>도 이날 안양과 군포, 오산, 이천, 수원 등 주로 수도권 남부 외곽의 소형을 중심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어 90%에 육박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이 2억 원이라면 전세값은 1억8천만 원으로 2천여만 원만 보태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공인중개업소 측도 매입을 권유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M공인 대표는 "전세값이 더 이상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로 급등하면서 매매로 돌아서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소형 아파트 가격은 추석 연휴가 지나면 더욱 뛰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컷뉴스>는 "이달 들어 전세의 매매 전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전셋값이 한계치까지 오른데다 집값도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집값 바닥론은 하반기 들면서 힘을 얻는 듯했지만 지난달 초 글로벌 증시 폭락사태로 사그라졌다. 그러나 증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집 장만하라고? 덤탱이 쓰란 소리 아니냐"
전세값이 집값에 육박했으니 조금 더 무리해서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부동산 중개업자 권유는 전세값 폭등때 "전세값이 오르면 집값도 뛰어오를 것"이라던 정부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폭등하며 물가대란은 가중되는 데다가, 부실 저축은행과 건설업체 구조조정이 임박했으며, 집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과연 집을 살 적기일까.
당연히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다음 아고라에서는 모처럼 부동산 거품 논란이 뜨겁게 불붙였다.
ID 'remani'는 <한국판 언더워러 사태 기어코 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세금이 집가격에 80~90%까지 육박했다. 사실 이미 그상태인 아파트가 무지하게 많아져 일상화 되었는데, 이제사 뉴스에 기사로 올라왔다"며 "이미 한국판 언더워러 사태는 벌써 시작되었었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이게 왜곡되어 심각은커녕 집 사라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언론을 질타했다.
그는 "언더워러 아파트는 다른말로 깡통 아파트"라며 "집가격이 2억5천인데, 전세가가 2억2천이면 이런집은 사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근데 역발상을 잘도 해댄다. 3천만 있으면, 전세신세를 벗어나 내집 마련한다는 식이다. 전세대란을 이용해 빚을 전가시키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집값이) 언제 시원스레 내릴지는 나도 너도 누구도 모른다. 다만, 주택시장에는 악재가 너무 많다. 트리거가 언제인지 모르겠으나, 언제가는 방아쇠가 당겨지며, 붕괴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대내적인 요인을 꼽는다면 '물가'가 방아쇠를 당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가잡기는 글렀다. 물가를 잡으려면 고환율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그런데 죽어라고 안한다"며 "그런 고로, 쭉 앞으로도 물가고에 시달린다. 물가가 계속 오르니, 버틸 재간이 없다. 쓸돈을 그간 쓰지 못하고, 대출자들은 소득에서 쪼개서 이자내기에 급급했다. 물가가 오르니, 도저히 이자까지 내기는 버겁다"며 부동산거품 파열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매스컴은 내집 장만하란다. 덤탱이를 쓰란 소리 아닌가? 아서라~ 참아라~"라며 "아마도 지금이 꼭지점인듯 하다. 전세금 상승 말이다. 설마 2억5천짜리 주택에 2억5천주고 들어갈 또라이는 없을 것이다. 이미 2억5천에 전세가 2억2천이면 갈 때까지 간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글은 1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수 네티즌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극심한 민심이반과 관련, "건설업계 활성화가 돼야 서민경제가 돌아간다. 건설업계가 너무 침체돼 있어서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것"이라며 "지난번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한번 시행해보고 건설업계에서 건의가 들어온 것이 있는데 (당 정책위는) 이를 활성화하는 데 참고해 달라"며 추가 건설경기 부양책을 예고,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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