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공익 제보자 조명현씨의 근황이 공개됐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조명현씨에게 이번 총선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씨와의 통화내용을 전했다. 그는"(조씨가) 비례대표 탈락했어도 화가 나거나 원망하지 않았지만, 진짜 서러운 것은 자신을 보는 '국민의힘'의 시선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조씨는 이번 총선에 앞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전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조씨는 "이재명이란 위험한 자를 이 나라를 위해 반드시 막아야겠기에 어려운 형편에 사비를 들여 여러 지역구를 다녔다"며 "'비오는 날 (국민의힘 측에서) 와달라 해서 갔더니 저를 내세우면 네거티브가 될지도 모른다며 몸을 사리더라"고 했다.
조씨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후보는 저를 못 본 듯이 지나가더라. 선거팀은 저를 잘못시킨 배달음식 취급했다"며 "(당시) 빗줄기는 굵어졌는데 저를 네 시간 넘게 그냥 밖에 세워두었다. 결국 어둑어둑해질 무렵 발길을 돌렸다. 제게 작별인사조차 건네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전 전 의원은 조씨가 "이러니 (총선에서) 질 수밖에"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민주당은 전쟁을 하는데국민의힘은 ○○○을 하더라'. 아! '○○○'이라니? 심장에 비수가 꽂히는 기분이었다"고 개탄했다.
또 전 전 의원은 조씨가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후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2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혜경씨의3차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김씨가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둔 2021년 8월 당내 인사에게 음식을 제공한 공소사실과 관련해 식사 모임이 마련된 경위와 식사비를 결제한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조씨는 당시 김씨의 측근인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로부터 지시를 받아 캠프 후원금 카드와 경기도 법인카드로 식사비를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배모씨로부터 결제 방법을 세세하게 지시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배씨와 조씨의 전화 등 녹취록을 제시하며 배씨가 대선 경선 때도 사실상 김씨의 수행 업무를 담당한 게 아닌지 물었고, 조씨는 "피고인이 배씨와 오래 일했기 때문에 수행원에 대한 불편함 등에 대해 상의하는 사람은 주로 배씨"라고 진술했다.
조씨는 이날 두 번째 증인신문을 앞두고 재판부에 김씨의 법정 퇴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씨가 피고인이 법정에 있는 상태에서 진술하는 것을 심적으로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김씨 측 변호인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는 "지난번 재판에서 문제없이 증인 신문을 진행했는데 갑작스러운 퇴정 요구는 적절치 않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재판부 입장에서는 피고인과 증인의 얼굴을 함께 보면서 재판하는 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조씨와 김씨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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