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인터뷰] 그는 왜 윤 총장에 공개 질의했나.. "열린민주당 지지율 회복 위한 것 아니다"
[오마이뉴스 김성욱 기자]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8번)가 전날(11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문재인은 우리 덕에 대통령이 됐다,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2인과 (양승태) 대법원장을 구속시켰는데 문재인이라고 구속 못할 것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나"라고 공개 질의한 데 대해 12일 "복수의 인사들로부터 윤 총장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질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조국 사태 때 처음 해당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제보자의 신상에 대해선 일체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라고 했다. 황 후보는 '검찰 인사로부터 들었나'란 질문엔 "윤 총장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서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황 후보는 총선에 출마하기 전에 법무부 검찰개혁추진단장과 인권국장을 지냈다.
황 후보는 "만약 윤 총장이 그렇게 발언한 게 사실이라면 검찰이 심각하게 오만 방자하고 오도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해 문재인 정부를 만든 것이다, 검찰은 중간에 끼어서 수사를 한 것 뿐인데 국민과 대통령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최근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질문엔 "말이 안 된다, 그런다고 지지율이 움직이나"라며 "당선이 되든 안 되든 검찰 개혁은 계속 해나갈 과제"라고 답했다.
'열린민주당이 큰 줄기에선 하나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선거 막판 윤석열이란 이름이 호명되면 조국 사태를 연상시킬 수 있어 달가워하지 않는 기류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란 질문엔 "민주당의 판단에 대해 내가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일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황 후보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윤석열 답 안 오면 다음 수순 들어갈 것"
- 11일 본인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과 그의 측근 한동훈 검사에게 총 3가지의 공개 질의를 했다.
윤 총장에겐 ▲ "사석이든 공석이든, '문재인은 우리 덕에 대통령 되었다. 우리는 대통령 2인과 대법원장을 구속시켰다. 문재인이라고 구속 못할 것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가?" ▲ "작년 8.15 행사장에 참석하여 문재인 대통령께서 연설할 때 단 한 번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한다. 사실인가? 그렇다면, 왜 그랬는가?"라고 두가지를 물었고, 한 검사에겐 ▲ "대포폰이나 차명폰을 사용한 적이 있는가, 없는가?"라고 물었다. 공개 질의를 올린 취지가 뭔가.
"나는 윤 총장과 그 주변 검찰 지휘부들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여러 권한을 행사해왔다고 생각한다. 윤 총장에 대한 첫 번째 질문의 경우 검찰이 정부에 대한 존중이 없는 그 기저의 이유를 보여준다. 사실이라면 오만 방자한 것이다. 대통령을 무시한다는 건 국민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만든 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고 탄핵시켰기에 가능한 거였다. 중간에 끼어들어 수사를 했을 뿐인 자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심각히 오도된 것이다."
- 윤 총장이 그와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을 직접 들었나.
"직접 들은 건 아니다. 들었다는 사람을 복수로 알고 있다."
- 그들은 윤 총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하던가.
"그렇다고 봐야 한다."
- 그들이 검찰 인사인가.
"윤 총장은 검찰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 같다. 제보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 전날 공개 질의 후 반응이 온 게 있었나.
"윤 총장이 답변을 하진 않을 것 같다. 만약 계속 답이 없다면 다음 수순을 생각할 것이다."
- 다음 수순이라면?
"아직 말씀 드리긴 어렵다."
- 해당 내용을 처음 들은 건 언제인가.
"작년이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때부터다."
- 두 번째 질문의 근거는 뭔가.
"8.15 행사면 참석자들이 있지 않겠나. 윤 총장이 박수를 치지 않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 그 행사장에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직접 들었나.
"그건 아니다. 그 모습을 봤다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래서 그게 맞는지 윤 총장에게 확인을 구하는 것이다."
"열린민주당 지지율 만회하려 윤석열 때리기? 말도 안된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열린민주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하겠다는 비율은 전주보다 2% 포인트 하락한 8%를 기록했다¹. 이전 3주간 4% → 9% → 10%로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선거 막판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다. 황 후보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8번이다.
¹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조사(응답률 1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관련기사: "여당후보 많이 당선" 51% vs. "야당후보 많이 당선" 40%).
- 왜 이 시점에 그러한 공개 질의를 한 건가. 일각에선 최근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조중동이나 하는 얘기 아닌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그거 한다고 1% 올라가거나 1% 내려가겠나. 지지율 변화를 계산할 수 없을 뿐더러 지지율이라는 것 자체가 집계 방식에 따라 왔다 갔다 널뛰기하는 것 아닌가. 내가 국회의원이 되는 건 지상 과제가 아니지만, 검찰개혁은 반드시 해야 하는 지상명제 아닌가. 나는 비례대표로 당선 되든 안 되든 상관 없이 지금처럼 검찰개혁을 위해 계속 노력할 거다."
- 열린민주당이 '큰 줄기에선 하나'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선거 막판 윤석열이란 이름이 부각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조국 사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이 판단하는 것에 대해 내가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이건 조국을 지키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조국은 이미 재판에 가 있는 상태인데 무슨 조국을 지키나. 우리가 '조국 수호냐 아니냐'를 갖고 싸우고 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건 검찰개혁 없이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도 없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이 돼야 경제개혁도 되고 언론개혁도 된다. 비리와 독과점 횡포를 저지르는 재벌을 가장 앞장서서 지켜주는 게 누구냐. 검찰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검찰개혁부터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총장과 그 주변 지휘부들이 바로 그 검찰개혁의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황 후보는 앞서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휴가 일정을 언급하며 "(윤 총장이) '못해 먹겠다, 현 정부하고는 같이 갈 수 없다'며 휴가에서 복귀하는 날 사표를 던지고, 이에 몇몇 정당들이 환호하는 식의 그림을 그리는 것 아닐까 하는 예감이 든다"고도 한 바 있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이 와중에 검찰총장 사퇴란 얘기가 왜 나오는지 뜬금 없다"라며 "아마 조국을 꺼내다가 안 되니까 함께 연상되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번 선거와 아무 관련도 없다"고 일축했다(관련기사 : "윤석열 사퇴설이 민주당 표에 영향? 관심도 없다).
- 윤 총장의 사퇴까지 주장하는 건가.
"사퇴하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
- "사퇴할 예감이 든다"고 했는데.
"그런 작전을 짜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서초동 바닥에 파다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음모를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지 않나. 사퇴에 대해선 본인 선택이지 내가 얘기할 부분은 아니다."
- 윤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건가.
"사퇴 여부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다."
- 앞서 윤 총장 등 지휘부가 검찰개혁의 걸림돌이라고 하지 않았나.
"걸림돌 맞다. 윤 총장이 사퇴를 하든 안 하든 우린 우리의 할 일을 하겠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 총장을 지키기 위해서도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이 꼭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통합당이 윤 총장을 지키든 말든 관심 없다."
"한동훈이 대포폰 썼다면 정당한 활동 아닌 음흉한 음모 꾸며왔다는 것"
- 끝으로, 한동훈 검사에게 대포폰 사용 여부를 물은 취지는 뭔가. 최근 불거진 채널A와의 유착 의혹과 관련된 건가.
"채널A 의혹과 관련된 것도 있지만 그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사람에게 들었나.
"그렇다. 통화의 상대방으로부터 들었다."
- 통화의 상대방이 대포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나.
"(한 검사 등) 자기들끼리 그렇게 한다고 얘길 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는 (한 검사가) 그동안 해온 활동이 투명하지 않았고 음흉한 음모를 꾸며왔다는 걸 얘기하는 것이다.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나. 공직자가 공직활동을 하면서 몰래 비밀스런 핸드폰을 쓸 만큼 문제가 있는 행동을 했다는 것 아닌가. 정당하게 일한 게 아니라 뒤에서 공작을 꾸몄다는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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