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컷오프로 박근혜 탄핵 주역들 '칼바람'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동환 기자 = 미래통합당이 10일 권성동 의원을 공천 배제하면서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 등 이른바 '태극기' 진영 인사들이 지목해온 '탄핵 5적' 인사가 모두 물갈이 됐다.
공교롭게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한 지 딱 3년이 되는 날에 벌어진 일이다.
조 대표 등이 주장하는 탄핵 5적은 옛 새누리당 시절의 김무성·유승민·권성동·김성태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를 뜻한다. 김무성·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여론을 앞장서서 주도했으며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이들은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성태 의원도 불출마했고,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박 전 대통령을 당에서 제명한 홍준표 전 대표는 컷오프됐다.
통합당 현역 의원 중 가장 마지막 발표였던 권성동 의원은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탄핵 심판의 검사 역할인 탄핵소추위원을 맡아 탄핵 결정을 끌어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권성동 의원 컷오프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시대의 강을 건너려면 밟고 지나가야 할 다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핵 5적의 반대 개념인 강성 친박(친박근혜)인사 5인이 이미 당을 떠난 상황임을 고려하면 당시의 주요인사들을 지우며 '탄핵의 강'을 건너려는 듯한 모습이다.
강성 친박인사 5인은 서청원·홍문종·이정현·조원진 의원과 최경환 전 의원을 뜻한다.
조원진 의원은 탈당 후 옛 우리공화당을 만들어 '태극기' 세력을 결집했고, 우리공화당에 합류했던 홍문종 의원은 갈라져 나와 최근 '친박신당'을 창당했다.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은 2018년 6월 탈당했다가 최근 우리공화당의 후신인 자유통일당에서 활동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의 '복심'인 이정현 의원은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과 분당 사태 당시 새누리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탈당, 현재까지 무소속이다.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의원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5년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통합당에 남은 '광의'의 친박 의원들 역시 대부분 21대 총선행 티켓을 받지 못했다.
원유철·정갑윤·유기준 의원은 모두 불출마를 택했고, 윤상현 의원은 컷오프됐다. 김재원 의원만 컷오프 후 험지 출마를 택해 서울 중랑을에서 경선을 치른다.
한편, 권성동 의원은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공관위가 자신이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다는 이유로 컷오프 결정을 미리 내려놓고 공천 작업을 했다며 반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3주 전 자신을 만나 출마 포기를 종용했으며, "대안이(대안 후보가) 없으니 직접 찾아오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두 번째 만남에서는 나중에 서울 강동갑에 공천된 이수희 변호사를 공천할 테니 도와줄 것을 종용했다"며 "오로지 저를 죽이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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