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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28, 2020

[인터뷰]"나는 14년간 신천지였다"..한 신도의 '고백'

"인간적 친밀함을 내세워 신뢰 쌓고 접근, 세뇌한 뒤 신천지임을 밝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 구속수사, 가출자녀 귀가, 신천지 해체 등을 촉구하는 가운데 한 참석자가 이만희 총회장 고발장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지하철 역사 안에서 성경을 읽고 있을 때였다. 출퇴근 시간이었다. 당시 그의 종교는 기독교, 대한예수교장로회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는 "나도 장로교회 교인"이라며 접근했다. 성경을 찾아주고, 친절히 알려줬다. 친절 이상이었다.
성경 공부를 제안하더니, 어딘가에 가자고 했다. 신천지 센터였다. 그렇게 석 달 정도 지난 뒤, 그는 신천지 교회로 옮겼다. 14년간 신천지에 몸 담았던 권모씨 얘기다.
권씨는 신천지 신도로 지냈던 경험에 대해 들려줬다. 반 사회적인 모습들에 대해 폭로하고 싶다고 했다. 그와 나눴던 이야기를 질의 응답으로 정리해봤다.
▶신천지에 얼마나 있었던 건가?
▷1993년에 들어가 2006년에 나왔다. 신천지 교회 담임을 했었다. 교리를 많이 가르쳤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빠지게 된 건지 궁금하다
▷뭐랄까, 처음에 날 대하는 게 엄청 인격적이고 따뜻했다. 예의 바르고, 자상하고, 그런 걸 다 포함하고 있었다.
27일 오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직원들이 신천지 교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항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래도 그것만으로 설득된다는 게 잘 이해가 안 된다
▷인간적인 친밀함이 분명히 있다. 그게 신뢰가 되지 않으면 성경 공부로 연결이 안 되니까. 모든 사람이 고민, 아픔, 과거, 상처가 다 있지 않나. 그런 걸 신천지가 심리검사나 이런 걸 통해서 도움을 준다. 경제적이든 심리적이든 신앙적이든 도움을 준다. 그게 너무 좋으니 매개체가 된다.
▶그게 신천지 포교 전략인가?
▷그렇다. 좋은 이미지를 심어서 신뢰 관계, 친밀함을 구축한다. 그 다음에 성경에 답이 있음을 얘기해준다. 성경 공부를 제안하는 것이다. 그렇게 6개월 과정을 거친다.
▶그 다음에 신천지인 걸 알려주는 건가?
▷예전엔 3~4개월 정도면 신천지인 걸 오픈했다. 지금은 2개월 정도면 알린다. 그 전까진 알지 못하다가, 신천지에 세뇌된 뒤에야 오픈하는 편이다.
▶처음엔 왜 오픈하지 않는 건가?
▷처음부터 신천지라 알리면 거부감이 크니까. 아마 그렇게 하면 포교 성공률이 5% 정도 밖에 안 될거다.
▶성경 공부는 어떻게 시키는 건가?
▷신천지에서 하는 성경 공부가 너무 재밌는 게 핵심이다. 상처, 고민 등의 답은 성경에 있다고 한다. 신천지에 미혹된 사람들의 한결 같은 고백이다. 성경 문자 속 의미와, 세상 이치를 짝을 맞춰 빗대어 설명한다.
광주시와 북구청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교회 시설을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집행하고 있다./사진=뉴스1
▶신천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신천지 교리의 마지막이 육체 영생이다. 신천지 교리만 달달 외우면 모든 이들이 그걸 가르쳐달라고 금은 보화를 싸들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게 믿어지면 대학 갈 이유도, 직장 다닐 이유도 없어진다. 가정을 깨서라도 가야하는 것이다. 반 사회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본인은 어떻게 신천지를 나오게 됐나?
▷교리 모순을 알게 됐다. 비성경적이란 걸 알게 되서, 처음엔 개혁을 하려고 동참하는 이들과 뜻을 모았다. 그러나 강한 위협을 받았다.
한편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 측은 계속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천지 측은 "지금의 위기를 인식하고 국민들과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기성교단 소속이 아니라는 것이 죽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냐"며 "성도들을 향한 저주와 핍박을 이제 멈춰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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