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체협약 위반은 물론부당노동행위 혐의 짙다" 경고
"YTN 민영화, '김건희 학력위조 보도' 정치 권력 사적 복수극"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유진그룹이 지명한 김백 YTN 신임 사장이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 취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김백이 상징하는 불공정을 막아내고 일터를 지켜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며 “끝까지 싸워 반드시 처벌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백 신임 사장은 1일 취임사에서 “대통령 부인(김건희)에 대한 이른바 '쥴리 보도'가 공영방송에서 민영방송으로 바뀐 이유가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YTN은 조만간 국민께 그동안의 잘못을 고백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대국민 선언을 통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YTN이 노영 방송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 취임식 후 언론노조 YTN지부는 <“쥴리 보도 때문에 민영화”…땡윤방송 시작인가?>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으니, 자문할 필요 없다. 대선 당시 '김건희 학력위조 보도' 등에 대한 복수가 공기업의 YTN 지분 매각 이유라는 걸 우리는 분명히 안다”면서 “김백이 정치 권력의 사적 복수극에 동참해 사장 자리에 앉게 됐다는 것도 똑똑히 알고 있다”고 했다.
YTN지부는 김 사장의 '대국민 선언' 예고를 두고 “KBS 박민 따라하기인가? 극우 유튜버를 라디오에 내리꽂더니 이제는 YTN을 아예 '땡윤방송'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겠다는 건가?”라며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공정언론국민연대 유튜브에서 떠들어댔던 온갖 거짓과 선동을 YTN에서 재현하겠다는 다짐은 '용산' 앞에서 하시라”고 했다.
김 사장 취임 직후 발표된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에 대해선 “필요도 없는 본부장 자리는 7개나 만들었다. 부인 학원 홍보로 보도를 농단하고, 성희롱 전력까지 있는 이동우씨를 경영본부장으로 앉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파기 등 단체협약 위반은 물론 부당노동행위 혐의도 짙다”며 “권력에 취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가?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처벌받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2022년 말 YTN 민영화를 선언한 뒤 YTN의 공기업 대주주(한전KDN·한국마사회 31%)들은 민간기업 유진그룹에 지분 모두를 매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월 불법체제라는 비판 속에 유진그룹(유진이엔티)를 YTN 최대주주로 승인했다. 유진그룹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김백씨를 사내이사로 임명하는 등 이사진을 선임했다. 같은 날 YTN 이사회가 기존 사장 선임 규정인 사장추천위원회를 폐지하고 김백씨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백 사장은 과거 YTN 언론인 해직 사태 등 언론장악과 노조 탄압 비판의 핵심에 놓여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인사위원으로 낙하산 사장(구본홍)에 반대한 언론인 6인의 해고를 비롯해 사원 33인 징계를 결정했다. YTN이 돌발영상을 폐지할 당시 고위 책임자였고, 단협 위반 논란을 낳은 '보도국장 임명제 폐지' 직후 YTN 보도국장을 맡았다. 2016년 YTN을 떠난 뒤엔 '공정언론국민연대' 초대 이사장을 지내고 정부 비판 보도를 '스토킹', '비과학'이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해왔다.
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권의 나팔수, 부적격 사장, 언론 부역자 김백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YTN 민영화를 “부도덕한 기업의 전형을 보여온 유진그룹과 경제적 손해에도 불구하고 유진그룹을 언론 파괴의 청부업자로 지목한 용산 대통령실이 함께 벌인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공공성과 공정방송의 가치를 지켜내고 부당한 인사조치 등 YTN 언론노동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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