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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14, 2011

한상대 ‘종북척결’에 “친일세력척결이나 해라” 역풍

한상대 ‘종북척결’에 “친일세력척결이나 해라” 역풍
<조선>도 “무리말라” 충고…진중권 “납량특집 발언이네”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8.15 10:55 | 최종 수정시간 11.08.15 11:45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갖가지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임기말 검찰수장 자리에 오른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의 이른바 ‘종북좌익세력 척결’ 발언에 대한 야권의 비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미 인사청문회를 통해 한 차례 ‘악연’을 맺은 바 있는 한 총장과 야당들의 향후 관계가 쉽지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일부 언론들도 사설을 통해 한 총장의 발언을 마뜩찮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총장은 지난 12일 취임사를 통해 “종북좌익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자유민주적 가치의 우수성이 여실히 증명된 지 오래임에도 아직도 북한에 대한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이다. 북한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총장은 “다시 한 번 공안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분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하여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며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와대
이와 관련,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14일 8.15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야당과 국민이 통합해 종북 딱지를 떼고 국가보안법의 칼날에 맞서려 하자 정권을 지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총선 앞두고 막걸리 국가보안법 부활 공식 선언하신 거죠?”라는 글을 올려 한 총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안 그래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친위대를 공안 전면에 배치했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거기에 화답을 하듯이 한 총장이 취임일성으로 종북 좌익세력 척결 운운하며 공안정국 조성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오동나무 한 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오는 것을 안다고 했던가? 체제수호가 과거 군사정권시절 정치적 반대세력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돼온 점을 상기할 때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중대한 선거들을 앞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변인은 “실체도 불분명한 종북세력을 내세워 정부정책실패에 비판적인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를 사실상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이 집권 후반기에 정권의 실정과 대통령의 레임덕을 공안통치로 덮고 무마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기 그지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개인 논평을 통해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수장이 이례적으로 비법률적, 정치적 용어를 사용하면서 ‘종북좌익’ 척결을 강조한 것은 색깔론을 앞세워 임기 말 공안탄압을 강화하려는 음모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매우 걱정스럽다”며 “임기 말에 공안통치를 한층 강화하는 것은 역대 독재정권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라고 비난했다.

천 최고위원은 “MB정권의 임기 말 공안통치 음모는 우리나라의 성숙한 시민역량을 감안할 때 성공하지 못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억울한 피해자들을 만들어 낼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에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공안통치는 큰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고, 레임덕을 가속화하여 제 무덤 파는 행위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1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색깔론으로 야당을 탄압하는 의도가 깔려있다. 야당 탄압이라는 단어를 둔갑해서 얘기한 것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며 “청문회에서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후보가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과도한 액션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향> “종북척결 근거 대라”…<한겨레> “MB에 은공갚게?”

언론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겨레>는 15일자 사설을 통해 “종북좌익이란 말은 우리 사회의 이념적 편가르기와 색깔 덧칠하기에 주로 악용돼왔다”며 “법을 집행하는 검찰의 최고책임자가 이런 정치색 짙은 용어를 앞세워 이념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부터 적절치 않다”고 질타했다.

<한겨레>는 “검찰의 공안몰이는 결국 현 정부의 실정을 호도하고 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또한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충분하다”며 “사실 한 총장이 뜬금없이 종북세력 척결을 기치로 내걸고 나선 것도 그런 목적 때문일 것이다. 그것만이 자격 미달인 자신을 검찰총장에 발탁해준 이 대통령에 대한 은공을 갚고 충성을 다하는 길로 여긴 것 같다. 참으로 나라의 앞날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이날 사설을 통해 “엄정한 법 집행을 책임지는 검찰총장이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나 동원하는 선전 용어를 취임사에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가뜩이나 야당들은 내년 두 차례의 큰 선거를 앞두고 검찰이 공안정국을 조성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뚜렷한 근거 없이 좌익세력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면 검찰총수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 총장이 종북세력 척결 발언의 근거를 대지 못하고, 또 검찰이 수사를 통해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이 말은 고스란히 한 총장과 검찰에 되돌려질 수밖에 없다”며 “한 총장은 종북좌익 세력과의 전쟁에 앞서 좌익 척결을 주장한 근거가 뭔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제기되는 공안정국 부활 우려에 대해서도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정부 시절 공안 수사에서 사실상 손을 놓았던 검찰은 이제라도 종북세력을 밝혀내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검찰이 무리하다 책을 잡히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을 지키며 법대로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독설’로 유명한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총장이란 자가 납량특집 발언을. 종북좌파 다 솎아내겠답니다. 총선, 대선 다가오니 공안통치를 강화하겠다는 얘기인데... 워낙 낡은 레파토리의 반복이라. 극우파 처단하는 법을 새로 제정하든지 해야지 원...”이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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