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패러디 트위터(@PresidentYSKim)를 운영하며 ‘촌철살인’의 입담을 뽐내면서 온라인 상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른바 ‘김영삼 봇’(김빙삼)의 베일이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일부 벗겨졌다.
<한겨레> 온라인 판은 16일 ‘김빙삼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그는 서울의 한 중소기업체 대표였다. 서울대 경제학과, 삼성그룹 출신의 엘리트 경제인이라는 것 정도가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스펙’일 것 같다”며 “그는 <딴지일보>이다. 이건 <딴지일보>도 모르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구출신에 올해 나이가 마흔 아홉이라는 김빙삼 씨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욕은 많이 얻어먹었지만 주변에 더러운 사람들을 갖다 쓰진 않았는데 이 대통령은 자신의 더러운 것을 감추려고 더 더러운 사람들을 갖다 쓰는 것 같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 논란에 대해서는 “인천공항 매각이라고? 매각하려는 게 아니다. 매입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주인 없는 나라 재산인 공기업을 늘어놓고 가장 군침 도는 놈 하나 찍은 게 인천공항공사라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바이백’ 조건의 이면 계약을 체결하고 골드만삭스를 인천공항공사의 인수 대상으로 선정할 것이다. 그런 후 얼마 안 가서 ‘명박 사모펀드’가 이를 되살 것”이라며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투자했던 자금에 대한 충분한 이윤을 얻고 나온다. ‘명박 사모펀드’는 공사의 최대 주주가 되고 경영권을 장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거’를 묻는 질문에 김빙삼 씨는 “이런 과정은 국내 코스닥 기업 인수합병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재직 당시 회사 자산을 빼먹을 때도 흔히 사용했던 방법이다. 다만 규모가 이번엔 좀 더 클 뿐”이라며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레임덕이 오기전에 추진했어야 하는데 G20으로 똥폼 좀 잡아보려다가 시기를 놓쳐 약간 ‘좆망’한 케이스”라고 답했다.
다만, 해당 기사를 작성한 허재현 기자는 “그의 얘기가 얼마나 사실에 기반해 있는지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며 “그러니 정색해서 그의 이야기를 분석할 필요는 없다. 김빙삼씨가 정색하고 트위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니. 우리도 그냥 정색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지는 말자”고 첨언했다.
“MB-YS 중 하나 뽑으라면 당연히 YS”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트위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빙삼 씨는 “원래 개인 이름으로 트위터 계정을 운영했었는데 무슨 말을 해도 영 반응이 시원찮더라. 뭔가 간판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빙삼 씨는 “그 때 생각난 게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그 분에게 좀 우둔한 이미지가 있지않나. 그런 분 입에서 똑똑한 이야기가 나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도 생각을 했었지만 그분들 흉내내는 건 좀 죄송스러울 것 같더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을 모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빙삼 씨는 “내 트위터 멘션을 주욱 읽어보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글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입을 빌려 우리 사회,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김영삼은 그냥 풍자의 도구일 뿐, 풍자 대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김빙삼 씨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는 1987년 대선 때 김 전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이다.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며 “비록 IMF 사태를 불러왔지만 당시에 누가 대통령을 했어도 경제 위기를 겪었을 것이라 본다”고 김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그가 임기 중 일 제대로 못한 건 맞지만 진심으로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는 생각한다”며 “하나회를 해체하고 노태우, 전두환 모두 잡아넣지 않았나. 이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둘 중 하나만 놓고 뽑으라면 당연히 김 전 대통령을 뽑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작 그가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은 다름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김빙삼 씨는 “그는 우리 사회 민주화를 위해 사심을 완전히 버린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 측의 트위터 계정 폐쇄 요구 논란과 관련, 김빙삼 씨는 “얼마전 김 전 대통령 열혈 지지자라는 사람에게 연락 왔다. 본인을 상도동과 연관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더라”며 “내가 단순히 김 전 대통령을 흉내낸다고 생각하더라. 왜 ‘도용하냐’면서 화를 내던데 그 분이 상도동 쪽에 나의 존재를 알려준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빙삼 씨는 “방통위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못 받았다. 어쩌면 으름장만 놓고 실제로는 아무 조처도 안 한 것 아닌가 싶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만약 내 트위터 내용을 봤다면 그냥 내버려두라고 했을 것 같다. 공인이니까 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보좌진들이 너무 지나치게 생각한 듯하다”고 답했다.
한편, 김 씨는 15일 개인적 사정이 있는 듯 “우쨌든 한 매칠 트윗은 몬할꺼 겉으이까, 맹박이 읎는 동안에 무신 큰 일이나 저지르지 않으까...걱정이 앞서지만도...우야겠소. 매칠 뒤에 봅시다”라는 글을 남겨 그의 팬들을 아쉽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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