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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ly 25, 2011

“한선교 면책 특권 언급은 자백이다”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번 도청 의혹 사건의 피해 당사자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6월24일 읽은 녹취록 내용은 그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이었다. 천 최고위원은 사건 직후 꾸려진 ‘민주당 당대표실 불법도청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7월14일 국회에서 천 최고위원을 만났다.

정치하면서 도청을 당한 적이 있나?
늘 도청당해도 상관없도록 행동하려고는 하지만, 아무튼 실제로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청이라고 확신하는 근거는?
당일(6월24일) 한선교 의원이 읽은 내용을 봐라. 내가 최고위에서 부주의하게 중언부언한 말까지 그대로 읽었다. 메모나 정리로 그게 가능한가? 민주당 쪽에서 녹음 파일이나 녹취록이 나가지 않았다는 것은 경찰에서도 확인했다. 그럼 남는 게 뭔가?


  
ⓒ시사IN 조우혜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
한선교 의원 혼자가 아니라, 한나라당 문방위 의원 몇몇이 녹취록을 공유했다는 주장도 했다.

당일 속기록을 추후 분석해보니 의심 가는 정황이 몇 번 나왔다.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은 “저도 속기록을”이라고 말을 시작했다가 “야당 최고위에서 했다는 얘기를 듣고 과연 그런 정치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라고 정정했다. 이철우 의원도 문방위 의원들이 최고위에서 발언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그런 정황은 우리 당 브리핑이나 언론 보도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또 하나, 도청 파문 직후 한 언론이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상식적으로 도청 의혹을 받는 한선교 의원이 녹취록을 건넬 수 있었겠나. 한나라당의 또 다른 관계자가 녹취록을 공유했을 것이라는 정황이다.


KBS 쪽은 ‘귀대기 취재’에서 ‘제3자의 도움’까지 해명 내용이 계속 바뀌는데.
마지막 해명을 보면 회의에 관련된 ‘제3자’의 도움을 받았다고 돼 있다. 경찰 수사에서도 제3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난 것으로 알려진 상황 아닌가. 우리는 이 해명을 도청이 있었다는 일종의 자백으로 본다.

사실상 이슈는 두 가지다. 도청이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KBS가 어떤 식으로든 확보한 녹취록을 한나라당에 넘겼는지이다.
그렇다. 그런데 KBS는 몇 차례나 해명을 내놓으면서도 두 번째 대목에 대해서는 아예 말을 안 한다. 그래서 더 의심받는 것이다.

KBS 장 아무개 기자는, 마침 압수 수색 직전에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분실했다고 주장한다.
분실했다고 나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입증됐다고 할 수야 없지만, 누가 봐도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빙이다. 경찰에 스마트폰 위치 추적을 해볼 것을 요구한다. 장 아무개 기자가 분실했다고 주장하는 회식 자리에서 그 전화가 어디로 갔는지 추적해봤을 때, 이를테면 장 기자의 집이나 심지어 KBS로 이동한 것으로 나온다면, 그 역시 유력한 증빙 아닌가.


언론 자유 침해라는 KBS의 반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기관의 특수성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경찰뿐만 아니라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한 검찰과 발부법원까지, 어쨌거나 수사의 필요성·합리성을 인정하고 있다. 합리성을 담보할 만한 적법 절차를 거치면 된다. 언론의 특수성이란 범죄 의혹을 수사받지 않을 특권과는 다른데, KBS는 지금 특수성이 아니라 특권을 주장한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귀국 일성으로 “내게는 면책특권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거 자백 아닌가? 본인이 잘못한 게 없다면 없다고 말하면 될 일을 굳이 면책특권을 주장하는 걸 보니, 처벌 여부를 떠나서 범죄를 저지르긴 저질렀구나 싶더라. 한 의원은 도청 결과물을 누설하는 것이 직무상 어떤 공익 필요가 있었는지 입증해야 하며, 그것을 어디서 누구에게 입수했는지도 알아야 면책특권 적용이 가능한 상황인지를 따질 수 있다. 한 의원이 말해야 한다. 경찰도 ‘도청을 면책특권 대상이라고 볼 국민이 어디 있겠나’라고 하던데, 그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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