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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28, 2011

국정원의 ‘간첩단 일진회’ 수사, ‘반MB 세력’ 노린다

국정원의 ‘간첩단 일진회’ 수사, ‘반MB 세력’ 노린다인권 침해, 언론 탄압, 야당 표적수사 논란까지 불러
(민중의소리 / 고희철 / 2011-07-28)

▲ 이른바 ‘일진회’ 사건 관련, 구속자와 수사 대상자들 및 그 가족들이 국정원의 마구잡이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철수 기자

국정원이 총선과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현 정권 들어 최대 규모의 ‘간첩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국정원의 수사는 별다른 근거 없이 무리하게 확대되는데다 인권 유린과 언론 탄압, 야당 표적수사 시비까지 이어지고 있어 격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간첩단 사건’ 수사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이달 초다.
국정원은 지난 4일 북의 대남공작기구라는 ‘노동당 225호국’의 지령을 받고 장기간 남한에서 공작했다는 혐의로 김 모 씨를 검거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일진회’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반국가단체의 총책으로 지목된 김 씨는 IT 전문업체를 설립 운영해 온 사업가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김 씨 외에 10명의 자택과 직장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당한 이들은 민주당 전직 당직자, 인천지역의 노조 간부, 통일단체 전 회원, 김 씨의 직장 동료와 학교 선후배 등이다.
국정원은 6일에는 월간 ‘민족21’ 주간인 안영민 씨와 그의 부친인 안재구 전 경북대 교수의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당초 두 사람에 대한 수사는 ‘일진회’ 사건과는 별개로 알려졌는데 최근 ‘일진회’ 관련 사건으로 확인됐다. 20일 구속된 유 모 씨가 ‘민족21’의 감사를 역임하기도 했는데, ‘민족21’ 역시 북의 지령에 따라 북의 주장을 선전선동해왔다는 것이 국정원의 핵심 주장이다.
이어 국정원은 9일에도 홍 모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기획실장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연구소와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반값등록금’ 투쟁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온 이 연구소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인해 ‘반값등록금’ 투쟁에 ‘친북·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 모 전 민주당 당직자, IT 관련 업체 대표인 임 모, 이 모 씨, 유 모 대표 등을 체포하고 20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국정원은 김 씨를 포함해 이들 5명을 ‘일진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보고 있다.

어제까지 합법이었던 언론 취재, 오늘은 대남공작?… 야당 탄압 논란까지

또 국정원은 지난 24일 현직 언론사 간부인 정용일 ‘민족21’ 편집국장 자택과 편집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언론 탄압 논란까지 초래했다. 국정원은 안 주간과 정 편집국장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근거로 이미 오랫동안 정부에 허가를 얻어 진행해온 해외동포 취재를 지목했다.
언론사 편집국 압수수색은 군사정권인 노태우 정권 시절이던 지난 1989년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가 이른바 ‘방북 취재사건’을 빌미로 한겨레 신문사의 편집국을 압수수색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언론계와 법조계에서는 편집국장 개인 혐의를 들어 언론사 편집국에 공권력을 투입해 취재한 파일과 관련 자료를 압수한 것은 과도한 수사이자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인천 지역 진보진영 유력인사들에게 참고인 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해 사건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국정원의 수사 대상이 된 이들은 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 조택상 동구청장,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 및 지방의원 3명 등 모두 7명에 이른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원과 지역 주민에게 선택받은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들이자 지역 정계의 유력인사들이어서 국정원의 수사에 ‘무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추세라면 인천은 물론 수도권 전역에서 수사 선상에 오르는 이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수사의 유일한 증거는 김 모 씨의 컴퓨터 파일, 그러나 본인은 묵비 중

현재 국정원이 수사를 확대하는 유일한 근거는 김 씨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얻었다는 디지털 정보, 즉 컴퓨터 파일이다.
그러나 검거 이후 김 씨가 지금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그에게 나왔다는 파일의 신빙성도 입증되지 않은데다 설령 실체가 있다 해도 한 개인이 일방적으로 생각한 내용을 근거로 현직 구청장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을 닥치는 대로 수사하는 것은 ‘전례 없는 무리하고 과도한 수사’라는 것이 변호사들의 지적이다.
민주노동당은 인천의 두 구청장을 비롯해 자당 소속 공직자와 당직자에 대한 국정원 수사를 ‘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전 당적으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27일 우위영 대변인이 국정원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정희 대표도 강한 어조로 국정원을 비판했다.
국정원의 칼끝이 민주당을 겨냥할 것인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이 실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 ‘파일’에는 민주당 관련 부분도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회’의 주요 멤버로 지목된 이 씨는 임채정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 민주당 당직자 생활을 거쳐 2008년 총선에서는 공천까지 신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민주당 전체 또는 민주당 내 재야 민주화 운동 출신이나 개혁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후문도 돌고 있다.
이번에 구속된 이들의 가족과 소환조사를 받은 이들, 그리고 변호인단 등은 국정원이 피의자의 변호인 접견권을 비롯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변호사에 대해 신체검사와 소지품 검사를 하겠다는 이례적인 주장을 해 변호인의 접견권을 방해했다고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역시 국정원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 변호인단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국정원에 시정을 강력 촉구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인간적인 모욕을 느끼거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수사를 받았다는 주장도 계속 터져 나오고 있어 국정원이 부족한 증거를 무리한 수사로 메우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권이 비판언론 및 야당을 탄압하는데 이번 사건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진회’ 사건의 수사 대상을 보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노조 간부, 통일단체 전직 회원, 중소기업 대표와 직장인, 언론인 등 이른바 ‘반MB(이명박) 연대’로 뭉치는 세력권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해 이 사건의 수사가 애초부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의혹을 부르고 있다.
반MB 연대의 중심이라 할 야당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이번 사건의 향후 전개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국정원 ⓒ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출처 : http://www.vop.co.kr/A000004192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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