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곽노현 파동’과 관련 31일 “지금 MB프레임에 딱 갇혀서 놀아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검찰에게 ‘대가성을 입증하라, 입증되기 전까지는 입다물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이날 공개된 딴지라디오의 ‘나는꼼수다 17회- 곽노현 10.26사건’편에서 “이번 선거는 곽노현이 아니라 오세훈 심판이다. 곽노현은 재판결과 때까지 사퇴하면 안된다, 사람은 사람이고 정책은 정책이다라고 프레임을 딱 갈라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는꼼수다>는 매주 목요일 녹화되지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사태와 관련해 30일 호외로 기획됐다. 그러나 두루 사건을 짚어가면서 예정시간을 초과해 17회 정상 방송으로 재조정했다.
김 총수는 진보매체가 가장 먼저 공격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나는 같은 편도 비판할 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면서도 “조금 들여다보면 굉장히 비겁한 마음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같은 편 들어줬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또 뭐가 나오면 다칠까봐 가장 안전하게 교과서에 나오는 원론 얘기를 한다”면서 “본질은 도망가는 거다. 노무현도 사실은 우리가 똑같은 방식으로 보냈다”고 비판했다.
김 총수는 “노무현이 아무리 ‘나는 몰랐다’고 해도 믿어주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진보매체가 깠고 더 비아냥거렸다”고 지난 비극을 되짚었다. 그는 “편들어주다가 자기도 X될까봐 그런 공포가 있다”며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기사를 다 받아썼다. 완전 개뻥이었다”고 진보언론의 행태를 질타했다.
그는 “(검찰과 보수언론이) 그런 얘기를 막 퍼뜨릴 때 진보매체들은 반박 못하고 먼저 나가서 먼저 비판했다”며 “그런 진보미디어, 진보진영의 생리를 보수가 더 잘 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검찰이 흘리고 계속해서 야금야금 생중계하고, 포털에 알바 풀고 하면 진보는 쫀다”며 김 총수는 “그래서 교과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계속 당하는 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김 총수는 “민주당 이 바보들도 제일 먼저 튀어나온다. ‘당장 사퇴하라’고 한다, 자기들 피해 올까봐, 총선 불리할까봐”라면서 “한나라당은 오세훈때 미워도 마지막 순간까지 안고 가려 했는데 민주당은 제일 먼저 털려고 한다, 너무 비겁하다”고 성토했다.
“이런 것이 검찰과 그 뒤의 MB가 노리는 정확한 지점이다”며 김 총수는 “왜 미리 쫄아서 자기들끼리 심판을 내리나. 그러다가(변호해주다가) 우리가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뭔가 나올 수도 있지만 곽노현이 우리 각자 생업에 바쁠 때 대신 나가 싸워줬다. 그러면 이럴 때 위험부담도 같이 져줄 수 있는 것 아니냐, 비오면 같이 맞아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수는 “지금은 곽노현 관련 보수매체에서 날리는 기사는 클릭도 하지 말고, 민주당은 쫄지 말고 더 세게 나가고 교육청 홈피에 가서 응원글도 남기고 해야 한다”며 “입증되는 증거가 나왔을 때 단죄해도 늦지 않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 총수는 “진보의 무기는 도덕성이다. 도덕적으로 이미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그 피해가 우리 쪽에 오기 전에 빨리 끊어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굉장히 많다”라며 “그러나 진보에게 도덕성도 필요한 덕목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더 필요한 것은 비겁하지 않은 거다, 쫄지 않는 거다”고 일침을 날렸다.
“특히 민주당은 싸워서 이길 생각을 안한다”며 “한국일보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민투표 투표율이 25.7%인데 15%가 무상급식에 찬성했다고 한다. 전체로 보면 85%이다”고 지적했다.
김 총수는 “그러니까 보수층이 총결집해도 22%밖에 안 된다. 다 싹싹 긁어 모아도 22%다”며 “그러니까 졸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는 재미있는 뒷그림이 하나 있다. 박교수를 처음 변호하려고 했던 게 법무법인 바른이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곽노현 직접 인터뷰…<조선>기사 부인하더라”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지난해 5월 17일 이후부터의 경과와 곽 교육감을 직접 만나서 듣고 온 내용을 전했다. 그는 “곽 교육감이 어렸을 때부터 상처가 좀 있다. 정면을 좀 보시지 못한다. 눈에 병이 있었다”면서 “사색을 많이 하고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원칙, 소신이 강한 분이다. 원칙주의자이다, 항상 그런 원칙 때문에 불편함을 많이 보는 분이다”고 개인적 특성을 지적했다.
주 기자는 “지난해 5월 17일 단일화협상을 한다고 해서 양측에서 모이기로 했다”며 “그런데 박명기 교수측에서 ‘정책 제안을 받아 달라, 자기 사람 써 달라, 7억을 달라, 자문위원회를 만들어서 자기를 위원장으로 해달라’고 계속 얘기하니까 먼저 와 있던 이해학 목사가 당황했다”고 지난해 단일화 협상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곽 교육감이 들으면 노발대발하고 문제가 될 만하니까 먼저 이해학 목사가 곽 후보를 데리고 나와 ‘요구조건이 있단다, 7억을 달라고 한다, 사람을 써달라고 한다’고 얘기했다”며 “이에 곽 후보가 불끈 화를 내면서 ‘절대 못한다,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주 기자는 “이 목사가 곽 후보의 손을 끌어 단일화를 위한 협상의 자리니까 인사만 하고 가라고 해서 차도 안마시고 사진만 찍고 갔다고 한다”며 “여기까지는 박 교수측에서도 얘기하는 팩트이다”고 밝혔다.
“그후 갑작스럽게 단일화가 진행되고 지난 10월 곽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에도 박명기 교수 측에서 계속해서 돈을 달라, 자리를 달라, 내 사람을 써달라고 했다”며 주 기자는 “박 교수측은 ‘곽 교육감측이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안 만나주고 찬밥대우를 했다’고 계속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측은 (박 교수가 제안한) 정책이 구태의연해서 개혁정책에는 받아들일 수 없고 추천인사도 곽 교육감측 보직에 맞지 않는다면서 받지 않았다”며 “곽 교육감은 냉정하게 자르고 하는 성격이다. 박 교수는 ‘곽 교육감이 차갑게 해서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고 추정했다.
주 기자는 “그 이후에 협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박 교수가 곽 교육감을 괴롭히고 조르고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박명기 교수는 사채업자 일수까지 썼다고 한다”며 주 기자는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계속 몰리고 해서 곽 교육감에게 와서 요구할 것을 요구하던 상황이었다”고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의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주 기자는 “아무래도 짚히는 게 있어서 30일 곽 교육감을 찾아갔다”며 “지난 선거때까지 박명기 교수한테 당신이 합의를 해준 적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단연코 없더라고 했다”고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그는 “그 이후라도 약속해준 적 있느냐 했더니 단연코 없다고 했다, 누가 각서를 써준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대답했다”며 “박 교수가 몇 가지 요구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했더니 30일자 조선일보 머릿기사를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주 기자는 “1번 ‘7억원을 주겠다 약속’에 ‘없었다’, 2번 ‘경제적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는 <조선> 기사 내용에도 ‘경제적 어려움 얘기 안했다’고 답했다”며 “3번, 발전 자문위원장을 주겠다는 얘기도 안했고 자꾸 박 교수가 자문기구를 만들라고 해서 그러면 그러라고, 상의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주 기자는 “4번 ‘서울교대 총장 나오면 도와주겠다’는 기사 내용에는 ‘비슷한 얘기는 했다’고 한다”면서 “‘나오면 도와주겠다고 해야지 안 도와주겠다고 얘기할 수 있냐’라고 반문했다”고 설명했다.
정봉주 “민주, 법사위 열고 ‘중수부 폐지하자’ 강력 나가야”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박명기 교수의 변호를 법무법인 ‘바른’이 맡은 것과 관련 “바른과 김앤장은 민주당이나 진보진영 야권의 사건을 절대 수임하지 않는다”면서 “돈이 비쌀 뿐 아니라, 내가 돈 많이 줄테니까 해달라고 해도 어느 당이냐고 물어보고 민주당이라고 답하면 문을 딱 닫아버린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수돈 쓰는 박명기 교수가 어떻게 바른에 변호를 맡기나, 또 진보진영 후보였는데 받아줄 리가 없다”며 “이 사건은 깊고 넓은 사건이다. 10.26재보선만 노리는 게 아니라 내년 총선, 대선까지 다 보고 여기에 박명기 사건이라고 하는 아주 최고의 호재가 나온 것이다”고 분석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8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를 왜 못잡느냐, 내가 나서야 되겠냐’고 호통을 쳤는데 이미 그때는 박태규를 잡고 자진 귀국하는 시나리오는 끝났을 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수수사반을 만들고 전담반을 만들어 기밀하게 움직여서 8월 26일 교육감 공개 수사에 착수한 그 다다음날 슬그머니 박태규가 귀국했다”면서 “서태지-이지아 사건 때 한상률, 에리카김이 줄줄이 귀국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흐름을 짚었다.
정 전 의원은 “박태규씨가 귀국했는데 이 양반이 부산저축은행 핵심 로비스트이다”며 “진보진영을 칠 때 이쪽(한나라당, 민주당)의 결점 잡아내는 것이 하나이다. MB가 자원외교, 남북 정상회담 호재를 끌어내는데 일단 부산저축은행과 이번 ‘곽노현 10.26사건’으로 쌍끌이로 치고 나가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곽노현 갖고는 진보진영의 도덕성을 계속 치고” 저축은행건으로는 “한나라당 내부단속, 민주당 지도부 입단속”을 하는 것이라며 “부산저축은행 사태때 민주당이 치고나가자 검찰이 광주일보 출신들이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에 포진해 있는데 이들이 민주당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계속 흘렸다”고 지적했다.
또 “실질적으로는 친박계 인사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도 슬슬 흘렸다”며 정 전 의원은 “삼화저축은행으로 넘어가서는 신삼길, 박지만씨 등으로 친박계 연루 가능성도 흘렸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검찰이 미리 수사를 해놓고 카드를 쥐고 한나라당이 움쩍하지 못하게 묶어 놨다, 진보진영은 박명기로 묶어놨다”며 “30일 홍준표 대표가 “12월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며 MB와의 밀담 내용을 터뜨려 버렸는데 남북정상회담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이번에 검찰의 행태를 봤더니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 중수부를 해체하자’ 이렇게 나가야 한다”며 “‘박태규씨 사건을 중수부장 최재경이 맡고 있는데 BBK 수사팀장이었다. 특수부에서 잡아 조사하는데 바른이 가서 부산저축은행이 변호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혼선을 빚을 때 민주당에서 이런 부분을 예리하게 지적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의원은 또 “검찰이 곽 교육감 관련해 피의사실을 공포하면 위법이다”면서 “법사위원장이 민주당이다. 법사위원장이 법사위원회를 소집해서 검찰총장을 불러서 ‘피의사실 공포해도 되는 거냐’고 하면 검찰이 움찔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거듭 “검찰에서 박명기 교수가 구속됐기에 곽 교육감도 소환해서 구속수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당에서 미리 성명을 내고 해야 한다”고 민주당의 강력한 행동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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