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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31, 2011

<한국일보> "곽노현 처벌, 쉽지 않을듯"

미디어신문

<한국일보> "곽노현 처벌, 쉽지 않을듯"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 통해 사건 진행상황에 '냉정히 접근'

2011-09-01 10:40:33
<한국일보>가 1일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보도, 주목된다. 대다수 보수·진보언론이 사건 초기부터 단정적 접근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냉정한 접근법이어서, "요즘 한국일보가 달라졌다"는 세간의 평가가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날 "검찰은 박명기 교수에게서 확보한 녹취록을 유죄 입증의 유력한 증거로 보고 있다. 녹취록은 박 교수가 후보 사퇴 대가로 금전 지급을 약속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곽 교육감이 직접 이를 약속했다는 진술이나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곽 교육감 캠프의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은' 실무자가 구두 약속을 한 사실을 수개월 뒤에야 알게 됐다는 진술이 나왔다"며 검찰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사건 상황에 주목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박 교수가 작성했다는 녹취록도 사후에 단일화 협의에 참여한 실무자의 진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경우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또한 "2억원이 건네졌다는 사실도 재판결과를 예단할 만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는 "후보자 매수 사건의 관건은 돈 전달 사실이 아닌, 매수 의사 입증 여부"라고 밝혔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실제로 대법원은 2006년 4월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A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B씨에게 "3,000만원 줄 테니 시의원 선거 대신 도의원 선거에 나가라"고 매수한 사건에서 관련 내용이 담긴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부정, 무죄 취지로 1ㆍ2심 유죄 판결을 파기했다. B씨는 A씨와의 대화를 몰래 녹취했지만, 검찰이 확보한 파일은 복사본으로 40분 가량의 원본 파일이 12분으로 편집된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본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명기 교수의 애매한 주장도 논란거리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 교수는 2억원을 후보 사퇴 대가라고 진술하면서도, 관련 각서를 요구하자 곽 교육감 측이 거절했다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종의 구두 약속만 받았다는 것인데, 현재 곽 교육감 측에선 "박 교수의 금품 요구에 곽 교육감이 '단일화 판을 깨라'고 지시하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는 반대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즉 적극적 후보 매수 의사가 없었다는 점만 입증하면 곽 교육감에게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A씨에 대한 무죄 파기 당시 "공직선거법 232조(후보자 매수 등)로 처벌하기 위해선 금품 제공 의사표시 또는 약속이 사회통념상 철회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사자의 진정한 의지가 담겨 있고,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더욱이 "박 교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곽 교육감 측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금전적 요구를 했고, 선거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돈을 요구했다"는 주변 진술도 곽 교육감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선의의 지원'이라는 곽 교육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2억원이 선거 8개월 후 지급됐다는 점이나 곽 교육감이 일종의 부채의식 때문에 돈을 줬다는 정황이 입증될 경우 돈 전달만으로 유죄를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결론적으로 "설사 박 교수의 후보 사퇴 과정에 금전적 약속이 인정되더라도 곽 교육감이 자신은 몰랐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처벌은 어려워진다"며 "특히 박 교수에게 금전 제공을 약속했다는 인물이 권한이 없는 실무자로 지목되면서 곽 교육감의 운신의 폭은 확대됐다. 선거법은 후보자의 회계책임자, 배우자, 직계비속이 선거범죄로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 받을 때만 당선 무효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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