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 투표 독려 캠페인이 벌어졌던 것처럼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는 투표 불참 운동이 확산됐다.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이슈가 생성돼 팔로워들을 타고 넘으면서 공감과 호응을 끌어내는 새로운 선거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언론의 예측이 빗나갔던 건 이런 소셜 네트워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반성도 제기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관련 트윗 추이. ⓒ유저스토리랩. | ||
8월 초까지만 해도 무상급식 투표와 관련한 트윗이 3천~4천건 정도에 그쳤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권 불출마를 선언한 12일에는 ‘무상급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트윗이 반짝 1만건을 넘어섰고 19일부터는 계속 1만건 이상을 웃돌았다. ‘투표’라는 단어가 들어간 트윗은 18일 1만건을 넘어섰고 오 시장의 사퇴 발언이 있었던 21일에는 2만건, 23일에는 4만건을 넘어 투표 당일에는 5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지난 한 달 동안 무상급식 이슈와 관련, 가장 많은 리트윗을 받았던 트윗은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블로그 포스트를 소개한 트윗이었다. 22일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무려 3219건의 리트윗을 끌어냈다. 리트윗 2위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쓴 “무상급식 주민투표 반대 6문 6답”이라는 글을 소개한 트윗이었다. 이 트윗은 2958건의 리트윗을 끌어냈다.
정윤호 유저스토리랩 대표는 “언론이 투표 찬반 논란으로 본질을 흐트러뜨리고 있는 가운데 명확한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전문가의 글이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주목할 부분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일방적으로 뉴스를 수용하거나 인용하기 보다는 숨어있는 뉴스를 발굴해 서로 추천하고 확산시키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허점과 파급력”이라는 제목의 창비주간논평이 836건의 리트윗을 받은 것도 눈길을 끈다. 창비주간논평은 창작과비평사에서 만드는 주간 웹진이다. 이밖에도 “2457원짜리 무상급식 반대하는 오세훈, 평균 5만3300원 식사”라는 한겨레 기사를 링크한 트윗에 1694건의 리트윗이, “한나라당의 ‘주민투표 보이콧 과거’, 2007년 주민투표때는 ‘투표장 절대로 가지말라’”라는 뷰스앤뉴스 기사를 링크한 트윗에 1279건의 리트윗이 쏟아졌다.
정 대표는 “트위터에서 쏟아지는 실제 커버리지를 파악하긴 쉽지 않지만 민감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폭발적으로 리트윗을 확산하면서 여론을 움직이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이번 주민투표 때 트위터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트윗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공병호 전 자유기업원 원장의 글이 그나마 관심을 끈 정도”라고 설명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관련 리트윗 상위 트윗 TOP10. ⓒ유저스토리랩. | ||
한편, 김태현 유저스토리랩 부사장은 25일 서울 마포구 카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미디어 빅뱅과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퍼런스에서 “세계적으로 하루에 작성되는 트윗이 1억7천만건, 이 가운데 한글 트윗은 2% 수준인 350만 건”이라면서 “소셜 미디어는 워낙 방대한 데다 이슈가 어디서 발발해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모니터링 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 전략을 세우고 대응하지 않으면 대처가 힘들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의 이슈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관심 이슈와 관련돼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효율적인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무엇인지 등이 소셜 미디어의 위기 관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모니터링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면서 관심 키워드의 추이를 점검하고 △해당 이슈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파악해 우선적으로 대처하고 △내부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확립하고 빠른 대응을 할 것을 주문했다.
유저스토리랩은 한글로 된 트윗을 모두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슈 흐름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2월 미디어오늘과 제휴해 언론사 기사 링크를 분석하는 트위터캐스트라는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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