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교육감이 2일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강행키로 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자기 스스로 특정 정파의 아이콘을 자처하는 모습이 최근 다른 나라 극우 인사들의 장렬한 맹신과 묘하게 닮아 있다는 두려움까지 밀려왔다"고 호된 쓴소리를 했다.
김상곤 교육감은 이날 오 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오늘 아침 시장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어젠다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밤새 고민한 결정이었다면서, 주민투표에서 반드시 승리해 야당의 보편적 복지 프레임에서 벗어나겠다고 말씀하셨더군요"라며 이날자 <서울신문> 인터뷰 내용을 거론한 뒤, 이같이 말했다.
김 교육감은 "심지어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지지한 유권자들이 뭔가에 홀린 상태에서 투표에 임했다면서 유권자들의 판단과 투표의미 자체를 부정하는 극단적 발언까지 거침없이 하시는 모습 또한 놀라움 그 자체였다"며 오 시장의 인터뷰 내용을 질타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뭔가에 홀린 상태에서 투표에 임했다. 선거 직전에 무상급식 같은 이슈를 내놓으면 속수무책"이라며 한나라당의 6.2지방선거 참패가 유권자들이 홀렸기 때문인양 매도해, 비난을 자초했다.
김 교육감은 더 나아가 "저는 솔직히 시장님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가, 말 그대로 '주민의 뜻'을 묻는 행정절차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자신의 잘못된 신념에 대한 맹신과 과도한 정치적 행보에 이용한다는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행정 수장이 정치적 기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민들의 불안과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힐난했다.
그는 오 시장의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의 복지예산 등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바닥권이다. 우리나라 공공복지지출 수준은 OECD 평균인 2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OECD 국가들의 정부총지출 중 복지예산의 평균비율은 대부분 50%를 넘는 반면 우리는 20% 후반대에 불과하다"며 "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공교육 사부담비를 비롯한 교육비는 세계 최고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복지병'을 앓아본 적조차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무상급식은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경제력 하위 50%에 속하는 우리 어린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자신이 '하위 50%'에 속하는 '무료급식 대상자' 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낙인과 슬픔을 안겨주지는 말아달라"며 즉각 주민투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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