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논평 뺨치네” 위트‧재치로 다양한 시각 담아내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트위터를 비롯한 SNS가 새로운 여론의 장, 혹은 ‘언론의 대안’으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인이나 정당을 풍자한 이른바 ‘봇’(bot) 트위터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어 트위터리안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봇’이란 ‘로봇’을 줄인 표현으로서 ‘패러디 트위터’를 뜻한다.
이들은 해당 정치인의 진짜 트위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패러디하는 정치인의 말투를 그대로 본따 ‘촌철살인’의 ‘트윗’을 날림으로서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가끔은 자신이 패러디하는 대상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웃음속에 묻어나는 날카로운 풍자”…‘김영삼 봇’과 ‘당나라당’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봇’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트위터다. 이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PresidentYSKim은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각종 이슈에 대해 ‘툭툭’ 한마디씩을 던지며 네티즌들을 폭소케 하고 있다.
일단 “OECD 간다꼬 갔더만, 간판이 IMF더라”고 적혀있는 소개글 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있는 김 전 대통령의 사진도 프로필에 올려져 있다.
@PresidentYSKim은 최근 폭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 “우면산 산사태현장을 찾은 맹박이가 ‘ 이왕 산사태 난 거, 스키 슬로프를 만들믄 어떨지 검토해 보라’ 정도는 칼 줄 알았는데, 미처 생각이 안났나???”라고 꼬집었다. “맹박이가 ‘이런 비에 견딜 도시 없다’ 카는 모냥이다만, 내가 보기에 이런 시장캉 대통령을 더 이상 견딜 국민이야 말로 읎을끼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과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서는 “맹박이가 국내로 휴가가믄 내수경제 살린다 카는 모양인데, 그래서 그 많은 전경아들을 부산 영도로, 제주 강정으로 휴가 보낸기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영삼 봇’의 관심사는 정치, 사회, 경제 등 각 분야를 넘나든다.
마냥 웃음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29일에는 “지금은 조남호가 돈 좀 있답시고, 김진숙 지도 겉은 사람하고 같이 놀 수 없다꼬 생각하는 지 모리지만, 세월이 지나면 김진숙 지도에 대믄 조남호 겉은 거는 아무도 기억 몬하는 하찮은 존재가 된다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웬만한 정당의 논평을 뺨칠 정도의 ‘촌철살인’이다.
한나라당의 패러디 트위터인 ‘당나라당’(@dangnara_dang)도 트위터 상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해당 트위터에는 한나라당의 로고를 교묘히 패러디한 고유의 로고와 “우리당은 한나라당과는 무관합니다...만.. 별반 차이 없습니다. 당명 거론하며 욕하는것 환영합니다. 2MB이하의 메모리를 쓰는분들은 정중히 팔로우 사양 합니다”라는 소개글이 담겨있다.
한 네티즌이 “신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 결점을 부여해 주었다”는 셰익스피어의 글을 올리자 ‘당나라당’은 “우리 가카는 너무 너무 너무 인간적인 인간이신 듯 합니다”라는 답글을 남겼다. 서울시 수해피해와 관련해서는 “세계가 가카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폭우도 이를 아는지 도로에는 녹색 나무들이 차들과 뒤엉켜져 있습니다. 가카 만세입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달 ‘춘향 발언’과 ‘열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는 “여성 여러분 제발 열시이후에 전화 좀 받으세요. 따먹 문수님이 연락이 안된답니다. 단 무슨 말 할지 모르니 통화내용 녹음은 필수입니다...당나라당이었습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겨 웃음을 줬다.
지난 19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켜“경제, 외교 등 다른 건 잘하는데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당나라당’은 “‘이제 정치해봐서 아는데’...가카 한번 더 할까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팔로우 하면 300만원”…화제 모은 ‘허경영 봇’
이른바 ‘유시민 봇’(@Usimin_bot)과 ‘진보신당 봇’(@jinbobot)은 각각 자신이 패러디하는 인물에 직격탄을 날리는 ‘봇’들이다. 특히, 최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진보신당이 ‘진보대통합’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은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봇’이라고 할 수 있다.
‘유시민 봇’은 별도로 만든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던진 ‘드립’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유시민 봇의 드립은 유시민을 그가 한 말을 통해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됐다”며 △같거나 유사한 주제에 대해 유 대표가 시차를 두고 정반대의 말을 한 것 △유 대표가 표방하는 정치적 지향과 어울리지 않는 말들 △그냥 좀 웃기는 말들을 모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세론이요? 인정하지 않아요. 한나라당 지지율이 50%가 나오는 샘플로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이죠. KT를 통한 샘플은 한나라당에 유리해요. 15%는 낮게 봐야죠’ ‘아 김해을 분들요 전화 좀 받아 주이소!’”나 “우리 당은 노태우 정신을 계승하는.. 아 아니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백년 갈 정당’입니다”, “‘노무현 지지자의 문국현 지지는 자기 부정’입니다. 不貞 아니죠, 否定입니다. 그럼 누구냐고요. 정동영이죠!” 등의 트윗이 대표적 경우다.
다만, ‘유시민 봇’은 최근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철회될때까지 봇업무 파업합니다”라며 당분간 유 대표에 대한 트윗 공격을 자제할 뜻을 나타냈다. ‘유시민 봇’은 트위터상의 다른 봇들과 ‘김진숙을 지지하는 시국선언’에 나서기도 했다.
‘진보신당 봇’의 공식명칭은 ‘진보쉬~~인당’이다. 활동이 뜸한 듯 해당 트위터에는 아직 단 두 개의 멘션만이 올라와 있다. “이정희한테 고한당. 국참당이 들오면 우리는 탈퇴하겠당. 이건 공식멘트당. 이유는?......없당 걍 시민이는 싫당. 이유 없으니 딴지걸지 마랑”과 “시민이 골탕먹이는 생각하느라 잠을 설쳤으니 오늘은 복날. 시민탕이나 먹으러 가야겠당”이 그것이다.
늘 화제를 몰고다니는 정치인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의 ‘패러디 트위터’는 네티즌들에게 진짜 허경영 총재의 트위터가 아니냐는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 트위터는 언론에 의해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huh_president라는 아이디의 이 네티즌은 지난 23일 트위터 계정을 열고 “2012년 18대 대선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팔로우 하시는 분들은 당선후 100만원씩 지급해 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몇 시간 뒤에는 “호응이 적어 인상했다”며 “저를 팔로우 하시면 대선 당선 후 일인당 300만원씩 드립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5분후에 공중부양 강좌 들어갑니다”, “월드컵을 20년 연속 판문점에서하도록 하겠습니다” 등 허 총재의 화제의 발언들을 활용한 패러디 멘션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후 이 계정은 패러디임이 밝혀졌고 허 총재는 25일 자신의 ‘진짜’ 트위터(@HeoKyungYoung)를 개설했다. 현재 @huh_president는 자신의 얼굴을 프로필에 공개하고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27일자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SNS 혁명의 신화와 실제: 토크, 플레이, 러브의 진화’라는 책을 공저한 김은미 서울대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으나 우리 사회의 폭넓은 의제가 다양한 시각으로 다뤄지도록 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봇’들이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트위터 상의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가 새로운 여론의 장, 혹은 ‘언론의 대안’으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인이나 정당을 풍자한 이른바 ‘봇’(bot) 트위터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어 트위터리안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봇’이란 ‘로봇’을 줄인 표현으로서 ‘패러디 트위터’를 뜻한다.
이들은 해당 정치인의 진짜 트위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패러디하는 정치인의 말투를 그대로 본따 ‘촌철살인’의 ‘트윗’을 날림으로서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가끔은 자신이 패러디하는 대상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웃음속에 묻어나는 날카로운 풍자”…‘김영삼 봇’과 ‘당나라당’
@PresidentYSKim 트위터 캡쳐 |
일단 “OECD 간다꼬 갔더만, 간판이 IMF더라”고 적혀있는 소개글 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있는 김 전 대통령의 사진도 프로필에 올려져 있다.
@PresidentYSKim은 최근 폭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 “우면산 산사태현장을 찾은 맹박이가 ‘ 이왕 산사태 난 거, 스키 슬로프를 만들믄 어떨지 검토해 보라’ 정도는 칼 줄 알았는데, 미처 생각이 안났나???”라고 꼬집었다. “맹박이가 ‘이런 비에 견딜 도시 없다’ 카는 모냥이다만, 내가 보기에 이런 시장캉 대통령을 더 이상 견딜 국민이야 말로 읎을끼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과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서는 “맹박이가 국내로 휴가가믄 내수경제 살린다 카는 모양인데, 그래서 그 많은 전경아들을 부산 영도로, 제주 강정으로 휴가 보낸기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영삼 봇’의 관심사는 정치, 사회, 경제 등 각 분야를 넘나든다.
마냥 웃음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29일에는 “지금은 조남호가 돈 좀 있답시고, 김진숙 지도 겉은 사람하고 같이 놀 수 없다꼬 생각하는 지 모리지만, 세월이 지나면 김진숙 지도에 대믄 조남호 겉은 거는 아무도 기억 몬하는 하찮은 존재가 된다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웬만한 정당의 논평을 뺨칠 정도의 ‘촌철살인’이다.
한나라당의 패러디 트위터인 ‘당나라당’(@dangnara_dang)도 트위터 상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해당 트위터에는 한나라당의 로고를 교묘히 패러디한 고유의 로고와 “우리당은 한나라당과는 무관합니다...만.. 별반 차이 없습니다. 당명 거론하며 욕하는것 환영합니다. 2MB이하의 메모리를 쓰는분들은 정중히 팔로우 사양 합니다”라는 소개글이 담겨있다.
한 네티즌이 “신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 결점을 부여해 주었다”는 셰익스피어의 글을 올리자 ‘당나라당’은 “우리 가카는 너무 너무 너무 인간적인 인간이신 듯 합니다”라는 답글을 남겼다. 서울시 수해피해와 관련해서는 “세계가 가카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폭우도 이를 아는지 도로에는 녹색 나무들이 차들과 뒤엉켜져 있습니다. 가카 만세입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dangnara_dang 트위터 캡쳐 |
지난 19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켜“경제, 외교 등 다른 건 잘하는데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당나라당’은 “‘이제 정치해봐서 아는데’...가카 한번 더 할까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팔로우 하면 300만원”…화제 모은 ‘허경영 봇’
이른바 ‘유시민 봇’(@Usimin_bot)과 ‘진보신당 봇’(@jinbobot)은 각각 자신이 패러디하는 인물에 직격탄을 날리는 ‘봇’들이다. 특히, 최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진보신당이 ‘진보대통합’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은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봇’이라고 할 수 있다.
‘유시민 봇’은 별도로 만든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던진 ‘드립’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유시민 봇의 드립은 유시민을 그가 한 말을 통해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됐다”며 △같거나 유사한 주제에 대해 유 대표가 시차를 두고 정반대의 말을 한 것 △유 대표가 표방하는 정치적 지향과 어울리지 않는 말들 △그냥 좀 웃기는 말들을 모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세론이요? 인정하지 않아요. 한나라당 지지율이 50%가 나오는 샘플로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이죠. KT를 통한 샘플은 한나라당에 유리해요. 15%는 낮게 봐야죠’ ‘아 김해을 분들요 전화 좀 받아 주이소!’”나 “우리 당은 노태우 정신을 계승하는.. 아 아니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백년 갈 정당’입니다”, “‘노무현 지지자의 문국현 지지는 자기 부정’입니다. 不貞 아니죠, 否定입니다. 그럼 누구냐고요. 정동영이죠!” 등의 트윗이 대표적 경우다.
다만, ‘유시민 봇’은 최근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철회될때까지 봇업무 파업합니다”라며 당분간 유 대표에 대한 트윗 공격을 자제할 뜻을 나타냈다. ‘유시민 봇’은 트위터상의 다른 봇들과 ‘김진숙을 지지하는 시국선언’에 나서기도 했다.
‘진보신당 봇’의 공식명칭은 ‘진보쉬~~인당’이다. 활동이 뜸한 듯 해당 트위터에는 아직 단 두 개의 멘션만이 올라와 있다. “이정희한테 고한당. 국참당이 들오면 우리는 탈퇴하겠당. 이건 공식멘트당. 이유는?......없당 걍 시민이는 싫당. 이유 없으니 딴지걸지 마랑”과 “시민이 골탕먹이는 생각하느라 잠을 설쳤으니 오늘은 복날. 시민탕이나 먹으러 가야겠당”이 그것이다.
늘 화제를 몰고다니는 정치인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의 ‘패러디 트위터’는 네티즌들에게 진짜 허경영 총재의 트위터가 아니냐는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 트위터는 언론에 의해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huh_president라는 아이디의 이 네티즌은 지난 23일 트위터 계정을 열고 “2012년 18대 대선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팔로우 하시는 분들은 당선후 100만원씩 지급해 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몇 시간 뒤에는 “호응이 적어 인상했다”며 “저를 팔로우 하시면 대선 당선 후 일인당 300만원씩 드립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5분후에 공중부양 강좌 들어갑니다”, “월드컵을 20년 연속 판문점에서하도록 하겠습니다” 등 허 총재의 화제의 발언들을 활용한 패러디 멘션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후 이 계정은 패러디임이 밝혀졌고 허 총재는 25일 자신의 ‘진짜’ 트위터(@HeoKyungYoung)를 개설했다. 현재 @huh_president는 자신의 얼굴을 프로필에 공개하고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27일자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SNS 혁명의 신화와 실제: 토크, 플레이, 러브의 진화’라는 책을 공저한 김은미 서울대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으나 우리 사회의 폭넓은 의제가 다양한 시각으로 다뤄지도록 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봇’들이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트위터 상의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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