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이랜드파크 대규모 임금 미지급 사실 드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누리꾼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랜드그룹 전체 계열 불매운동 목록. 출처/트위터 화면 갈무리
“불매운동에 함께 동참합시다.”
애슐리, 자연별곡 등 외식 사업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줘야 할 임금 84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랜드그룹 전체 계열사를 향해 불매운동하자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21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랜드그룹 전체 제품 목록이나 매장 이름 등이 공유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목록과 함께 “알바를 착취한 이랜드 불매한다”, “지난 1년 동안 상습적으로 아르바이트생 임금을 체불한 악덕 기업 이랜드 계열의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20일 자신의 트위터(@JINSUK_85)에 “직원들의 휴게실을 밀어 기도실을 만들고 ‘하나님의 나라엔 노조가 없다’로 유명한 이랜드”라고 실상을 소개한 뒤, “2007년 비정규직 해고와 임금체불로 장기파업을 겪었다. 그동안에도 쉼 없이 4만명 알바노동자의 임금 84억을 떼먹었단다. 종교를 착취에 악용하며 돈신을 믿는 사탄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랜드는 2007년 6월 뉴코아와 홈에버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000여명에게 해고했고, 노동자들이 이에 맞서 512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송희일 감독도 트위터(@leesongheeil)에 2007년 이랜드 파업을 언급하면서 “(이랜드 농성은) 웹툰 송곳과 영화 카트가 만들어진 실제의 배경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성도 없이 이제는 알바생 4만4360명의 알바비 83억7200여만원을 떼먹은 이랜드”라고 꼬집었다.
이 감독이 언급한 영화 <카트>는 2007~2008년 이랜드그룹의 홈에버와 뉴코아에서 일했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트위터 이용자 ‘빈무덤’(@xRFsWAyUwLC02P9)은 “기독교 정신이라며 나눔 바름 자람 섬김을 기업이념으로 내세운 이랜드가 임금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임이 밝혀져 충격을 준다”면서 “신앙을 노동자 착취에 이용해 온 셈이다. 정당한 임금과 정직하게 세금 내고 남는 이익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참된 기독교 정신”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애슐리를 비롯한 이랜드 외식사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지난 1년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차·휴업·연장·야간수당을 주지 않았고,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하는 ‘임금 꺾기’ 수법으로 4만4360명의 임금 83억7200만원을 체불했다고 발표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날 “임금 미지급 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냈다. 이랜드그룹은 “외식사업부의 중요한 일원인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좋은 근로 환경을 제공해 드리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하고,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드렸던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며 “지난 10월 이정미 의원실에서 문제를 제기한 모든 현장을 점검하였고, 지적 받은 부분은 즉시 시정하여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의 고강도 근로 감독에 적극 협조하여 다시 한번 현장을 점검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산정된 미지급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누락되는 직원이 없도록 피해 구제를 계속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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