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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29, 2016

국정원, '좌익효수' 뒤늦게 해임하고도 오히려 큰소리 '해임근거 없다'고 버티다..정보위 추궁에 "칭찬받을 줄 알았더니.."

(사진=자료사진)
(사진=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이 야당 대선 후보 등을 비방하는 악성댓글을 달았던 직원을 뒤늦게 해임하고도 국회에서 오히려 '큰 소리'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달 초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야당 대선후보와 지지자, 특정 지역 주민들을 비방하는 악성댓글을 인터넷에 달았던 직원 유모(42)씨를 돌연 해임했다.
유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18대 대선이 있었던 2012년 11월까지 인터넷 게시판에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수천 건의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된 국정원 직원이다.
야당은 지난 2013년 7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악성 댓글 작성자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사실관계 확인과 그에 따른 해당 직원 해임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국정원은 "확정판결이 나야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버텨왔다.
검찰이 고발장 접수 2년여 뒤인 지난해 11월 유씨를 기소했을 때까지도 국회에서 "확정판결이 나지 않아 유씨에 대한 징계가 어렵다"고 했던 국정원은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이 유씨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무죄, 모욕 혐의는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나서야 유씨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2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근거가 없어 징계할 수 없다'고 버티던 국정원이 뒤늦게 유씨를 해임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정보위원들은 "확정판결이 나지 않아 유씨를 해임할 수 없다고 버텨온 국정원이 3년여가 지나서야 해임을 한 이유가 뭐냐"고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국정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병호 국정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거듭된 질타에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던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 원장의 앞선 정보위 발언 속기록을 확인해보자"는 한 정보위원의 요구에 "그러실 필요가 없다"며 "(국회에서 유씨 해임을) 칭찬할 줄 알았는데 의외"라며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이 결국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해임했다"는 답변을 내놓자 정보위원들은 "유씨가 갑자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냐? 유씨의 악성 댓글 사건이 불거진 당시에 국정원이 징계를 하지 못한 것은 (청와대의) 외압이고 이제 와서 징계를 한 것도 (총선 민의라는) 외압에 따른 것"이라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외압은 무슨 외압이냐"며 해당 정보위원과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뚜렷한 근거없이 유씨를 해임한 배경에 대해 재판과정에서 유씨가 감형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유씨는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천직으로 알았던 회사에서 나오게 됐다. 재판부가 (제가) 건전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한 바 있다.
앞서 유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관련 기사에 문 후보 비판 댓글을 4건 올리고, 2011년 4·27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격전지였던 경기 분당을의 손학규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6건 올린 혐의(국정원법 위반)로도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일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유씨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정치개입 댓글을 작성했으며, 실제 작성한 댓글은 기소된 10건 뿐 아니라 수천 건에 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의 '봐주기 기소'와 법원의 '면죄부 판결'을 통해 관련 의혹은 사실상 묻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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