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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26, 2016

<혼돈의 유럽> ③테러·난민에 쿠데타까지…유럽 혼란의 결정판 터키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사진은 경찰이 폭탄테러 현장에서 증거 수집을 하고 있는 모습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쿠데타 진압을 축하하는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스크린에 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얼굴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유럽과 중동의 완충지대에 있는 터키는 유럽이 직면한 이민자 부담과 테러 공포에 더해 최근 쿠데타 후폭풍까지 겹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터키에서는 지난 1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세력뿐만 아니라 쿠르드 분리주의자 공격이 잇따르면서 테러 불안이 급증했다.
작년 7월 터키 평화 활동가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공격 사건 이후 지난달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자폭 테러까지 대규모 공격만 9건이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270여명이다. 올해도 1월 이스탄불 유명 관광지에서 자살 폭탄 공격에 외국인 관광객 12명이 숨진 것을 시작으로 벌써 대형 테러 6건이 터졌다.
남동부에서 쿠르드 분리주의세력이 일으키는 소규모 공격까지 합치면 사상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남동부지역은 외부인이 접근조차 하기 힘든 지역이 됐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자폭테러는 보안 수준이 높은 국제공항이 극단주의자들에게 뚫렸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6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 탓에 난민 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엔(UN) 공식 집계에 따르면 내전을 피해 터키로 넘어온 시리아 난민은 270만명이다. 비공식 집계로는 300만명에 이른다.
터키와 유럽연합(EU)이 체결한 난민송환협정도 흔들리고 있다.
불법이민자 1명을 터키로 되돌려 보낼 때마다 유럽에서 난민 1명을 수용하는 것이 이 협정의 골자다. 그러나 협정 체결조건으로 EU가 터키에 약속한 비자면제가 지켜지지 않자 불법이민 송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선언한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더욱이 EU 각국 여론은 난민뿐만 아니라 터키인 유입에 대한 반감이 예상외로 강하다는 것이 이번 브렉시트 투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유럽에 대한 실망감과 반감으로 터키가 난민송환협정 폐기에 나선다면 유럽은 다시 난민문제로 홍역을 치를 수 있다.
난제가 겹친 터키에 쿠데타 시도까지 벌어져 정세는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선출된 정부가 군부의 쿠데타를 저지한 것은 다행스럽지만 이후 전개된 대량 구금·해고 사태로 국내외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휘몰아치는 '숙청' 정국에, 반대 목소리는 거의 실종됐다.
터키 주요 도시에서는 민주주의의 승리에 환호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인적이 끊긴 관광지와 명소의 썰렁한 모습은 터키 사회에 가득한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터키가 사형제 부활 개헌을 본격 추진하면 국제사회, 특히 유럽과 갈등이 한층 깊어지고 국내 혼란도 가중할 우려가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의 혼돈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영향을 미치고, 역내 역학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서방은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가 이번 쿠데타를 계기로 러시아와 한층 가까워지는 데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자 칼럼에서 "서방은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중심축이 되는 터키를 이번에 잃을지도 모른다고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폭테러 발생한 이스탄불공항 통제현장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3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의 통제 현장. 2016.6.29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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