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 관광객들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다가 통신두절됐던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가 6일 오전 6시25분께 추자도 남쪽의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2㎞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해경 제공
5일 오후 7시44분께 제주 추자도 부근 해상에서 전남 해남 선적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가 전복돼 6일 오후 1시 현재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배에 타고 있던 박아무개(38)씨 등 3명은 인근에서 조업하던 어선에 구조됐다.
이 배의 승선원 명부에는 22명이 적혀 있으나, 이 가운데 배에 타지 않은 사람도 있고, 명부에 없는데 승선한 사람도 있어 정확한 승선 인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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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의 말을 들어보면, 돌고래호는 5일 새벽 2시께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성항에서 출항해 추자도에서 낚시를 한 뒤 다시 해남으로 돌아가기 위해 같은 날 오후 7시께 추자도 신양향을 출발했다. 남성항에서 같이 출항했던 돌고래1호는 이날 오후 7시께 추자도 추자항에서 출항했다가 날씨가 나빠 항해가 어렵워 오후 7시50분께 추자항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돌고래1호 선장 정아무개(41)씨가 오후 7시44분부터 2분 간격으로 돌고래호에서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중 ‘잠시만’이라는 대답 이후 통신이 끊겼고, 오후 8시3분 경찰에 신고했다.
돌고래호는 배에 설치된 어선위치발신장치로 5일 오후 7시39분께 추자도 예초리 북동쪽 500m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돌고래호의 승선 인원은 출항 신고 때 제출된 명부에는 배 정원인 22명이 기재돼 있었으나, 이 가운데 배에 탄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13명뿐이다. 4명은 승선 명단에 있으나 승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생존자 가운데 1명은 승선원 명부에 기재되지 않는 등 승선 인원이 불확실한 상태다.
오전 6시25분께 새벽 추자도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낚시어선 ‘돌고래호’의 발견 지점. 연합뉴스
조업차 인근을 지나던 홍성호가 6일 오전 6시25분께 추자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뒤집힌 돌고래호를 발견했다. 발견된 지점은 마지막 신호가 끊긴 지점과 직선으로 4.5㎞ 떨어진 곳이다. 해경은 사고 선박이 조류에 떠밀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성호는 누군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접근해 뒤집힌 돌고래호 위에서 버티던 생존자 3명을 구조했다. 생존자들은 “배가 뒤집힐 당시 잠을 자다가 깨워서 일어났고, 밖에서 피신하고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강풍이 불었고, 시야에서 사라진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어선이 로프에 걸렸고, 시동이 꺼진 뒤 심한 너울이 쳤다는 생존자들의 말을 종합해 인근 양식장 로프에 걸린 상태에서 심한 너울이 쳐서 전복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원인은 조사중이다.
생존자들은 제주시 한라병원으로, 사망자들은 해남군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5명의 주검을 추가로 수습해 지금까지 모두 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잠수부를 동원해 선체 안을 수색한 결과 추가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가 나자 해경 소속 경비함정 38척과 해군함정 4척 등 모두 44척과 항공기 등을 투입해 수색하고 있다. 또 중앙특수구조단 및 특수기동대, 122구조대 소속 잠수요원 41명을 투입해 수중수색도 병행하고 있다.
(▶ 바로가기 : “골든타임 확보하라” 해경, 추자도 전해역 집중 수색)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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