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 군민 900여명이 15일 광복절을 맞아 분노의 집단 삭발을 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비폭력 저항이다.
15일 찜통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성주군은 초입부터 "국민이 마루타냐", "우리의 소원은 평화, 사드 물러가라" 등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부끼고 있었다.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게양하면서도 바로 옆에 "NO, 사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함께 걸어놓은 집들도 눈에 띄었다.
경산 3리 마을회관에서 더위를 피하던 김모 할머니(77)는 "사드를 하려면 우리들에게 물어보고 해야지,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고 여기에 놓겠다고 하면 되겠나"라며 "일의 순서가 틀려버린 것"이라며 정부를 꾸짖었다.
성주 선남면에서 살고 있는 노 모씨(57)는 "성주가 참외 말고는 먹고살 것이 없다. 사드가 들어온다면 전국에서 '참외하면 성주참외'였는데 '사드참외' 소리를 듣게 생겼다"며 "이제 참외농사를 마치고 걷어내는 시기인데 내년에 농사를 지을 수나 있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성밖숲에서는 폭염 속에서도 삭발식과 군민 결의대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야외무대 옆에선 흰 삼베옷을 걸친 군민들이 높이 솟은 장대를 가운데 두고 빙빙 돌면서 손에 쥔 색동끈을 장대에 감았다 풀었다 하며 노래를 불렀다. 성주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측은 전래놀이인 '단심줄 놀이'로, 12색으로 성주 군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사드 투쟁에 나서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차재근 투쟁위 총연출감독은 정부측에서 흘러나오는 '성주 롯데골프장 제3 후보지설'에 대해 "롯데 C.C가 그렇게 좋다면 애초에 거기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군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골프장으로 군민들을 분열시키고 갈라놓으려 하는 것인데 우리 성주는 단단히 하나로 뭉칠 것"이라고 일축했다.
삭발식에 796번째로 참여한다는 한 군민도 "거기는 성주가 아닌가. 우리는 성주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사드 배치가 안된다는 것"이라며 "군민을 가지고 마루타 생체실험을 하겠다는 것인가. 절대 사드배치는 안된다"고 단언했다.
오후 4시부터 성주 성밖숲 공원에서 군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 걸쳐 장대한 집단 삭발식이 진행됐다. 워낙 삭발하는 인원이 많기에 성주의 이미용사들 외에서 대구의 이미용사 수십여명도 이날 삭발식에 참가해 삭발을 도왔다.
당초 투쟁위측은 광복절에 맞춰 지역 참가자 815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쇄도해 추첨을 통해 1천명을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 장소 최다 인원' 국내 기네스기록을 위해 기록 확인에 나선 한국기록원에 따르면, 이날 삭발식에는 902명이 참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특히 지역 유림들이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앞장서 삭발을 단행했다. 성주청년유도회의 김정수씨(55)는 같은 유림 네명과 함께 삭발에 앞서 큰절을 두번 올린 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로 삭발은 유가에서는 큰 불효"라면서 "유림이 머리를 자르는 것은 강한 항의를 의미한다"며 삭발의 의의를 밝혔다.
815번째로 삭발을 한 이신곤씨는 "도덕도 없고, 윤리도 없고, 정의롭지 못한 국가정책이기에 이 뙤약볕 속에서 군민들이 고생하고 있다"며 "우리 군민 누구든 올라와서 당당히 성주 사드 철회에 대해 청와대까지, 백악관까지 들리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민들은 삭발을 한 뒤 '사드 결사반대'라고 적힌 파란 띠를 머리에 질끈 동여맸다.
이어 박효정 투쟁위 사무처장은 군민 앞에서 낭독한 '대통령에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의 잃어버린 일상을 돌려달라. 지난 7월 13일 날벼락처럼 사드배치가 발표나고 우리 군민들은 일상을 잃어버렸다"며 "성주는 참외농사를 짓는 평화로운 고장이었는데 사드배치가 발표나자 성주가 갑자기 전쟁터가 됐고 군민들은 내 땅에서 난민이 됐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의 이 뼈아픈 모습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가슴으로 봐주기 바라고, 지금 이 한맺힌 목소리를 귀로만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달라"고 울먹이면서 "우리가 어떤 상황과 말에도 믿어드리고 지지해드렸던 박 대통령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우리의 아픈 마음과 힘든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군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의 땅과 우리 미래, 평화와 안보를 위한 위대한 싸움의 맨 앞장에 서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우리가 성주에서 사드를 막아내면 이 땅 어디에도 사드는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제3부지니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고, 행정부와 국방부에서는 TF팀을 구성해서 앞장서서 열심히 (투쟁) 하는 사람들을 협박하고, 세무조사를 들먹이고 있다"며 "(사드 포대를) 옮긴다, 안옮긴다에 절대 흔들리면 안된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성주군민들은 결의대회 도중 "이 땅 어디에도 사드배치 필요없다" "5만 군민 하나되어 사드배치 막아내자"고 구호를 외치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군민들은 지역 도공들이 빚은 도자기를 깨거나, 삭발식에서 자른 머리카락을 먹물에 묻혀 사드 철회 글쓰기 행위예술을 벌이기도 했다. 투쟁위는 삭발식 참가자들의 이름을 동판에 새겨 보관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7일에는 성밖숲에서 성주포대를 잇는 대규모 평화인간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성주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성주군민들의 싸움은 갈수록 열기와 분노를 더해가고 있다.
15일 찜통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성주군은 초입부터 "국민이 마루타냐", "우리의 소원은 평화, 사드 물러가라" 등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부끼고 있었다.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게양하면서도 바로 옆에 "NO, 사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함께 걸어놓은 집들도 눈에 띄었다.
경산 3리 마을회관에서 더위를 피하던 김모 할머니(77)는 "사드를 하려면 우리들에게 물어보고 해야지,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고 여기에 놓겠다고 하면 되겠나"라며 "일의 순서가 틀려버린 것"이라며 정부를 꾸짖었다.
성주 선남면에서 살고 있는 노 모씨(57)는 "성주가 참외 말고는 먹고살 것이 없다. 사드가 들어온다면 전국에서 '참외하면 성주참외'였는데 '사드참외' 소리를 듣게 생겼다"며 "이제 참외농사를 마치고 걷어내는 시기인데 내년에 농사를 지을 수나 있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성밖숲에서는 폭염 속에서도 삭발식과 군민 결의대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야외무대 옆에선 흰 삼베옷을 걸친 군민들이 높이 솟은 장대를 가운데 두고 빙빙 돌면서 손에 쥔 색동끈을 장대에 감았다 풀었다 하며 노래를 불렀다. 성주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측은 전래놀이인 '단심줄 놀이'로, 12색으로 성주 군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사드 투쟁에 나서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차재근 투쟁위 총연출감독은 정부측에서 흘러나오는 '성주 롯데골프장 제3 후보지설'에 대해 "롯데 C.C가 그렇게 좋다면 애초에 거기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군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골프장으로 군민들을 분열시키고 갈라놓으려 하는 것인데 우리 성주는 단단히 하나로 뭉칠 것"이라고 일축했다.
삭발식에 796번째로 참여한다는 한 군민도 "거기는 성주가 아닌가. 우리는 성주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사드 배치가 안된다는 것"이라며 "군민을 가지고 마루타 생체실험을 하겠다는 것인가. 절대 사드배치는 안된다"고 단언했다.
오후 4시부터 성주 성밖숲 공원에서 군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 걸쳐 장대한 집단 삭발식이 진행됐다. 워낙 삭발하는 인원이 많기에 성주의 이미용사들 외에서 대구의 이미용사 수십여명도 이날 삭발식에 참가해 삭발을 도왔다.
당초 투쟁위측은 광복절에 맞춰 지역 참가자 815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쇄도해 추첨을 통해 1천명을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 장소 최다 인원' 국내 기네스기록을 위해 기록 확인에 나선 한국기록원에 따르면, 이날 삭발식에는 902명이 참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특히 지역 유림들이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앞장서 삭발을 단행했다. 성주청년유도회의 김정수씨(55)는 같은 유림 네명과 함께 삭발에 앞서 큰절을 두번 올린 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로 삭발은 유가에서는 큰 불효"라면서 "유림이 머리를 자르는 것은 강한 항의를 의미한다"며 삭발의 의의를 밝혔다.
815번째로 삭발을 한 이신곤씨는 "도덕도 없고, 윤리도 없고, 정의롭지 못한 국가정책이기에 이 뙤약볕 속에서 군민들이 고생하고 있다"며 "우리 군민 누구든 올라와서 당당히 성주 사드 철회에 대해 청와대까지, 백악관까지 들리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민들은 삭발을 한 뒤 '사드 결사반대'라고 적힌 파란 띠를 머리에 질끈 동여맸다.
이어 박효정 투쟁위 사무처장은 군민 앞에서 낭독한 '대통령에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의 잃어버린 일상을 돌려달라. 지난 7월 13일 날벼락처럼 사드배치가 발표나고 우리 군민들은 일상을 잃어버렸다"며 "성주는 참외농사를 짓는 평화로운 고장이었는데 사드배치가 발표나자 성주가 갑자기 전쟁터가 됐고 군민들은 내 땅에서 난민이 됐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의 이 뼈아픈 모습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가슴으로 봐주기 바라고, 지금 이 한맺힌 목소리를 귀로만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달라"고 울먹이면서 "우리가 어떤 상황과 말에도 믿어드리고 지지해드렸던 박 대통령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우리의 아픈 마음과 힘든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군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의 땅과 우리 미래, 평화와 안보를 위한 위대한 싸움의 맨 앞장에 서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우리가 성주에서 사드를 막아내면 이 땅 어디에도 사드는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제3부지니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고, 행정부와 국방부에서는 TF팀을 구성해서 앞장서서 열심히 (투쟁) 하는 사람들을 협박하고, 세무조사를 들먹이고 있다"며 "(사드 포대를) 옮긴다, 안옮긴다에 절대 흔들리면 안된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성주군민들은 결의대회 도중 "이 땅 어디에도 사드배치 필요없다" "5만 군민 하나되어 사드배치 막아내자"고 구호를 외치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군민들은 지역 도공들이 빚은 도자기를 깨거나, 삭발식에서 자른 머리카락을 먹물에 묻혀 사드 철회 글쓰기 행위예술을 벌이기도 했다. 투쟁위는 삭발식 참가자들의 이름을 동판에 새겨 보관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7일에는 성밖숲에서 성주포대를 잇는 대규모 평화인간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성주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성주군민들의 싸움은 갈수록 열기와 분노를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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