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한(無知漢·몹시 무식하고 포악한 자) 박근혜가 또 다시 망언을 내뱉었다.
박근혜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가 수감된 감옥을 '하얼빈 감옥'으로 틀리게 말하는 최악의 오류를 저질렀다. 시작부터 "건국 68주년"이라는 망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더니 1분도 되지 않아 다음의 망언이 터져나왔다.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정상적인 역사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합이빈(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저격한 곳이고, 순국한 곳은 여순(뤼순) 감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얼빈은 연해주에 가까운 지역으로 흑룡강(헤이룽장)성에 속한 곳이고, 뤼순 감옥은 만주 지역으로 현재 요령(랴오닝)성 대련(다롄)시에 있던 곳으로서, 서로 900km 정도의 거리로 멀리 떨어져 있다.
뤼순 감옥은 1902년 러시아가 지었으나, 러일전쟁 이후 일제가 만주 지역을 점령하면서 일제에 넘어갔다. 주로 각국의 항일 운동가들을 수감하였으며 도마 안중근, 단재 신채호, 우당 이회영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순국한 곳이다.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당국의 부실한 교육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 여럿이 순국한 곳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하얼빈과 뤼순(현 다롄)은 약 900km 떨어져 있는데, 이는 한반도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하얼빈과 뤼순은 넓디넓은 중국에서 광역 단위인 '동북3성'으로 묶인다는 점을 빼면 (동북3성의 넓이는 한반도 넓이의 3.5배가 넘는다) 지역적으로 완전히 다른 곳이므로, 내용을 아는 상태에서 실수의 여지는 없다.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공식 발표 내용은 발표자 본인이 작성했든 실무진이 작성했든 최종 발표 전 실무진의 점검을 거친다. 이번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의 문구를 누가 작성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청와대 담당 실무자가 이를 검토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 수반의 공식 발표문에 이렇게 참담한 오류가 들어간 것은 무엇 때문인가?앞서 밝힌 이유로,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라면 실수로 이렇게 쓸 수 없다.
상대 비방과 자화자찬으로 가득한 '경축사'에서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부분은 앞 부분에 형식적으로 짧게 붙어있다. 등장하는 독립운동가는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 뿐이며, 모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렇게 두 분밖에 되지 않는 독립운동가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본적인 사실을 틀린 것이다. 이는 '경축사'가 처음부터 민족의 해방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개인과 그 추종 집단의 정략적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보여준다.
박근혜는 이번 '경축사'를 통해, 정권의 국정 실패에 대해서 야당과 반대 세력을 탓하고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등, 또다시 '답이 안 나오는' 행보를 보였다. 또한 힘든 청년의 실태에 대한 자조적인 말들을 "잘못된 풍조"로 칭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박정희 독재 시대를 미화하는 헛소리들을 쏟아냈다.
국정 현안에 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에 입을 닫고, 실패한 '노동 개혁' 등의 각종 정책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데에 시간을 낭비했다. 재벌의 경제 독점에 대한 이야기는 한 글자도 없이 노동자들의 양보만 강조하는 등 여전히 뻔뻔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특히 최근 이슈에 관하여, 이미 대북 억지력 측면에서 무용지물로 드러난 미군 사드(THAAD) 배치를 다시 옹호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라'는 말을 반복하여, 정신 상태를 의심케 했다.
또한, 이번 '경축사'에는 지난 해에 이어 "건국" 이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여 친일 세력 복권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는 201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70주년을 맞아 이른바 '건국 7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고자 하는 뉴라이트 등 친일 옹호 세력의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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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부분이 오만과 독선과 아집으로 가득찬, 오로지 그들의 정략적 목적만을 위한 '경축사'에서 본래 광복절 경축사가 가져야 할 기념의 의미가 설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악질 충일군인인 박정희를 숭배하는 친일 옹호 집단의 정권에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갖춘 책임자도 없을 것이다.
종합하자면, 박근혜의 이번 망언은 역사 의식이 없는 관료가 정략적 목적으로 '경축사'를 작성하면서 생긴 필연적 '사고'에 해당한다. 애초에 그들에게 있어서 안중근 의사가 어디서 거사를 치르고 어디서 순국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 순국자는 안중근이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일지도 모르며, 그렇게 생각하면 '애국자'가 순국한 곳은 뤼순 감옥이 아니라 하얼빈 역이라는 말도 있다. 겉으로는 일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던 척 하던 저들이, 근래에는 위안부 협상 등 노골적으로 친일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단지 농담으로만 여길 수만은 없으리라.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리에 있는 박근혜 집단의 참담한 역사 의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번 사건을 접하고 있노라면, 저들이 대한민국 정부인지 일본 정부인지 정말 진지하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일제가 패망한지 71년, 광복절을 맞아 다시 한 번 묻게 된다. 과연 이 나라에 진정한 주권이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는 정말로 이 나라의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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