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KOSPI(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저유가와 저금리, 저원화가치 등 이른바 '3저 현상'과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로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투자와 고용은 여전히 부진해 기업소득을 가계소득으로 이전할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 발표 상장기업, 절반이 예상치 웃돌아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개 주요 상장기업 가운데 80개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IT와 화학, 건설, 금융은 물론 부진했던 조선과 철강까지 주요 산업들이 전반적으로 장사를 잘했다. 삼성전자가 2년여 만에 8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뒀고, 조선업종 불황 속에서도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이익은 7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8%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1조 1천195억 원을 벌어 역대 두번째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정유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냈다.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투자와 고용은 여전히 부진해 기업소득을 가계소득으로 이전할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 발표 상장기업, 절반이 예상치 웃돌아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개 주요 상장기업 가운데 80개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IT와 화학, 건설, 금융은 물론 부진했던 조선과 철강까지 주요 산업들이 전반적으로 장사를 잘했다. 삼성전자가 2년여 만에 8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뒀고, 조선업종 불황 속에서도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이익은 7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8%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1조 1천195억 원을 벌어 역대 두번째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정유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158개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32조 7천억 원으로 예상치보다 7% 가까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상장기업 8백여 개 전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도 34조 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전체로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상반기 이익 '사상 최대'... 연간도 '사상 최대' 유력
증권업계는 이런 호조가 3분기에도 이어지며 올해 연간으로도 영업이익이 140조~150조 원을 기록하며 2011년과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백찬규 선임연구원은 "전체 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삼성전자를 빼고 계산하더라도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상당폭 늘었다. 이익 증가가 몇몇 기업과 업종에서가 아니라 대다수 업종에서 두루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저유가 등 '3저' 효과... 구조조정·인원 감축도 한몫
증권업계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요인으로 저유가를 꼽고 있다. 2014년까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이던 연평균 국제 유가가 지난해 51달러(두바이유 기준)로 폭락하고 올해들어서는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중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이자 비용이 줄었고, 수출기업의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한때 천2백 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것도 이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이 매출액 위주의 외형 경쟁을 자제하고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을 강화한 것도 이익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4년 한화-삼성그룹 간 방산·석유화학 부문 '빅딜'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이 비주력 부문을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인원 감축과 각종 경비 삭감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맨 효과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돈 벌어 금고에...현금성 자산도 '사상 최대'
문제는 기업들이 손에 쥐는 이익이 늘고 있지만, 투자나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즉시 인출 가능한 예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을 더한 '현금성 자산'은 614조 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관련 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6월 한 달에만 18조 6천억 원 늘어 월간 증가 규모에서도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들의 설비 투자 규모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가량 감소했다. 전경련이 지난 4월 발표한 '고용 계획' 조사를 보면, 10대 그룹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8만 440명에서 올해 7만 9,144명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익 증가율> 임금 상승률... "기업소득, 가계로 더 넘겨줘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못한다면, 여유자금을 임금 등의 형태로라도 가계로 넘겨줘야 수요가 늘어 경제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하지만 서강대 경제학부 김영익 교수가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998년에서 2007년까지 기업의 영업이익이 연평균 10.3% 증가한 데 비해, 임금은 6.9%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그 격차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임금 상승률이 이익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임금 상승률은 5.0%로 기업 이익 증가율 5.8%보다 낮았다. 김영익 교수는 "가계소득을 늘려야 안정적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며 "저유가와 고환율 등의 수혜를 입어 증가한 기업소득 일부가 가계로 이전되도록 더 적극적인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장원기자 (jw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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