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의 의혹들을 풀 수 있는 '400톤의 철근에 대한 보도'가 순식간에 묻혀버린 것처럼, 잠수함 충동설과 국정원 개입설도 완전히 묻혀버렸다. 미디어오늘이 제기했고,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가 심층보도한 문제의 철근은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투입될 것이었다. 세월호가 침몰할 때 국정원과 통화한 청해진 직원은 세월호의 주임무가 철근(그 이상의 무엇이 있을 수도 있다) 등을 나르는 것이라고 고백까지 했음에도 관련 보도는 세월호처럼 수장돼버렸다.
세월호 실소유주가 국정원(국정원은 박정희의 중앙정보부 때부터 별도의 사업을 벌였다, 작금의 우영회처럼. 노무현 정부 때는 불가능했지만 이명박근혜의 국정원이 비밀리에 별도의 사업을 벌였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 이유는 예산 중 특수비의 비율이 축소됐기 때문이다)이고 정부가 운항에 개입했으며, 괴담으로 치부되는 세월호 고의침몰설이 상당한 신빙성을 얻는 400톤의 철근과 그 이상의 증거들은, 해수부의 비호 하에 중국 인양업체에 의해 세월호 화물칸에 집중적으로 뚫은 140여 개의 구멍을 통해 어둠 속에서 빼돌려지고 있다.
어쩌면 구멍을 뚫는 것은 잠수함 충돌설을 감추기 위해 비슷한 형태의 구멍들을 많이 만들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세월호 인양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선체에 치명적 상처를 주기 위함일 수도 있다. 세월호를 인양할 때 선체가 찢어지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양에 실패하다록 만들기 위해.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해군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자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
생존한 승객들의 공통된 증언에 따르면, 세월호가 운항 도중 거대한 물체와 충돌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때 거대한 굉음을 들렸고 세월호가 크게 흔들렸으며, 컨테이너들이 떨어졌다는 이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충돌로 인해 세월호 선체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혔을 가능성이 높다. 충돌에 의한 상해는 세월호의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였을 테고, 이 때문에 세월호는 인양이 힘든 맹골수도에 이르러 침몰했을 것이다. 이럴 경우 세월호 고의침몰설은 정당성을 상실하고, 따라서 인신공양설은 폐기될 수밖에 없다(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자로과 세월호참사 초기에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잠수함 충돌설(충돌지점의 수심을 고려하면 가능한 추론이다. 해군이 레이더 영상을 공개하면 무엇과 충돌했는지 알 수 있다)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파파이스에서 밝혀낸 주장들은 신빙성을 잃게 된다. 자로의 동영상을 모두 다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어, 향후 파파이스 측의 답변이 궁금해진다. 상식적으로 보면, 그리고 박근혜의 7시간을 고려하면 자로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세월호가 잠수함에 충돌했다면 해군이 가지고 있을 항적기록만 공개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잠수함의 항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해, 국민 304명이 죽은 세월호참사는 정권과 국정원의 운명을 결정하는 한국현대사의 최대 비극임에도 해군의 명예와 수출을 위해 잠수함 충돌설을 숨겨야 했다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정부의 부실한 대응과 함께 해군이 책임져야 할 것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로의 분석이 옳다면 필자가 상식 선에서 의문이 들었던 것이 상당 부분 해결된다. 닻의 힘으로 방향을 바꿀 정도라면, 그 이전에 닻이 끊어졌을 터이고, 닻이 설치된 곳에 엄청난 하중이 걸리기 때문에 그 부분의 선체가 파손됐어야 했다. 자로가 보여준 영상에는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았고, 거대한 배를 닻과 암초 등의 충돌을 통해 세월호처럼 거대한 선박을 지그재즈로 운항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과학적이면서도 상식적이다.
세월호참사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장과 선원만 구하고, 해경은 가장 많은 비밀을 알고 있을 선장을 자신들의 거처로 빼돌린 것은 잠수함 충돌설에 대해 입막음을 하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모든 방송들이 생중계를 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구조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면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병우가 구조책임자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지 않도록 외압을 넣은 것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으로 등장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추악한 민낯인 '7시간의 비밀'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박근혜(롯데호텔 36층에서 시술을 받았다는 보도는 엇갈리는 증언과 제보의 혼란을 해결해주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신빙성을 가진다)와 최순실의 입장에서는 정권의 파국을 막기 위해 대책회의를 진행(김기춘과 우병우가 주재했을 것)했겠지만 잠수함 충돌을 숨기는데 집중하느라 제대로 된 대응도, 효율적인 승객 구조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대한 비판이 청와대로 향할 것이 두려웠던 이정현이 KBS와 MBC에 전화를 걸어 보도를 통제했고, 김기춘의 지시 하에 조직적인 외압이 있었고, 김시곤 국장의 내부고발에도 불구하고 이것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가 해경을 해체하는 충격요법을 들고나옴으로써 자신으로 향하던 국민적 비판을 희석시키는데 성공했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해경 인사들을 이전시킨 것도, 해군을 보호함과 동시에 수출을 성사시키고 7시간의 비밀을 숨기기 위한 철저한 입단속에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조를 하지 않은 해경 출신들이 줄줄이 승진하고 담당검사가 공천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로 보면 설명이 가능하다. 신기술이라고 하지만 검증이 한 번도 되지 않은 중국업체를 세월호 인양 주관업체로 선정한 것도, 세월호 인양을 무한대로 늦추거나 인양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면,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기 위해 지랄발광을 했던 것도, 세월호특조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짐승보다 못한 칫을 자행하고 유족과 관련자들을 24시간 사찰(세월호 유족에게 들었다)한 것도 설명이 가능하다.
이 모든 것들이 잠수함 충돌설과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돌리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었을 수도 있다. 시술을 받느라 세월호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박근혜의 7시간은 잠수함 충돌설보다 더욱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참사의 진실에 다가가는 핵심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방해했으며, 참사의 진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각종 음모론을 방관했을 수도 있다. 역으로 음모론을 만들어 혼란을 더욱 부채질했을 수도 있다, 7시간의 비밀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지 않도록.
단, 잠수할 충돌이 의도된 것이라면 세월호참사는 차원이 달라진다. 고의침몰설도 증거인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의로 침몰시킬 이유를 찾는 것으로 넘어간다. 이럴 경우 문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해진다. 세월호가 실어나르는 무엇에 불만이 있는 집단이 더 이상 이런 짓을 못하도록 한 것이거나, 아니면 충돌을 피할 수 없었지만 잠수함의 국적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중 하나여서 세월호에 실은 화물의 실체가 드러날 것을 막기 위해 고의로 수장시켰다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의 국적이 이스라엘이었다면 해상에서 핵폐기물을 넘기려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세월호에서 바다로 내보면 이스라엘 잠수함이 수거하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이런 추측은 대단히 위험하고 확률적으로 매우 낮아서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인양업체가 밤에만 활동해 해수부를 통해 증거들을 인멸하고 있다는 유족의 증언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참사 당시의 해경은 세월호 승객을 구하려 간 것이 아니라 빨리 침몰시키기 위해 승걕의 탈출을 막은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세월호 직원들의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도 설명이 가능해진다. 빨리 침몰시키는 목적이라면 바다로 뛰어든 승객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다로 뛰어든 승객이 많다면 구조의 시간이 더욱 걸렸을 테고, 그럴 경우 침몰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의 양도 늘어났을 것이다. 정부로서는 침몰의 원인을 숨기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이럴 경우 해군과 정권이 받을 타격은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진다.
이때부터 고의침몰설과 7시간의 비밀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게 됐고, 그 결과 정부는 고의침몰설과 7시간의 비밀이 하나의 음모론처럼 치부될 수 있도록 만들어 진실규명에 멀어지거나, 세월호에서 증거들을 인멸하거나, 세월호 자체를 인양이 불가능하도록 만드는데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인양은 무한대로 늘어졌고, 그 덕분에 잠수함 충돌설은 영원한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로의 동영상을 보고 글을 대폭 수정한 것은, 자로가 주장한 것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이 주어진 세월호특별법의 재개정을 위함이며, 세월호 유족들의 고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또한 특검에게 너무나 많은 부담이 주어지는 것도 막아야 하며, 헌재의 탄핵 인용을 하루라도 앞당기고, 자로의 희망처럼 내년 초에는 세월호참사의 과학적 토론의 공론화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내년 7일이면 세월호가 침몰한지 1000일이 된다. 1000일! 세월호는 만신창이가 되도록 인양되지 못했고, 9명의 미수습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도 못했다. 미수습자 가족의 꿈이 다른 희생자 가족들처럼 유족이 되는 것이라고 할 정도니, 이게 나라라 할 수 있단 말인가? 필자도 2014년 4월 16일 이후 가슴 한 편에 자리한 무거운 돌을 치우고 싶다. 아이들을 위한 몇 편의 시로 나만의 장례식이라도 치르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세월호 인양이 무엇보다도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세월호를 당장 인양하라! #세월호를 당장 인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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