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국조특위 ‘구치소 청문회’-
문서 유출
“인사안 최씨에 인편·이메일로 보내
그러나 큰 수정은 없어
작년에도 최씨에게 청와대 문서 전달”
세월호 당일
“대통령 매우 피곤해해
오후 2시 말미에 관저 가서 처음 봐
미용사 자매는 내가 지시해 불러”
최순실 평가
“대통령이 잘 아는 분이라 많이 상의
사익 취한 점은 미스터리
김기춘이나 우병우에 보고 안 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공동취재사진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6일 오후 수감중인 서울남부구치소(서울 구로구)에서 진행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청와대 자료 유출 등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들을 대체로 시인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정 전 비서관이 각종 정책 자료나 인사안, 연설문 등의 공무상 기밀을 유출한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말씀자료를 보내주고 최순실씨가 의견을 말하고 수정도 한다. 인사안을 발표할 때 발표안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최씨에게 사전에 인편이나 이메일로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인사안에 대해 큰 수정은 없었다”고 답했다고 정유섭 의원은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서 유출 시기에 대해 2013~2014년뿐 아니라 “2015년에도 조금 전달한 게 있다”고 말했다고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는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아주 잘 모시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어서 많이 상의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사익을 취하고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을 지원받은 점’을 언급하자 “그건 미스터리라고 본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최씨는 굳이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이 아니고 뒤에서 대통령을 도우시는 분이기 때문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의원들에게 답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 관한 추궁도 이뤄졌다.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그날만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고 대통령이 매우 피곤해했다”며 “나는 점심 먹을 때 텔레비전에 ‘전원 구조’라고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밥을 먹었는데, 오후 2시 말미에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깨닫고 관저로 가서 대통령을 처음 봤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나 이후 “대통령을 직접 대면했는지, 인터폰으로 대화를 나눴는지는 잘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그날 오후 5시 좀 넘어서도 박 대통령을 대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당일 관저에 (대통령 외에) 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평상시대로 근무하면서 서면이나 전화로 보고받고 전화로 지시했다. 미용사는 일정이 있는 날엔 오전에 왔는데 그날엔 박 대통령이 밖에 나갈 것 같아서 정호성 전 비서관이 콜해서 들어와 머리를 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말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 오아무개 청와대 행정관한테 그런 내용을 보고받고 ‘그걸 왜 나한테 하느냐, 민정수석실에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이게 왜 회수가 안 되고 조치가 안 취해졌는지 이상하다”고 말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의 평소 일상과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은 “일정 담당 비서관으로서 만찬·조찬은 잡지 않았다”고 했고, ‘토·일요일에는 미용사가 오지 않는데 박 대통령이 공식행사에는 가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혜훈 의원은 “토·일요일엔 아예 외부 일정이 없는 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심정’을 묻자 “운명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고, ‘퇴임 후 박 대통령을 모실 생각이냐’고 질문하자 역시 “운명이라 생각하고 모실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위원들이 26일 저녁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연 현장 청문회에 최순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자, 접견실에서 비공개 청문을 한 뒤 나오고 있다. 이날 현장 청문은 구치소 쪽의 취재 거부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의왕/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문서 유출
“인사안 최씨에 인편·이메일로 보내
그러나 큰 수정은 없어
작년에도 최씨에게 청와대 문서 전달”
세월호 당일
“대통령 매우 피곤해해
오후 2시 말미에 관저 가서 처음 봐
미용사 자매는 내가 지시해 불러”
최순실 평가
“대통령이 잘 아는 분이라 많이 상의
사익 취한 점은 미스터리
김기춘이나 우병우에 보고 안 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공동취재사진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6일 오후 수감중인 서울남부구치소(서울 구로구)에서 진행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청와대 자료 유출 등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들을 대체로 시인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정 전 비서관이 각종 정책 자료나 인사안, 연설문 등의 공무상 기밀을 유출한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말씀자료를 보내주고 최순실씨가 의견을 말하고 수정도 한다. 인사안을 발표할 때 발표안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최씨에게 사전에 인편이나 이메일로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인사안에 대해 큰 수정은 없었다”고 답했다고 정유섭 의원은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서 유출 시기에 대해 2013~2014년뿐 아니라 “2015년에도 조금 전달한 게 있다”고 말했다고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는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아주 잘 모시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어서 많이 상의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사익을 취하고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을 지원받은 점’을 언급하자 “그건 미스터리라고 본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최씨는 굳이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이 아니고 뒤에서 대통령을 도우시는 분이기 때문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의원들에게 답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 관한 추궁도 이뤄졌다.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그날만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고 대통령이 매우 피곤해했다”며 “나는 점심 먹을 때 텔레비전에 ‘전원 구조’라고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밥을 먹었는데, 오후 2시 말미에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깨닫고 관저로 가서 대통령을 처음 봤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나 이후 “대통령을 직접 대면했는지, 인터폰으로 대화를 나눴는지는 잘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그날 오후 5시 좀 넘어서도 박 대통령을 대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당일 관저에 (대통령 외에) 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평상시대로 근무하면서 서면이나 전화로 보고받고 전화로 지시했다. 미용사는 일정이 있는 날엔 오전에 왔는데 그날엔 박 대통령이 밖에 나갈 것 같아서 정호성 전 비서관이 콜해서 들어와 머리를 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말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 오아무개 청와대 행정관한테 그런 내용을 보고받고 ‘그걸 왜 나한테 하느냐, 민정수석실에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이게 왜 회수가 안 되고 조치가 안 취해졌는지 이상하다”고 말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의 평소 일상과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은 “일정 담당 비서관으로서 만찬·조찬은 잡지 않았다”고 했고, ‘토·일요일에는 미용사가 오지 않는데 박 대통령이 공식행사에는 가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혜훈 의원은 “토·일요일엔 아예 외부 일정이 없는 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심정’을 묻자 “운명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고, ‘퇴임 후 박 대통령을 모실 생각이냐’고 질문하자 역시 “운명이라 생각하고 모실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위원들이 26일 저녁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연 현장 청문회에 최순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자, 접견실에서 비공개 청문을 한 뒤 나오고 있다. 이날 현장 청문은 구치소 쪽의 취재 거부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의왕/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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