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세월호 참사 이슈를 다뤄온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난 10일 방송한 1056회 '두 개의 밀실- 세월호 화물칸과 연안부두 205호'에서 사고 당시부터 인양까지 국정원 개입 의혹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그동안 세월호와 관련된 국정원 개입은 참사 직후부터 제기됐다.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일본에서 들여오면서부터 국내 첫 출항 전까지의 국정원 개입은 물론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 내에서 국정원이 보고 대상에 포함된 점, 또 출항 직전 화장실 물비누 부족까지 챙겼던 국정원 지적 사항 서류 등이 의혹을 가져왔다.
이어 세월호 화물칸에 과적된 철근 246톤 목적지가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였다는 미디어오늘 단독 보도가 제기되면서 정부 개입 가능성이 커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제주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매일 기록한 한 강정마을 주민과 인터뷰를 통해 사고 당시인 2014년 4월16일부터 29일까지 남방파제 위에 철근을 심는 공사현장이 변화가 없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56회 '두 개의 밀실' 편 화면 갈무리. |
이미 2009년 1월 해군이 흘리고 간 수첩을 통해서도 해군기지 건설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흔적이 드러난다. 이 수첩에는 2008년 9월 소집된 비밀회의에는 검찰과 경찰, 제주 당국과 해군을 포함해 국정원이 참석했다. 수첩에는 국정원이 "측면 지원을 약속했다"는 취지의 메모가 있었다.
실제로 2012년 국정원은 해군기지 공사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사람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압수수색하는 등 측면 지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국정원이 해군기지 건설 진행에 개입했다면 사고가 있던 4월16일 세월호 출항을 압박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국정원이 세월호 인양 과정에 개입한 정황도 제기됐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대 보령호를 참사 현장에 지원하도록 요청한 것은 국정원이었다. 이 현대 보령호의 선주회사는 '오션 C&I'. 이 회사는 2008년 4억 자본금으로 설립돼 7년만에 순자산 40억원을 남긴 업체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회계사는 "기술력은 어떻게 평가할 수 없고 다만 관급 공사를 통해 사세를 키워온 점은 확인된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업계에서 수주액이 낮게 평가된 또 다른 정부 계약에 나선다. 바로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세월호 인양 작업'이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오션C&I는 구난 작업을 해보지 않은 업체로 주로 해저케이블 공사를 했다. 현대 보령호는 2000톤 급의 대형 바지선이지만 구난이나 인양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참사 당시나 인양 작업 과정에 참여했던 민간 잠수사들의 증언이다.
▲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56회 '두 개의 밀실' 편 화면 갈무리. |
오션C&I가 인양 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의문점이 남는다. 오션C&I 측은 지분 70%를 담당하는 상하이샐비지 측에서 에이전트를 통해 컨소시엄 구성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이전트 쪽은 "인양 전문(에이전트)이 아니다"면서도 "인양 작업에 관심이 있어서 알아보던 중 상하이 샐비지에 연락을 했다. 오션C&I와는 이전에도 사업을 같이한 적이 있다"고 말해 묘하게 어긋나는 기류를 보였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던진 질문은 상하이 샐비지로 옮아간다. 상하이 샐비지는 중국 국영 해난구조업체인 차이나 샐비지의 3개 지사 중 한 곳이다. 이 차이나 샐비지는 세월호 참사 직후 꾸려진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 지시로 설치된 '세월호 인양TF팀'이 찾아갔던 곳이기도 하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그래서 참사 초기 세월호 인양 업체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했다. 업계관계자들에 의하면 오션C&I는 해상 케이블 설치 공사 등 구난보다는 공사 전문 업체다.
상하이샐비지와 오션C&I가 지분 7:3으로 구성한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은 1000억원으로 제시했던 정부 수주액보다 낮은 가격인 851억원을 제시해 선택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당시 인양업체 선정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을 만났다.
이 전문가들은 대부분 인양 기술에는 문외한이라고 스스로 밝혔으면서도 적어도 인양 기술 등 측면에서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은 3~4위 권이었다고 증언했다.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이 1위였던 항목은 하나, 계약금액이었다.
인양 과정에서도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연내 인양이 가능하다고 했던 상하이샐비지 측은 인양 가능 시점을 수차례 연기하다가 결국 연내 인양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또 인양 공법도 두차례 가량 변경했다.
▲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56회 '두 개의 밀실' 편 화면 갈무리. |
가장 큰 문제는 선체 훼손이다. 초기 선체에 2개 정도 타공만 하면 된다고 했던 정부와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 측은 현재 지름 1~1.2m 가량 되는 구멍을 선체에 130여개를 냈다. 이 구멍은 선체 밑바닥인 1층과 2층 화물 데크에 집중됐다.
정부와 인양업체 측은 배의 부력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전에 같은 이유로 제시했던 타공 숫자 2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더 큰 의혹은 '화물칸'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구조에 참여했거나 인양에 참여했던 잠수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정부는 국내 잠수살들의 화물칸 접근을 막았다. 그리고 현재는 중국 잠수사들만이 화물칸에 접근할 수 있다.
세월호 인양 과정을 감시하고 있는 4.16세월호참사가족대책협의회의 가족인 정성호씨는 "왜 밤에만 (인양) 작업을 하느냐"며 "낮에는 물건을 꺼내는 것도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56회 '두 개의 밀실' 편 화면 갈무리. |
그리고 현재. 컨소시엄 지분 30%를 담당한 오션C&I는 지난 6월 현대 보령호를 철수시켰다. 그나마 현장에서도 잠수사가 잠수하기 직전에 잠깐 이용하는 등 역할이 미비했던 현대 보령호는 그나마 현장에 남아있지도 않다. 그러면서 해수부는 올해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현장 조사를 하면서 손해가 발생했다며 상하이 샐비지 컨소시엄 측에 5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계약에 없던 추가금액이다.
근거법 해석에 차이를 보이면서 정부는 세월호참사특조위를 지난 9월30일 해산시켰다. 권영빈 세월호특조위 상임위원은 프로그램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해수부와 상하이 샐비지컨소시엄이 밀실에서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특조위가 해산되면서 견제할 세력도 없어졌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3864#csidxa775ff5247cc84e848773524a7ad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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