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논란이 된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밝혔다. 지난 10월 18일 강남구 신사동 더 블루K 사무실에 남은 원목 책상에서 발견했으며, 관련 내용은 이미 검찰에도 밝혔음을 강조했다.
8일 JTBC는 메인 뉴스 <뉴스룸>에서 새누리당과 극우 단체의 '누군가 의도적으로 태블릿 PC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정면 부인하며 입수 경위를 세세히 밝힌 후, 관련 의혹을 '일부 정치인의 황당한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뉴스룸>에 따르면, JTBC 보도국은 지난 10월 3일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최순실 씨의 차명회사를 추적한 결과, 더 블루K가 최순실 씨의 여러 차명회사 중 핵심 회사라는 심증을 굳혔고, 이 회사 사무실이 강남구 신사동에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같은 달 18일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의 버려진 책상에서 태블릿 PC를 입수했다는 것. 당시 사무실에는 원목 책상이 버려져 있었는데, 태블릿 PC 외에도 여러 문서가 함께 남았다고 JTBC는 주장했다. JTBC는 이 책상이 누가 쓰던 것인가에 관해서도 관련 단서를 갖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JTBC는 해당 사무실이 더 블루K 사무공간이었음을 확인해 준 건물 관리인의 확인 코멘트와 보도진이 태블릿 PC를 검찰에 제출할 때 작성한 증거물 서류까지도 제시해 '조력자 설'을 부인했다. 제보자가 없었으며, 취재진의 탐사보도 결과 '특종'을 만들어냈음을 강조했다.
JTBC는 이어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고영태 전 더 블루K 이사의 말도 정면 반박했다. JTBC는 취재기자의 코멘트를 통해 "고영태 씨는 지난 10월 5일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JTBC 취재진이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를 끼고 다니면서 수시로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영태 전 이사는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의 대통령 연설문을) 하도 많이 고쳐서 화면이 빨갛게 보일 정도'라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는 (나이가 많아)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말한 고영태 전 이사의 말과 정면 배치된다.
JTBC는 이에 관해 "고영태 전 이사는 이미 검찰 조사서에서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를 이용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추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그간 극우사이트와 새누리당 친박계 등에서는 꾸준히 JTBC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에 관한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입수 과정의 의혹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 표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간에는 독일의 최순실 씨 소유 사무실에서 입수했으리라는 설과 고영태 전 이사가 JTBC에 이 PC를 제공했으리라는 설이 많았다.
관련 의혹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청문회에서도 제기됐다. 하지만 고영태 전 이사가 "JTBC가 보도한 태블릿 PC는 제가 준 것이 아니"라며 "태블릿 PC를 입수한 기자분이 직접 명확하게 설명했으면 한다"고 답해 '고영태 제시설'은 묻히는 수순이었다.
이어 친박인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이날(8일) 오전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태블릿 PC 유출 경위를 국정조사 등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며 "JTBC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와 관련한 증인을 다음 청문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말해 다시금 태블릿 PC 관련 의혹이 재점화됐다.
JTBC의 태블릿 PC 관련 보도 자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끈 결정타로 평가된다.
JTBC <뉴스룸>은 지난 10월 24일 최순실 씨가 드레스덴 선언을 비롯한 44개의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전달받았고, 최 씨가 연설문 수정에 개입했음을 보도했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게 태블릿 PC의 자료였다. 이 보도로 인해 정국은 급변했다.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은 1차 대국민사과를 했다. 반격의 카드로 청와대가 준비한 개헌안은 곧바로 묻혔고, 민심은 연이은 촛불집회로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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