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16일 관훈클럽 토론회서 “탄핵 기각되면 엄중 책임 물어야, 저항권 행사일수도”…“대통령직은 꿈꾸는 세상 만들기 위한 도구, 국민 원하는 바에 따라 최선 다할 것”

이재명 성남시장이 남북 관계를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 간 수교를 통해 적대성을 완화해주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선주자로서의 자신의 공약을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이 시장은 “한반도의 기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북·미와 북·일 간 수교를 지원해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남북 간의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해서 아예 전쟁 가능성이 닫히는 것은 아니다.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거나 독자적인 군사력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없이는 평화협정만으로 전쟁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물론 협정은 깨면 그만”이라면서도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우리 운명에 관한 것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결정권을 갖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평화협정을 비롯해) 가능한 수단은 다양하게 써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재명 성남시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강하게 펴놓으며 국민이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이 시장은 “만약 기각된다면 국민들로서는 국민 바라는 바대로 행동하지 않는 대리인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국민들로서는 집회와 시위가 될 것이고 저항권을 행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시장은 “저항권이 마치 총들고 혁명에 나서는 것을 말하는 것 같지만 그런 무력충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에 어떻게든 퇴진하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게 해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 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재명 성남시장은 특유의 시원한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발언 때문에 논란의 여지를 남긴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과 관련한 허위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TV조선을 폐간하겠다는 주장도 했다. 지난해 12월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무덤을 파 박정희 유해 옆으로 보내자”는 발언도 논란이 제기됐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친일독재 부패세력의 꼭두각시는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시장은 “표현이 과했다. 앞으로 신중 발언하겠다”면서도 “저의 과격 발언은 그 정도가 최대치였다.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직설적인 표현을 많이 한다. 다만 저는 정치적 언어라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다르게 해석되는 말 써서 속이지는 않겠다는 원칙을 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의 재정 상황을 이유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것에 대해 굳이 모라토리엄을 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한 것은 '정치적 쇼' 아니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정상적인 의미의 모라토리엄이 아니었던 건 맞다”면서도 “(시장 부임 당시) 1000억원 이상을 성남시 회계에서 갚아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규모 재정 구조조정이 필요했고 금액을 채워넣어야 했는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하기로 했던 사업 취소하면 반발이 나온다.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충격적 방법으로 시민에게 재정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공감하게 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정치적 쇼가 전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흙수저’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이재명 시장의 자산 규모는 정작 23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그 중 절반은 집값이다. IMF때 처음 분당에 집을 샀는데 그게 지금까지 도움이 됐다”며 “가끔 주식도 한다. 지금도 주식 자산이 절반”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 시장이 투자한 주식이 대체로 주로 비판했던 재벌 대기업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저는 재벌 기업 자체를 폄하하는게 아니라 재벌 기업을 지배하는 가문들의 부당한 지배형태에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속적으로 이재명 시장이 형수에게 퍼부었다는 욕설 논란도 불거진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제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 물의를 일으켰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다만 “시장 취임한 후 형님이 시장 형이라는 걸 내세워 시정에 심하게 개입했다. 결국 어머니를 통해 압력 행사하다가 거절하다가 어머니를 형이 폭행했다. 집에 가보니까 살림이 부서져있어서 제가 참기가 어려웠다. 어머니를 때린 형을 용서하기 좀 어려웠다. 그래도 참았어야 했다”고 답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공약인 법인세 증세와 군 복무기간 감축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영업이익 500억원 정도를 달성한 440여개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현재 수준 16%에서 24%까지 끌어올리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군 복무기간은 10개월로 단축하되, 군의 첨단화를 꾀해 선택적 모병제를 실시해 전문전투병 제도를 도입하자는 안도 꺼냈다. 기본소득의 도입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 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안도 언급했다.  

현재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은 민주당 내 후보들 중에서도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촛불 국면에서 빠르게 지지율이 올랐던 이 시장은 현재 이번 대선의 당내 경선 통과 가능성이 흐릿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운명에 맡기겠다”면서도 “나는 어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는게 아니라 꿈꾸는 세상 만들기 위해 (대통령직을) 도구로 생각한다. 이왕이면 좀 더 유용한 큰 도구가 있으면 좋다. 호미보다 트랙터가 있으면 좋다. (대선에서) 노력하되 트랙터 갖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꺼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후보들 중에서) 국가를 운영해본 사람들 별로 없다. 국가 운영하는 걸 옆에서 구경한 사람들이 주로 있다”며 “배로 치면 선장 한 사람을 뽑는 일인데 선장은 큰 배에서 주방장을 하거나 갑판원을 했던 사람보다는 좀 더 작은 중형배에서 선장을 했던 사람을 발탁하는 게 맞다”고 자신을 중형배 선장에 빗대어 설명했다.

또한 안희정·문재인 후보에 대해 “인적자원이 많은 사람들이 국정운영을 잘할거라는 얘기가 있다. 저는 그건 환상이라고 본다. 가까이 포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잘못하면 ‘순실이’ 되지 않냐”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5168#csidxdd9e9b7e7e103a2aa652e7f70354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