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색깔 의미에 민감
오방낭도 종교적인 것 아니냐”
오방낭도 종교적인 것 아니냐”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사실상 ‘국정 농단’ 행위를 벌일 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가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고 밝혔지만, 단순한 인간적 친분을 넘어 종교적 문제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설’도 나돌고 있다.
26일 여러 기록과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태민 목사를 통해 최 씨를 처음 만났다. 최 목사는 1970년대 불교와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해 ‘영생교’를 만든 뒤 교주가 됐다. 박 대통령과 최 목사가 인연을 맺은 것은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최 목사가 여러 차례 박 대통령에게 꿈에 나타난 육 여사의 메시지라며 편지를 보낸 데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박 대통령이 최 목사를 의지했던 배경에는 이 같은 종교적·영적인 부분이 깔려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순실 씨가 최 목사의 사실상 후계자로 된 것이 최 목사의 ‘영적 능력’을 이어받아서라는 설도 있다”며 “천주교 세례를 받고 절에서도 법명을 받는 등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박 대통령의 다종교 색채가 최 목사·최 씨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박 대통령이 색깔이 갖는 의미에 굉장히 민감한 것도 미적 감각보다는 종교적인 의미에 무게감이 실린다”며 “최 씨가 박 대통령이 중요 행사 때 입을 옷 색깔을 골라줬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 씨 소유의 태블릿 PC에서 오색 조각을 이어 만든 복주머니인 ‘오방낭’ 관련 사진 파일이 나오고 박 대통령의 취임식 때 비슷한 행사가 있었던 것도 이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최 씨가 전혀 관련 지식이 없는 외교·안보 분야나 인사 영역까지 개입한 정황이 나오는 것은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전문성이나 해박한 지식을 높이 샀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최 씨가 갖고 있는 다른 능력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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