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선서식에서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며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사안의 경우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를 비롯한 첫 인선을 청와대에서 직접 발표하며 언론과의 소통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 시절 불통의 상징이 된 청와대를 개방해 토론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대선’ 결과로 출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수순이다.
전임 박근혜 정부는 언론을 통제와 장악대상으로 보고 철저하게 언론자유를 침해했다. 박근혜 아니 그 이전인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정부의 ‘언론정책’은 비판 언론인 탄압과 배제로 일관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해직과 징계의 칼날을 맞고 쓰러졌고, 국민의 알 권리는 철저히 무시됐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할 언론개혁 출발점이 해직언론인 복직과 공영방송 정상화가 돼야 하는 이유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월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 브리핑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 하기 위해 마이크로 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인사 후보자를 발표했다. ⓒ 연합뉴스 |
하지만 정작 언론계 내부에선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구태의연하고 퇴행적인 모습이 반복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10일 일부 방송은 ‘문비어천가’라는 지적을 받을 만큼 ‘문재인 칭송’으로 일관했다.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마친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 도착할 때까지 과도하리만치 밀착 생방송을 진행한 방송사도 있었다.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모습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10일 진행된 문재인 정부 첫 인선 청와대 브리핑도 유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때 ‘꿀먹은 벙어리’처럼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이날 브리핑에선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1년 전 청와대였다면 이게 가능한 풍경이었을까. 기자들의 사전 질문지까지 유출되며 각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까지 받았던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모습은 이날 온데 간 데 없었다.
▲ 2016년 1월13일 박근혜씨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가 언론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 것처럼 언론 역시 스스로 형성해 온 언론기득권을 내려놓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과오나 잘못된 점을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보다 기자단 카르텔을 형성하는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청와대 출입기자단 ‘개혁’ 역시 시급한 과제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차원에서 기자실을 개방하고 기자단 카르텔을 과감하게 혁파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론은 자신들이 쳐놓은 기득권 장벽 안에서 그들만의 리그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언론이 존재 이유가 있을까. 지금 한국 언론은 그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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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6780#csidx93a54547ad63995a45328b2ef2454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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