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단체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태극기 집회를 열었지만 지도부의 공금횡령 의혹 등이 제기되면 갈등을 빚었다. 집회 도중 참가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조기 해산했다.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17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지도부를 향한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로 30분 가량 지연됐다.
이들은 ‘배신자 권영해, 정광택, 정광용. 박 대통령을 돈벌이로 이용한 정광용, 권영해, 정광택을 때려잡다’ 등이 적힌 손 팻말을 흔들며 고성을 질렀다.
앞서 지난 4월10일 정영모 정의로운 시민행동 대표는 박근혜 탄핵 기각을 위한 운동본부(탄기국)는 40억원대 기부금법 위반 및 사기‧배임 혐의로 박사모 회장이자 탄기국 사무총장인 정관용 대표 등 지도부를 경찰에 고발했다.
조원진 후보를 지지하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참가자들은 무대와 참가자들 사이를 분리해놓은 책상을 발로 차며 몸싸움이 벌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애국시민들은 조원진으로 뭉치기로 했는데 배신한 변졀자들은 물러나라”며 대선 막바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집행부 관계자들에게 물러나라며 항의했다.
이날 집회엔 경찰 추사 800명 정도의 인파가 모였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자와 새누리당 지지자 등 양쪽으로 갈라져 서로를 비난했다. 주최 측은 “오해가 있다. 우리끼리 싸우면 안 된다. 문재인 정부 5년을 계속 싸워야 하는데 하나가 돼야한다”고 만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 사무총장은 “집회와 정당 활동을 철저히 분리하겠다. 국민저항본부 태극기 집회지 새누리당 대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의 돌발행동이 이어지자 경찰은 집회 내부까지 들어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여기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와 우박까지 겹쳐 당초 계획했던 행진과 서울구치소 앞 2차 집회는 모두 취소됐다. 결국 집회는 시작한 지 1시간 여 만에 조기해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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