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지역별 득표율 분석
ㆍ수도권·충청·호남서 ‘압승’…보수 강세 영남·강원도 선방
ㆍ수도권·충청·호남서 ‘압승’…보수 강세 영남·강원도 선방
19대 대선 개표 결과 10일 오전 2시15분 현재(개표율 82.21%)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이 2위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393만7549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문 당선인은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며 승리 기반을 마련했다.
문 당선인은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TK)과 경남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앞섰다. 영남권과 강원도에서 한국당 홍 후보, 호남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추격을 받았지만 전체 득표율에서 선두를 지켰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홍·안 후보로 표가 분산되면서 ‘과반 대통령’은 달성하지 못했다.
지역·이념별 대표주자가 불분명한 5자 구도로 ‘몰아주기’ 투표가 옅어진 경향도 확인됐다. 반면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50대를 분기점으로 젊은층은 문 당선인 지지, 노년층은 자유한국당 홍 후보 지지로 나뉘는 ‘세대 투표’ 현상이 확연했다.
■ 수도권·충청, 문 2배 격차 압승
문 당선인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확고한 1위로 승기를 잡았다. 전체 유권자 4247만9710명 중 절반(49.56%, 2105만4339명)이 몰린 이 지역에서 526만6659표를 얻어 홍·안 후보를 각각 251만3177표, 231만3471표 차로 제쳤다.
서울에선 전체 25개 구에서 모두 승리하며 41.63%를 얻었다. 인천에서도 40.81% 득표로 우세를 보였다. 홍 후보와 안 후보는 두 지역 모두 20% 초반의 득표율에 그쳤다. 문 당선인은 유권자 수의 4명 중 1명이 있는 경기도에서도 41.19%로 경쟁자들을 눌렀다.
역대 대선 ‘캐스팅보트’였던 충청권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문 당선인은 충북에서 38.56%로 홍 후보(26.44%)와 안 후보(21.79%)를 따돌렸다. 충남에서도 38.17%로 역시 20%대에 머문 두 후보보다 앞섰고, 대전(42.63%)과 세종(50.17%)에서도 우세를 나타냈다.
■ 영남·호남도 표 분산
지역 ‘몰표’ 현상은 약화했다. 이전 대선처럼 특정 후보에게 80% 이상의 표를 몰아준 지역은 없었다.
문 당선인과 홍·안 후보의 고향인 부산·울산·경남(PK)에선 문 당선인과 홍 후보가 각축을 벌였다. 문 당선인은 부산에서 37.91%, 울산 37.1%로 1위를 차지했다. 경남지사 출신인 홍 후보의 ‘홈그라운드’인 경남에서도 35.73%로 홍 후보(38.93%)를 3.2%포인트 차로 따라붙으며 선전했다.
홍 후보의 ‘추격 발판’은 TK였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홍 후보는 대구에서 46.82%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에 못 미쳤고, 경북에서 50.56%를 얻었다. 이는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5명 중 4명에게 표를 얻은 데 비춰보면 한참 떨어진 수치다. 반면 문 당선인은 대구 20.99%, 경북 20.71%로 선방했다.
진보 유력후보에게 ‘전략투표’하는 경향을 보여온 호남에서도 쏠림현상은 둔화했다. 문 당선인은 광주 60.38%, 전남 59.54%, 전북 64.54%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90%에 가까운 몰표를 받은 지난 대선 때보다는 떨어졌다. 안 후보가 광주 31.22%, 전남 31.41%, 전북 24.38%로 2위를 차지하며 문 당선인의 독주를 막았다.
결과적으로 문 당선인은 TK에서 선방했지만, 홍 후보는 호남권에서 한 자릿수 득표에 그치면서 ‘약화된 지역구도’와 ‘다자구도’의 수혜가 문 당선인에게 돌아갔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강원에서도 문 당선인이 33.56%를 얻어 홍 후보(30.74%)를 2.82%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제주에서는 문 당선인이 44.45%로 1위를 차지했다.
■ 확연한 세대 투표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문 후보는 20·30·40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문 후보는 30대(56.9%), 40대(52.4%)에서 과반 득표율을 올렸고, 20대(47.6%)와 50대(36.9%)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60대(45.8%)와 70대 이상(50.9%)에서 1위에 올랐다. 뚜렷한 세대 투표 현상을 보인 것이다.
반면 문 후보의 경우 60대에서 24.5%로 2위, 70대 이상에선 22.3%로 안 후보에게도 밀렸다. 홍 후보는 20대에서 8.2%로 안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도 뒤지며 5위로 밀려났다. 30대에서도 8.6%로 유 후보에 이어 4위였다.
<유정인·구교형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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