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검찰에 서면진술서 제출… “검찰이 문재인 눈치 보고 수사 안 한 것”
[미디어오늘 강성원 기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가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검찰로부터 서면진술 조서 요청이 와서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며 “답변해야 할 양이 많아서 직접 출석하지 않고 우편 진술 형식으로 했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이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는 40페이지가량에 이르고 첨부 서류까지 합하면 500~600페이지 분량에 달한다. 고 이사장은 “수사를 서면진술로 하면 고발 내용에 대해 조사하는 모든 부분을 진술하라고 돼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인 고소·고발 사건 수사 절차를 고려하면 검찰의 수사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내가 보기에는 검찰이 그동안 나를 봐줘서 수사 안 한 게 아니라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까 봐 안 한 것 같다”며 “사실 나는 선거 전에 검찰이 수사해 무혐의 결정을 받으면 훨씬 편한데 오히려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고 이사장의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당시까지도 “민사사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피고소인인 고 이사장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미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은 지난해 9월28일 문 대통령이 고 이사장을 상대로 낸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고 이사장의 발언은 원고(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며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 이사장은 1심 패소 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현재 서울중앙지법(민사103단독) 조정재판부에서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 이사장은 “조정은 법리적으로 따지지 말고 서로 화해하라는 것인데 양쪽이 항소한 상황이라 조건을 맞추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 2013년 1월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 자신이 1982년 부산지검 공안부 검사로 있을 때 부림사건을 수사했다고 소개하며 “부림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공산주의 운동이었고, 그 사건에 문재인 후보도 변호사였다”면서 “그러므로 나는 문재인 후보도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발언 파문)
이에 지난 2015년 9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고 이사장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어 11월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도 고 이사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노조는 “고 이사장의 발언이 다가 올 총선 또는 대선에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며 “고 이사장이 허위사실공표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게 되면 공직선거법 제266조 선거범죄로 공무담임 등의 제한에 해당해 방문진 이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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