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소득 대비 세금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11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주요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 '총조세부담률' 33.2%...0ECD 하위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발간한 '주요국 투자환경 비교조사' 심층 보고서에서 세계은행(The World Bank)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총이익에서 실질적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3.2%라고 밝혔다. KOTRA는 "선진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실질세율이 낮은 국가는 캐나다와 아일랜드, 영국 등 3개국에 불과하고, 개발도상국을 통틀어봐도 우리나라의 실질세율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바로가기]☞ ‘2016 주요국 투자환경 비교조사’ 심층 보고서(KOTRA)
세계은행은 '2015년 기업 환경 평가' 자료에서 189개국을 대상으로 법인세뿐 아니라 고용·건강보험료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각종 기여금 등 준조세를 포함한 기업의 '총조세부담률'(Total Tax Rate)을 조사해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 실제로 걸머지는 세 부담의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바로가기]☞ 세계은행 ‘기업 총조세부담률’ 조사 자료
KBS가 세계은행 자료에서 OECD 회원국만 분류해 집계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의 세 부담률이 35개국 가운데 11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 세 부담률은 41.3%로 산출돼 우리나라보다 8.1% 포인트 높았다.
즉 우리나라 기업은 천 원을 벌면 332원을 실질적 세금으로 내는데, OECD 회원국들은 413원을 내고 있다는 의미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업들의 세 부담은 우리 기업들의 2배에 가까웠고, 일본과 독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세 부담률도 우리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중국·브라질·인도 기업 '세 부담', 한국의 2배 안팎
우리나라와 해외투자 유치 등을 놓고 경쟁하는 개발도상국 가운데서도 중국과 브라질,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주요국가의 세 부담률이 우리를 앞질렀다. 특히, 중국과 브라질, 인도 기업들의 세 부담률은 우리 기업들의 2배 안팎이었다.
현재 법인세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최고세율(지방세 제외)은 22%로 OECD 평균인 23.2%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재계는 우리 기업들의 세 부담이 지금도 적지 않다며, 법인세를 올릴 경우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법인세보다 총조세비용이 훨씬 더 의미 있는 지표"라며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경영할 때 져야 하는 실질적 세 부담이 세계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법인세 인상에 대해 보다 더 전향적으로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임장원기자 (jw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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