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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15, 2016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이석수 "정권 2년 남았는데 뒷감당 어쩌려고 저러나 생각했다"

[경향신문] ㆍ“미르·K재단 첩보 검토…대통령 퇴임 뒤 직접 운영 가능성”
ㆍ국감 직전 사표수리 “대통령 뒤 다른 의사결정자 있는 듯”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은 15일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해 “처음 보고받았을 때 육영재단이나 일해재단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뒤 두 재단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이날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올해 4월 두 재단에 대한 첩보 보고가 있어서 내용을 검토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첩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소속 재벌기업들로부터 몇백억원씩 모금을 받아 재단 2개가 만들어졌는데 모금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당시 첩보만 보고, 재벌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것은 아닌 것 같다, 안종범 수석의 영달이나 노후를 위해서 만든 것도 절대로 아닐 것이다, 정권이 2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나중에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고 그럴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두 재단으로 들어온 돈은 결국 대통령이 받은 것 아니냐’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 질의에 “나중에 발각되지 않고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오래되면 궁극적으로 재단 소유관계를 가지고 분규가 일어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재단 설립에 직접 관여하고 퇴임 이후 운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씨 사건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도 터져나왔고 재벌 총수가 재단 기부금 출연 과정에 대해 증언할 가능성이 낮은 점 등 때문에 감찰은 잠정 보류됐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이 문제를 오픈했을 때 과연 재벌기업에 계신 분들이 나와서 압박을 받아서 했건, 대가성으로 했건 그런 얘기를 해 줄 가능성이 당시 대단히 희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주저주저하는 사이에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실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에 연관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이영복씨가 엘시티란 큰 사업을 부산에서 하는데 분양이 제대로 안되면 큰 사달이 나고 현 수석도 무사하지 못할 거란 얘기가 돌아다녔다”며 “현 수석은 이전에도 공천헌금 사건으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어 특별히 관심 있게 봤다”고 말했다. 다만 첩보 입수 당시는 엘시티 분양 전이고 부산지방검찰청에서도 살펴볼 것으로 보여 내사 단계까진 진행되지 않았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지난 10월 특별감찰관실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직전에 자신의 사표가 수리되고 백방준 특별감찰관보도 출석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법제사법위 증언도 못하게 할뿐더러 혹시라도 그 이후에 K스포츠나 미르재단에 대해 특감에서 무슨 조치를 할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나 인사혁신처는 그런 억지 해석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 뒤에서 다른 의사결정을 한 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서 받은 70억원을 그룹 압수수색 직전 돌려준 데는 안종범 수석뿐 아니라 최순실씨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이 70억원을 돌려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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