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원, 최씨 녹취록 공개 고영태 관련 ‘가방 납품 숨겨라’ 스포츠 인연으로 조작 종용해 이성한 관련 “돈 요구한 걸로” 미르 비리 제보 신뢰성 흠집내기
검찰수사 전 독일서 지인에 전화 박영선 “최씨 지시대로 보도 나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아래 오른쪽 셋째)이 최순실씨가 검찰에 출두하려고 귀국하기 직전 한국의 지인에게 전화해 자신의 태블릿피시에 있는 문건 등이 공개된 것에 대해 말맞추기를 시도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최순실씨가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 한국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고영태씨 등에게 언론 인터뷰나 검찰 수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서 최씨의 전화통화 녹음파일 2개를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최씨가 고영태씨에게 거짓 진술을 종용하도록 지인에게 부탁하는 내용이 나온다. 최씨가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으로 몰아야 된다”고 지침을 내린 것이다. 제이티비시(JTBC)가 10월24일 최씨 것이라며 공개한 태블릿 피시가 누군가에게 도난당한 것이며 최씨와도 무관한 물건이라는 방향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하지 않으면…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 다급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씨가 언론을 통해 드러난 미르재단과 케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을 이성한씨 등이 조작한 것으로 몰아가기 위해 제3의 인물을 다리 삼아 측근이었던 고씨와 입맞추기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또다른 녹취 파일에서도 최씨는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 알았는데, 그 가방은 발레밀로(‘빌로밀로'의 착각)인가 그걸 통해서 왔고,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하자)”고 말한다. 검찰수사에 대비해 수사 대상인 누군가와 진술을 맞추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최씨는 “고원기획(최순실·고영태가 함께 설립한 회사)은 얘기를 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하려고 하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아”라고 추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최씨와 지인의 통화가 이뤄진 시기는 제이티비시(JTBC)가 최씨의 태블릿 피시 관련 내용을 보도한 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최씨에 대한 강제소환 압력이 커지던 시점이다. 박 의원은 녹취록 공개 직후 “통화가 이뤄진 뒤 실제로 ‘이성한이 돈을 요구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통화 내용대로 일이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순실 녹취록이 더 있다.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통화녹음 파일은 박 의원이 제보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와 통화한 지인이 누구인지와 관련해 박 의원은 “재단 관계자”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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