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신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한 달 만에 블랙리스트 작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입니다. 이건 탄핵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취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안지현 기자, 블랙리스트 최초 지시지가 결국 대통령까지로 올라갔군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한 달 만에 대통령이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입니다.
박 대통령은 좌파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 정부 예산이 지원되지 않게 관리하라는 지시를 김 전 실장에게 내렸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 예산 집행을 끊어야 할 문화 예술인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거고 그게 바로 블랙리스트라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시는 정무수석실로 내려가 작성되고 있었는데 조윤선 전 장관이 정무수석에 임명되면서 명단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앵커]
오늘(21일)도 친박 단체들은 집회에서 '블랙리스트가 무슨 죄가 되냐' 이렇게 주장을 폈는데 실제로는 뇌물 혐의보다도 더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블랙리스트는 문화예술인을 지원에서 배제해 활동을 억누르고 반정부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다는 게 특검의 판단입니다.
결국 헌법상 양심의 자유(19조), 언론, 출판의 자유(21조) 그리고 학문과 예술의 자유(22조)가 침해되는 겁니다.
이는 민주사회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뇌물죄보다도 헌법 위배가 훨씬 더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결국엔 국민이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대통령이 직접 제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 그런데 이런 지시가 나온 시점도 관심인 게 세월호 참사 한 달 만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2014년 5월 16일에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을 청와대로 불러서 눈물을 흘리며 구조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당시에 정부의 구조 실패와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나면서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구조작업을 약속하면서 또다른 한쪽으로는 이런 비판 목소리를 누르려 했던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앵커]
5월이라는 게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잖아요. 그 부분과도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4년 6월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의 지방 선거가 있었는데요.
당시 여당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커지면서 선거 참패를 우려하던 때입니다.
특히나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정부 비판에 나서면서 정치인들보다 훨씬 여론에 끼치는 영향이 컸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여론을 의식해서 블랙리스트 작성에 직접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앵커]
결국 특검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 쪽으로 블랙리스트 부분에서는 갈 수밖에 없는데. 박 대통령은 정작 블랙리스트는 모른다 이렇게 부인해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일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들어보시죠.
[신년 기자간담회/지난 1일 :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보도를 보니깐 굉장히 숫자가 많고 그런데 저는 전혀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일입니다.]
[앵커]
안지현 기자 말대로 탄핵 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예정대로 헌재에 출석을 한다면, 그리고 계속해서 부인한다면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라도 인정하게 되면 탄핵사유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특검이 그 전에 대통령의 직접 개입 여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밝혀내는지도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는 박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장관 모두 부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적시했기 때문에 실체는 확인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은 대통령의 지시 여부 확인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으로 특검 수사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실장, 여기서 더 얼마나 진술을 받아내느냐, 부분은 탄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군요. 정치부 안지현 기자였습니다.
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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