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로점용’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
총신대 합격 무효 확인 소송 제기때 발언 파문
광우병 촛불·세월호 참사 때도 칼럼·발언 논란
개신교 원로 “오만·거만한 마음 없다면 못할 말”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3위 규모 교회 목사를 끌어내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불법 도로점용으로 점용 허가 취소 판결을 받은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의 오정현 담임목사가 최근 총신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말 총신대가 내린 ‘합격 무효처분’에 대해 지난 4일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총신대(총장 김영우)는 지난해 12월19일 오 목사의 입학 무효를 결정해 통보했다. 총신대는 통지문에서 “2002학년도 편목(교단을 옮긴 목사) 편입 과정 입학 때 총회 헌법 정치 15장 13조에 해당하는 다른 교파 교역자 신분이었음에도 2001년 입학서류 제출시 본 교단 경기노회 목사후보생 신분의 노회추천서를 제출하고 입학했다. 조사 결과, 기록된 소속과 신분이 허위였음이 판명되어 2016년 8월27일자로 합격이 무효가 되었다”고 알렸다.
그러자 오 목사는 소송을 제기하며 “(사랑의교회가) 국내 3위 수준이라는 것이 교계의 정설이다. 신학교 편입학 합격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사항도 아닌 ‘노회추천서’ 기재 사항을 문제 삼아 (…) 규모가 국내 5위 이내인 교회의 담임목사를 직위에서 끌어내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인 15일 설교 말미에는 “저는 사역에 관한 한 승승장구한 축복을 받았다. 그러나 하나님이 금이 간 인생 되게 하시고 절벽 앞에 서서 떨어져 죽겠구나 느낄 때가 여러 번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그럴 때마다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의 모든 고난을 건지시는도다’(시편 34편 19절) 이 말씀을 확증하도록 해주셨다. 상처 없는 거목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랑의교회 위임목사 신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 쪽과 소송을 하고 있다. 1심에서 오 목사가 이겼고, 갱신위 쪽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 <한겨레> ‘소송 불패’ 오정현 목사와 법조선교회)
서울 서초구 서초역 인근에 위치한 사랑의교회. 개신교 최대 액수인 2900억원을 들여 2013년 11월 완공됐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최근 사랑의교회가 법원으로부터 불법 도로점용으로 허가 취소 판결을 받은 가운데(▶관련기사 <한겨레> 법원, 사랑의교회 도로 점용 “취소하라”) 오 목사의 이런 주장이 알려지면서 개신교 안팎에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개신교계 원로인 김동호 목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내 3위의 교회를 흔든다.’ 교만과 거만한 마음이 없다면 소장에 공개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 목사에게 묻고 싶다. 국내 몇 위 교회부터 흔들면 되는 거냐. 서글프다”며 “한 마디 해주고 싶다. 아주 세게. ‘별 미친놈 다 보겠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신축 예배당의 불법성 시비와 관련해 ‘사회법 위에 영적 제사법’ 발언(▶관련기사 <한겨레> ‘공공도로 점유’ 사랑의교회 목사 “사회법 위에 영적 제사법 있다”)으로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그는 2012년 8월 설교에서 “서울시가 뭐라 하든 누가 뭐라 하든, 세상 사회법 위에 도덕법 있고 도덕법 위에 영적 제사법이 있다. 100~200명이 그렇게 난리를 치고 행정소송 한다는데, 서초구에만 우리 등록교인이 2만 수천명인데 영적 공공재라는 게 있다”며 사회규범을 종교 아래에 두는 법 인식을 드러내 우려를 샀다.
이밖에도 오 목사는 논문 표절, 목사 안수의 절차상 문제 등 여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2년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 신학 박사학위 논문 대필 의혹이 제기됐을 때 오 목사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2013년 대학 쪽이 논문 표절을 인정했다. 학위는 취소하지 않았다. 미국 바이올라대학 박사 논문이 포체프스트룸대학 박사 논문을 ‘자기 복제’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또, 오 목사는 미국 교회에서 강도사 인허를 받고 미국장로교단(PC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받은 강도권은 ‘평신도 임시 설교권’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던 한반도 대운하를 옹호하는 칼럼, 광우병 촛불집회와 관련해 “거짓과 소문은 성령께서 우리 사회를 장악할 때 힘을 잃을 것”이라는 내용의 칼럼 등을 <국민일보>에 실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에는 정몽준 전 의원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옹호해 논란을 불렀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불법 건축’ 논란이 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15일 설교에서 “저는 승승장구했지만 인생에 금이 많이 갔다”며 성경 구절을 인용해 “의인은 고난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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