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마트,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비중 88.6%→92.3%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설 명절을 맞아 한우와 굴비, 과일 등 전통적인 선물세트 판매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5만 원 이하 저가 선물세트는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5만 원 이상 중고가 선물세트는 판매수량과 매출액 모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만 원 이상 선물세트 중에도 15만 원 이상 고가품은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5~15만 원대 중가 선물세트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경기침체와 김영란법이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명절 선물세트 판매시장이 깊은 양극화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선물세트 양극화… 5만원 이하 저가 ↑, 5~15만원 중가 ↓, 15만원 이상은 →
국내 3대 유통업체인 A마트가 설 명절 10일을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6일 동안 선물세트 판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선물세트 판매 수량은 82만6천개로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둔 같은 기간의 78만6천개에 비해 5.1% 증가했다.
하지만, 선물세트 매출액은 245억6천만 원으로 지난해 252억6천만 원 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판매 수량은 늘었지만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김영란법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선물세트 판매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A마트가 선물세트 가격대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3만 원 미만이 59만7천개로 전체의 72.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점유율 70.5% 보다 1.8%p 늘어난 것이다.
이어 3~5만 원 선물세트가 16만5천개로 전체의 20.0%로 지난해 점유율 18.1% 보다 1.9%p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5만 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 비율이 지난해 88.6%에서 올해는 92.3%로 늘어났다.
이는, 5만 원 이상 중고가 선물세트 판매비율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특히, 5~15만 원대 중가 선물세트 판매수량이 급감했다.
올해 5~15만 원대 선물세트 판매수량은 5만개로 지난해 7만5천개에 비해 3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수량에서 이 가격대 선물세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5%에서 올해는 6.1%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15만 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 판매수량은 지난해 1만5천개에서 올해는 1만3천개로 13.3% 줄었다. 전체 선물세트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에서 1.6%로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 시장은 5만 원 이하 저가 세트가 대세로 굳어졌지만, 15만 원 이상 고가 선물도 부유층을 중심으로 나름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침체와 김영란법 시행으로 국내 선물세트 판매시장이 극명하게 양극화가 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A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김영란법 때문에 5만원이 넘는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들이 줄었다"며 "하지만 고가의 선물세트는 워낙 고정 소비층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 고가의 냉장 한우고기, 홍삼 매출 증가… 과일 선물세트 판도변화
이 같은 선물시장의 양극화는 품목별 매출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A마트에 따르면, 고가의 한우(냉장) 선물세트의 경우 올해 29억2천만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보다 1.3% 증가했다.
또한 홍삼 선물세트도 올해 매출액이 10억6천만 원으로 지난해 보다 6.5% 늘어났다.
하지만, 중가의 한우(냉동) 선물세트의 매출액은 5억 원으로 지난해 10억8천만 원에 비해 무려 53.4%나 감소했다.
이밖에, 5만 원 이하 선물세트의 경우도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일 선물세트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감귤이 2억7천만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사과는 매출액이 12억9천만 원으로 오히려 27.8% 감소했다.
특히, 식품 선물세트는 캔혼합 매출액이 81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7.3% 증가했으나 유지·장류는 14억3천만 원으로 오히려 23.2% 줄었다.
[CBS노컷뉴스 박상용 기자] say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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