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3.1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탄핵 기각을 촉구하며 15차 태극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교계 보수권을 대변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이 탄핵기각국민운동본부 주최의 일명 '태극기 집회' 행사에 교인 2만여 명을 동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계 안팎의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한기총과 한교연은 지난 1일 광화문 사거리에서 열린 탄핵기각국민운동본부(이하 탄기국) 주관 행사에 앞서 3.1절 구국기도회를 진행했지만, 동원된 교인들 대다수가 기도회가 끝난 뒤에도 탄기국 집회에 참석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3.1절 구국기도회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와 은혜와진리교회(조용목 목사) 교인 2만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탄기국 집회에 교인들이 동원된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에는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누리꾼 김** 씨는 "무엇 때문에 교회가 친박 집회에 나서는가. 누구의 말처럼 박근혜가 예수님이라도 되는가. 이 **나간 사람들아. 그러고도 강단에서 정의를 외치겠지"라며 조롱 섞인 글을 남겼다.
W***는 "일제의 신사참배 전통을 이어받은 반공개신교의 본모습이다. 권력에 순응하고 빌붙어서 기득권을 옹호하고 서민은 애써 외면하는 그들의 본모습을 본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대전의 A 교회 'ㄱ' 목사는 "20~30대의 90%가량이 탄핵을 찬성하고 있고, 그것이 정의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하필 교회연합기관의 이름을 빙자해 탄핵반대 집회에 나선 것은 젊은 세대에게 교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심어주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탄기국 집회 참석 논란은 사교집단 신천지가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신천지 내부에서는 지난 2일 한기총과 한교연의 탄기국 집회 참석을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록 공지사항을 내려 신도들에게 '안티 한국교회'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 기장총회, "거짓을 믿도록 예언을 팔아먹는 행위" 비판 성명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기독교장로회(권오륜 총회장, 이하 기장총회)는 3일 "'이 백성에게 거짓을 믿도록' 행하는 자들에 대한 준엄한 경고"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성명에서 "국권수호와 민권운동의 상징인 태극기가 친일매국 군부독재의 뿌리에서 자라난 역사의 버섯을 옹호하는 일에 악용되고 있다"며 "한국교회 일부 인사들이 그 무리에 가담하고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같은 종교인으로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없다"고 밝혔다.
이어 "예언자 예레미야 시대에, 민족의 위기 앞에서 '거짓을 믿도록' 예언을 팔아먹은 '하나냐'를, 우리는 이 시대에 목도하고 있다"면서 "군부독재 시절부터 정교유착을 일삼아온 이들이 3.1운동 98주년 집회에 교인들을 동원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국정농단 세력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했다"고 비판했다.
98년 전 3.1운동을 주도했던 한국교회의 변질을 개탄하는 목소리도 담았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는 "1919년 3.1운동을 주도하며 민족의 해방을 위해 기도했던 한국교회가 어쩌다 후안무치한 세력에 속해 파시즘의 최후 보루처럼 일하고 있단 말인가"라며 "하나님의 의를 이 땅 위에 이루어야 할 교회가 시대와 역사에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역사학회장 장규식 교수는 3일 CBS TV뉴스에 출연해 "3.1운동은 한국교회가 이른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하나로 아울러서 한국교회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낸 그런 한국교회의 '처음 사랑'과 같은 그런 것이었다"며, "지금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와 성조기를 단 태극기의 표식을 따라서 서로를 구별하는 현실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지난 달 28일 3.1절 구국기도회 준비 기자회견에서 기도회가 탄기국의 태극기 집회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회는 이번 구국기도회와 탄기국 집회를 동일시하면서 또 한번 한국교회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743696#csidxe736e098a694162b5667c4a9182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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