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무역규제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배터리, 소비재 등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 쌓기로 우리 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준 중국이 최근 한동안 뜸했던 반덤핑 규제 카드까지 잇따라 꺼내 들고 있다.
경제성장의 중심축을 제조품 수출보다는 내수와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위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시장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일각에서는 그간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한류 분야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드 배치 보복으로 한국 연예인의 활동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이 같은 '금한령(禁韓令)'으로 인해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염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치킨게임식' 무역전쟁이라도 벌이는 날에는 사이에 낀 우리나라 교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월 수출은 지난 10월까지 16개월째 하락해 매달 연속 감소 기록을 경신하는 등 작년부터 먹구름이 짙은 상태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1 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중국은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정부는 우리 기업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최근 반덤핑 규제 강화…재조사와 조사 개시 잇달아
중국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무역규제의 경우 그간 비관세장벽에 치중했다.
실제로 올해는 8월까지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새롭게 제소한 반덤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등 수입규제(관세장벽)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이미 조사나 규제가 진행 중인 전체 수입규제를 살펴봐도 중국은 13건(이하 10월 기준)으로 전체 183건의 7%에 불과하다. 인도(33건)와 미국(23건)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9월 한국산 설탕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다.
10월에는 화학제품인 폴리아세탈(POM)에 대해 반덤핑 조사도 개시했다.
'아세탈 수지'라고도 불리는 POM은 자동차 부속품, 공업기계, 건축재료 등에 사용된다. 우리나라 제품은 올해 상반기 중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1위(27%)를 달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한국산 태양광재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수입산 가운데 우리나라 제품만 대상으로 삼았다.
중국은 지난 2011~2012년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여 2014년 1월부터 2.4~48.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관세율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2014년부터 중국 내 수입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은 올해 9월까지 중국에 7억4천600만달러어치(약 8천800억원)의 폴리실리콘을 수출했다.
중국이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최근 중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케미칼, OCI 등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 식품·화장품 비관세장벽도 두터워져…통관 거부 급증
소비재 분야 비관세장벽도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중국은 10월부터 조제분유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국내외 분유업체의 브랜드와 제품 수를 각각 3개와 9개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국 업체로서는 이번 조치에 따라 3개 외 나머지 브랜드는 포기해야 한다. 한국 업체당 수출 브랜드 수는 7~8개 수준이다.
화장품 품질관리 규정도 12월부터 까다롭게 바뀐다. 중금속 함유량을 대폭 강화했다. 우리나라 업체는 새로운 대응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식품과 화장품 통관 불합격 건수도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올해 9월까지 중국이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에 수입 통관 불합격 조치를 한 건수는 총 542건(식품 466건, 화장품 76건)이나 된다. 전체의 6.1%로 대만, 미국과 함께 '빅3'에 포함됐다.
특히 올해는 9월까지 식품·화장품 분야 수입불허 건수가 148건으로 대만 583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 통관 거부된 한국산 식품 중에서는 당과류가 142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은 올해에만 41건을 기록하는 등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젤리 등 아동용 홍삼제품의 경우도 중국이 14살 이하 아동에 대해 인삼 제품을 먹지 못하게 막는 바람에 역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통관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미생물과 식품첨가제에 대한 중국 기준을 철저하게 파악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고 인증서와 라벨 등 서류 준비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류 규제는 마케팅 발목 잡을 듯
한류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현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중국은 최근 공연 등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규제를 크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부터 중국 공연을 승인받은 한국 스타들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한국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뿐만 아니라 콘서트, 온라인 동영상 등도 모두 금지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금한령이 한국 제품의 TV 광고 금지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업 관계자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TV 광고다. 우리나라 연예인을 앞세워 현지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스타를 광고에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상품 마케팅에 상당한 타격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 전기차 배터리 인증 강화…한국 기업 직격탄 우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의 인증기준을 크게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 생산기업의 연간 생산능력을 80억와트시(Wh)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종전 2억Wh에서 무려 40배 높인 것이다.
올해 생산능력 80억Wh를 달성한 기업은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와 닝더스다이(寧德時代)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중국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006400]와 LG화학[051910] 등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20억∼30억Wh 수준이라 새 기준을 맞추려면 지금보다 생산능력을 3∼4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이 인증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활용할 경우 우리 업체는 크게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차 가격의 최대 절반을 차지한다.
앞서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신청했다 탈락한 뒤 5차 심사에 대비해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5차 심사 신청을 받지 않으면서 이 부분에서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소비재 등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 쌓기로 우리 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준 중국이 최근 한동안 뜸했던 반덤핑 규제 카드까지 잇따라 꺼내 들고 있다.
경제성장의 중심축을 제조품 수출보다는 내수와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위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시장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일각에서는 그간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한류 분야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드 배치 보복으로 한국 연예인의 활동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이 같은 '금한령(禁韓令)'으로 인해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염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치킨게임식' 무역전쟁이라도 벌이는 날에는 사이에 낀 우리나라 교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월 수출은 지난 10월까지 16개월째 하락해 매달 연속 감소 기록을 경신하는 등 작년부터 먹구름이 짙은 상태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1 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중국은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정부는 우리 기업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최근 반덤핑 규제 강화…재조사와 조사 개시 잇달아
중국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무역규제의 경우 그간 비관세장벽에 치중했다.
실제로 올해는 8월까지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새롭게 제소한 반덤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등 수입규제(관세장벽)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이미 조사나 규제가 진행 중인 전체 수입규제를 살펴봐도 중국은 13건(이하 10월 기준)으로 전체 183건의 7%에 불과하다. 인도(33건)와 미국(23건)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9월 한국산 설탕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다.
10월에는 화학제품인 폴리아세탈(POM)에 대해 반덤핑 조사도 개시했다.
'아세탈 수지'라고도 불리는 POM은 자동차 부속품, 공업기계, 건축재료 등에 사용된다. 우리나라 제품은 올해 상반기 중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1위(27%)를 달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한국산 태양광재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수입산 가운데 우리나라 제품만 대상으로 삼았다.
중국은 지난 2011~2012년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여 2014년 1월부터 2.4~48.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관세율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2014년부터 중국 내 수입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은 올해 9월까지 중국에 7억4천600만달러어치(약 8천800억원)의 폴리실리콘을 수출했다.
중국이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최근 중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케미칼, OCI 등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 식품·화장품 비관세장벽도 두터워져…통관 거부 급증
소비재 분야 비관세장벽도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중국은 10월부터 조제분유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국내외 분유업체의 브랜드와 제품 수를 각각 3개와 9개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국 업체로서는 이번 조치에 따라 3개 외 나머지 브랜드는 포기해야 한다. 한국 업체당 수출 브랜드 수는 7~8개 수준이다.
화장품 품질관리 규정도 12월부터 까다롭게 바뀐다. 중금속 함유량을 대폭 강화했다. 우리나라 업체는 새로운 대응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식품과 화장품 통관 불합격 건수도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올해 9월까지 중국이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에 수입 통관 불합격 조치를 한 건수는 총 542건(식품 466건, 화장품 76건)이나 된다. 전체의 6.1%로 대만, 미국과 함께 '빅3'에 포함됐다.
특히 올해는 9월까지 식품·화장품 분야 수입불허 건수가 148건으로 대만 583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 통관 거부된 한국산 식품 중에서는 당과류가 142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은 올해에만 41건을 기록하는 등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젤리 등 아동용 홍삼제품의 경우도 중국이 14살 이하 아동에 대해 인삼 제품을 먹지 못하게 막는 바람에 역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통관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미생물과 식품첨가제에 대한 중국 기준을 철저하게 파악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고 인증서와 라벨 등 서류 준비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류 규제는 마케팅 발목 잡을 듯
한류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현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중국은 최근 공연 등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규제를 크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부터 중국 공연을 승인받은 한국 스타들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한국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뿐만 아니라 콘서트, 온라인 동영상 등도 모두 금지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금한령이 한국 제품의 TV 광고 금지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업 관계자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TV 광고다. 우리나라 연예인을 앞세워 현지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스타를 광고에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상품 마케팅에 상당한 타격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 전기차 배터리 인증 강화…한국 기업 직격탄 우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의 인증기준을 크게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 생산기업의 연간 생산능력을 80억와트시(Wh)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종전 2억Wh에서 무려 40배 높인 것이다.
올해 생산능력 80억Wh를 달성한 기업은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와 닝더스다이(寧德時代)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중국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006400]와 LG화학[051910] 등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20억∼30억Wh 수준이라 새 기준을 맞추려면 지금보다 생산능력을 3∼4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이 인증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활용할 경우 우리 업체는 크게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차 가격의 최대 절반을 차지한다.
앞서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신청했다 탈락한 뒤 5차 심사에 대비해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5차 심사 신청을 받지 않으면서 이 부분에서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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