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거대한 정화조입니다. 온갖 더러운 것을 태우고 있지 않습니까? 촛불은 거대한 쓰나미입니다. 온갖 더러운 세상을 갈아엎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22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만난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의 말이다. 그는 촛불집회가 시작된 때부터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26일에도 온단다. "촛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저릿한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촛불 쓰나미... 소름 돋았다"
"정의로움과 올바른 세상을 위한 촛불 쓰나미였습니다. 돈이 아니라 인간 가치를 세우려는 거대한 민중의 힘인 거죠. 천민자본주의를 갈아엎고 숭고한 인본주의로 나아가려는 거역할 수 없는 행진입니다. 이 분노와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시민들의 의지를 경찰의 옹색한 차벽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음입니다. 특히 즐겁게 참여해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는 인터넷 상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알려진 동영상의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하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어느 시민은 자유발언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편의점 공화국이 됐나요? 원플러스 원입니다. 콜라를 샀는데 환타가 따라왔습니다. 콜라가 뭘 하려고 하다가, 물어봤습니다. 환타한테 컨펌 받아봤냐?' 하-하-하. 그 분은 '친구가 없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원고도 없이 나왔다'고 하면서 박근혜씨와는 달리 할 말을 다하데요. 이게 바로 민중의 유머이자 힘입니다."
스님 신분으로 80년대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그는 그 때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학생운동이 살아있었죠. 87년 대투쟁 때에는 조직된 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됐죠. 그럼에도 엄청난 촛불이 모였습니다. 조직되지 않았지만, 놀랄 정도의 평화로운 시위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속에 제가 있다는 게 감동이었습니다. 벅차서 눈물도 흘렸습니다. 가슴이 저릿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는 특히 "광우병 촛불의 경우는 어찌 보면 나의 먹거리에 대한 걱정,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이 개입됐고 세월호로 촛불이 이어지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가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번의 경우는 우리 사회의 무너진 가치관에 대한 총체적인 분노이기에 촛불의 크기와 세기, 그리고 가치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이 진화하고 있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모두가 주인이 돼서 이렇게 즐겁고 신명나게 싸우는데 어떻게 질 수 있겠냐"고 말했다.
"국민대화합, 박근혜씨 고맙다. 하-하-하-"
월정사의 찻집에서 2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특유의 비유 화법을 쓰면서 현 정권을 거세게 질타했다. 때론 톡톡 튀는 유머를 발산하기도 했다.
"박근혜씨가 너무 고마웠어요. 하-하. 조중동과 <한겨레>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은 조중동이 '종북' 같습니다. 국민대화합의 장입니다. 조선중앙방송과 TV조선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남남갈등도 완전 해소됐어요. 국민 95%가 '박근혜 퇴진' 아닙니까. 박근혜씨의 통일대박, 족집게 선무당이었나. 하-하-하-."
그는 유머에 이어 불경 속에서 현 세태를 꼬집었다.
"중아함경에는 '하늘에서 황금비가 쏟아져도 너희들의 욕망은 채울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보십시오. 재벌이나 최순실, 그런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그럴까요? 우병우, 홍만표, 진경준... 검찰에서 최고 잘나가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들이 뭐가 부족했을까요? 서민들은 배가 고파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저들은 더 이상 채울 배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욕망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촛불은 욕망의 전차를 불태워야 합니다. 욕망을 절제해서 더불어 잘사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것까지 타올라야만 합니다."
"썩은 조계종이 어떻게 박근혜를 비판하겠습니까?"
- 이런 반동의 시기에 종교인들이 많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에는 천주교계 일부가 나서고 있는데요, 기독교나 불교계는 덜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저는 그냥 촛불을 들고 시민 속으로 들어갑니다. 시민 한 사람으로서 동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과거 민주화운동 때 종교인들이 나섰던 것은 시민들이 최루탄과 지랄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종교인들이 그들의 방패가 되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보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촛불의 물결 속에 함께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이 나서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보는지요?
"불교를 대표한다는 조계종의 자승 총무원장은 MB 때부터 '747 불교지원단'이라는 선거조직에 가담해 상임고문을 했습니다. 이명박 후보 선거운동을 한 거죠. 그 덕으로 문화재 보수라든지, 템플스테이 비용 등 막대한 국가예산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눈치 보기에 바빴습니다. 자기 비서였던 최측근 인사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전형적인 '정교 유착'이죠. 정경유착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라는 종정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행사에 초대하는 등 간접적으로 선거를 돕고 자기 측근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비리의 복마전이라는 엘시티 착공식에 참석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똑같이 썩은 조계종이 어떻게 박근혜를 비판하겠습니까."
- 나라가 어지러운 시대에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세월호 참사 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세월호 노란 배지를 달고 유가족들을 만났습니다. 그 때 하신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말씀. 권력의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유가족들의 편에 서서 '난 당신의 편'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용산 참사 때에도 문정현 신부님께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면서 유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 때 문 신부님께 고마움을 표시했더니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나야, 이 사람들이 필요하면 함께 있어주는 거지, 다른 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시대의 예수상이고 종교인들이 가야할 길이죠. 그런 분들을 보면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지요."
"26일 촛불을 들면 온 우주가 도와줄 것"
- 촛불 쓰나미가 지나간 뒤,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지요?
"현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합니다.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악행은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니고 선행은 메아리처럼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듯이 재벌은 국정농단의 피해자가 아닙니다. 허물이 없다면 왜 돈을 내겠습니까. 노동자들이 임금을 조금이라도 올려달라고 하면 공권력을 동원해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게 하면서 국가 권력이 돈을 내라면 천억이라도 갖다 바치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법인세 혜택을 주면서 속된 말로 '삥'을 뜯었는데, 이게 권력과 자본의 공생구조입니다. 이걸 없애야 하겠죠.
국가의 주인이 국민일 수 있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임기 중에 대통령이든 그 어떤 권력이든 잘못하면 지자체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처럼 소환할 수 있고 심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국민은 즉각 퇴진을 명령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정치체제는 탄핵절차 운운하면서 수개월 그 자리에 놔두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정치권의 몇 몇이 합의하는 끼리끼리의 개헌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방향, 시민의 참여가 더 많이 보장되는 체제로의 개헌이 되어야지 의미가 있을 겁니다."
명진 스님은 마지막으로 촛불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플라톤이 말했지요.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지금 우리의 촛불이 새로운 나라,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거꾸로 가는 나라, 정신병자가 다스렸던 나라가 부끄럽지요? 수치스럽지요? 그럼 깨어있는 시민이 바꿉시다. 26일에 모두 촛불을 들고 행진합시다. 이제 200만, 300만 등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한마음이면 됩니다. 집에서도 마음의 촛불을 들고 참여해 주십시오. 그러면... 박근혜 워딩으로 하자면 온 우주가 도와줄 것 같습니다. 하-하-하-."
☞ 1편 :"박근혜 청와대는 추악한 '범죄 소굴'... 경찰은 수갑 들고 촛불시민과 진격하자"
지난 22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만난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의 말이다. 그는 촛불집회가 시작된 때부터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26일에도 온단다. "촛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저릿한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촛불 쓰나미... 소름 돋았다"
- ▲ 지난 22일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군 박근혜 게이트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 정대희
"정의로움과 올바른 세상을 위한 촛불 쓰나미였습니다. 돈이 아니라 인간 가치를 세우려는 거대한 민중의 힘인 거죠. 천민자본주의를 갈아엎고 숭고한 인본주의로 나아가려는 거역할 수 없는 행진입니다. 이 분노와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시민들의 의지를 경찰의 옹색한 차벽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음입니다. 특히 즐겁게 참여해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는 인터넷 상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알려진 동영상의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하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어느 시민은 자유발언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편의점 공화국이 됐나요? 원플러스 원입니다. 콜라를 샀는데 환타가 따라왔습니다. 콜라가 뭘 하려고 하다가, 물어봤습니다. 환타한테 컨펌 받아봤냐?' 하-하-하. 그 분은 '친구가 없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원고도 없이 나왔다'고 하면서 박근혜씨와는 달리 할 말을 다하데요. 이게 바로 민중의 유머이자 힘입니다."
스님 신분으로 80년대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그는 그 때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학생운동이 살아있었죠. 87년 대투쟁 때에는 조직된 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됐죠. 그럼에도 엄청난 촛불이 모였습니다. 조직되지 않았지만, 놀랄 정도의 평화로운 시위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속에 제가 있다는 게 감동이었습니다. 벅차서 눈물도 흘렸습니다. 가슴이 저릿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는 특히 "광우병 촛불의 경우는 어찌 보면 나의 먹거리에 대한 걱정,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이 개입됐고 세월호로 촛불이 이어지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가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번의 경우는 우리 사회의 무너진 가치관에 대한 총체적인 분노이기에 촛불의 크기와 세기, 그리고 가치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이 진화하고 있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모두가 주인이 돼서 이렇게 즐겁고 신명나게 싸우는데 어떻게 질 수 있겠냐"고 말했다.
"국민대화합, 박근혜씨 고맙다. 하-하-하-"
- ▲ 지난 22일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군 박근혜 게이트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 정대희
월정사의 찻집에서 2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특유의 비유 화법을 쓰면서 현 정권을 거세게 질타했다. 때론 톡톡 튀는 유머를 발산하기도 했다.
"박근혜씨가 너무 고마웠어요. 하-하. 조중동과 <한겨레>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은 조중동이 '종북' 같습니다. 국민대화합의 장입니다. 조선중앙방송과 TV조선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남남갈등도 완전 해소됐어요. 국민 95%가 '박근혜 퇴진' 아닙니까. 박근혜씨의 통일대박, 족집게 선무당이었나. 하-하-하-."
그는 유머에 이어 불경 속에서 현 세태를 꼬집었다.
"중아함경에는 '하늘에서 황금비가 쏟아져도 너희들의 욕망은 채울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보십시오. 재벌이나 최순실, 그런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그럴까요? 우병우, 홍만표, 진경준... 검찰에서 최고 잘나가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들이 뭐가 부족했을까요? 서민들은 배가 고파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저들은 더 이상 채울 배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욕망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촛불은 욕망의 전차를 불태워야 합니다. 욕망을 절제해서 더불어 잘사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것까지 타올라야만 합니다."
"썩은 조계종이 어떻게 박근혜를 비판하겠습니까?"
- ▲ 지난 22일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군 박근혜 게이트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 정대희
- 이런 반동의 시기에 종교인들이 많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에는 천주교계 일부가 나서고 있는데요, 기독교나 불교계는 덜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저는 그냥 촛불을 들고 시민 속으로 들어갑니다. 시민 한 사람으로서 동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과거 민주화운동 때 종교인들이 나섰던 것은 시민들이 최루탄과 지랄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종교인들이 그들의 방패가 되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보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촛불의 물결 속에 함께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이 나서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보는지요?
"불교를 대표한다는 조계종의 자승 총무원장은 MB 때부터 '747 불교지원단'이라는 선거조직에 가담해 상임고문을 했습니다. 이명박 후보 선거운동을 한 거죠. 그 덕으로 문화재 보수라든지, 템플스테이 비용 등 막대한 국가예산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눈치 보기에 바빴습니다. 자기 비서였던 최측근 인사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전형적인 '정교 유착'이죠. 정경유착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라는 종정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행사에 초대하는 등 간접적으로 선거를 돕고 자기 측근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비리의 복마전이라는 엘시티 착공식에 참석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똑같이 썩은 조계종이 어떻게 박근혜를 비판하겠습니까."
- 나라가 어지러운 시대에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세월호 참사 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세월호 노란 배지를 달고 유가족들을 만났습니다. 그 때 하신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말씀. 권력의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유가족들의 편에 서서 '난 당신의 편'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용산 참사 때에도 문정현 신부님께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면서 유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 때 문 신부님께 고마움을 표시했더니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나야, 이 사람들이 필요하면 함께 있어주는 거지, 다른 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시대의 예수상이고 종교인들이 가야할 길이죠. 그런 분들을 보면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지요."
- 촛불 쓰나미가 지나간 뒤,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지요?
"현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합니다.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악행은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니고 선행은 메아리처럼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듯이 재벌은 국정농단의 피해자가 아닙니다. 허물이 없다면 왜 돈을 내겠습니까. 노동자들이 임금을 조금이라도 올려달라고 하면 공권력을 동원해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게 하면서 국가 권력이 돈을 내라면 천억이라도 갖다 바치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법인세 혜택을 주면서 속된 말로 '삥'을 뜯었는데, 이게 권력과 자본의 공생구조입니다. 이걸 없애야 하겠죠.
국가의 주인이 국민일 수 있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임기 중에 대통령이든 그 어떤 권력이든 잘못하면 지자체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처럼 소환할 수 있고 심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국민은 즉각 퇴진을 명령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정치체제는 탄핵절차 운운하면서 수개월 그 자리에 놔두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정치권의 몇 몇이 합의하는 끼리끼리의 개헌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방향, 시민의 참여가 더 많이 보장되는 체제로의 개헌이 되어야지 의미가 있을 겁니다."
명진 스님은 마지막으로 촛불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플라톤이 말했지요.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지금 우리의 촛불이 새로운 나라,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거꾸로 가는 나라, 정신병자가 다스렸던 나라가 부끄럽지요? 수치스럽지요? 그럼 깨어있는 시민이 바꿉시다. 26일에 모두 촛불을 들고 행진합시다. 이제 200만, 300만 등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한마음이면 됩니다. 집에서도 마음의 촛불을 들고 참여해 주십시오. 그러면... 박근혜 워딩으로 하자면 온 우주가 도와줄 것 같습니다. 하-하-하-."
☞ 1편 :"박근혜 청와대는 추악한 '범죄 소굴'... 경찰은 수갑 들고 촛불시민과 진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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