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서의 야당 역할(새누리당 세작)을 주장하고, 자신이 원조 친노를 외치며 다선에 성공한 조경태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유권자들은 그런 조경태에게 야당 내부에서 야당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주문했고, 조경태는 그것을 근거로 내새워 종편을 전전하며 문재인을 저격하고, 친노 패권주의라는 조중동의 프레임을 충실하게 재현함으로써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주입할 수 있었다.
오직 내부를 향해서만 총질을 난사하는 것으로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던 조경태가, 더불어민주당으로 탈바꿈한 온라인입당 열풍과 다양한 분야의 인재영입에 성공함에 따라 야당 내의 야당, 문재인과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할 수 있는 원조 친노의 사칭과 정치적 효용성이 종말을 고했다. 쓰레기 언론들이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그래서 세월호청문회를 묻어버릴 수 있었던 안철수 탈당쇼가 고공행진을 할 때는 조경태의 다음 행로가 어디로 향할 지 뻔해 보였다.
특히 조경태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종편을 전전하며 친노 저격수을 자처한 김영환이 국민의당을 입당할 때만 해도 그의 행로는 안철수에게로 열려져 있었다. 모든 것이 예상한대로 된다면 정치는 필요없고, 정당의 존재할 이유도 사라질 것이기에, 신당의 세를 넓히는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들(안철수와 국민의당 정체성을 둘러싼 온갖 설화, 영입 인사들의 얼룩진 전력, 너무 빠른 계파들의 등장 등)이 벌어졌다.
여기에 모든 이의 예상을 깬 온라인입당의 폭주와 국민의당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호남민심은 조경태로 하여금 방향 틀게 만들었다. 국민의당으로는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가 정치적 정체성이 일치하는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곳에서는 여당 내의 야당을 할 일도 없으니, 문재인과 친노 패권주의를 맹폭하는데 선봉장 노릇을 할 것은 (응팔식으로 말하면) '안 봐도 비디오'다.
결국 닭의 머리를 갖고 있다는 면에서 새(鳥)누리당을 선택한 조경태의 입당이 말해주는 것은 유유상종이니 초록은 동색이니 하는 것들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조경태가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은 국민의당의 혼란이 예상한 것보다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이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상승세를 꺾으려면 새누리당과의 선거연합만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뜻이기도 하다(쓰레기 언론이 정의당에 시간을 조금만 할애해도 정의당 지지율은 10%를 넘을 수 있다).
국민의당에는 정치적 동반자인 김영환이 있으니, 새누리당과의 소통창구로 조경태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두 명의 반문·반노 다선의원들이 이런 역할에 나선다면, 쓰레기 언론들의 보도에는 나오지 않지만 여론의 추세가 상당히 많이 집권세력에서 떠났고, 그 중에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세월호참사의 뭉개기, 역사교과서 국정화, 굴욕적인 위안부협상 등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다수의 청춘과 학생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이것이 두려워 박근혜도 거리에 나섰다).
4~5년 동안 블로그와 아고라에만 글을 올렸던 제가, 더 많은 서민들의 연대를 만들기 위해 오늘의 유머로 활동의 장을 넓히고 최근에는 페이스북에 집중(한 달이 조금 넘었다)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쓰레기 언론들의 보여준 현실정치와 SNS에서 볼 수 있는 바닥민심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확정성에서 당연히 앞서리라고 생각했던 SNS가 주요 콘텐츠를 쓰레기 언론들에서 가져오는 관계로 기득권 언론의 영향력을 뛰어넘을 수 없어서 그렇지, 혁명의 분위기는 분노의 응어리들이 용암처럼 들끓며 폭발 직전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자처럼 광고나 후원금, 밀어주기로 저를 도와주시는 소중한 분들의 돈을 전적으로 책 구입(천만 원이 넘은 이후로 여러분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습니다)에 쓰고, 그렇게 넓히고 업데이트 되고 깊어진 지식들을 전달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분들도 많고, 긴 글을 회피하는 분들도 많지만,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논객들이 SNS(특히 페이스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공유하는 콘텐츠의 양이 많아진다면 혁명의 기운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경태의 새누리당 입당을 문재인 대표의 사퇴선언보다 더 비중있게 다루는 쓰레기 언론들의 행태는 그들의 두려움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반증해주고 있습니다. 앞의 글에서도 말했듯이, 정말로 조금만 더 불의에 항거하고, 순정한 분노가 정의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표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우리 모두가 주인인 세상이 그리 멀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역사의 현장을 지키는 청춘과 학생들, 시민 여러분들의 계량화 자체가 불가능한 노고와 기득권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두려움을 극복한 불굴의 용기가 이 나라를 바로 세울 것입니다. 다음 주에 광화문에 가는데 잠시라도 역사의 현장에 들려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로독 하겠습니다. 다시는 조경태와 김영환 같은 자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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