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저녁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부산시민 2만 여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5천명)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회자로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일대를 행진했다. | |
ⓒ 정민규 |
▲ 20일 저녁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부산시민 2만 여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5천명)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회자로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일대를 행진했다. | |
ⓒ 정민규 |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는 것이 헌법 정신이다."
부산을 찾은 방송인 김제동의 목에 핏대가 섰다. 얼굴이 시뻘개져 가면서 자신을 둘러싼 2만 명(집회 측 추산·경찰 추산 5000명)의 부산 시민에게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긴 헌법 조항을 조목조목 꼬집어 가며 설명했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을 '순실공화국'으로 만들어 헌법 1조 1항을 위배한 것부터 시작해 열변을 토하는 김제동을 향해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자신을 향한 환호를 시민들에게로 돌렸다.
이날 집회는 여느 때처럼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었다. 자유롭게 마이크가 손에 손을 타고 군중을 누볐다.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움켜 쥔 시민들은 하지만 또박또박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나갔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참여는 인상적이었다.
'안녕하지 못한' 중고생들의 외침 "언제까지 그 자리에 있을거냐"
▲ 20일 저녁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부산시민 2만 여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5천명)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회자로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일대를 행진했다. | |
ⓒ 정민규 |
해운대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은 "(기사에) 어른들이 다 알아서 한다고, 공부나 하라는 댓글이 있었다"며 "그런 어른에게 묻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입을 열었다.
"알아서 한다는 어른들이 뽑은 대통령 때문에 다들 안녕하세요? 어른들이 저희에게 보여주고 싶은 미래가 이건가요?"
"미안하다"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다.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은 사회 시간에 배운 헌법과 자신이 겪고 있는 헌법의 차이에 의문을 품었다. 학생은 "(대통령이) 헌법을 어기고 국민을 혼돈에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고2 여학생은 발언을 하고 싶어 행렬의 뒤쪽에서부터 뛰쳐나왔다. 학생은 "언제까지 어른들이 나서기를 기다릴 수 없어서 학생들이 나선 거 같다"면서 "이미 국민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당신이 언제까지 그 자리에 있을 거냐"고 외쳤다.
"학생들은 대통령 당신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 20일 저녁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부산시민 2만 여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5천명)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회자로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일대를 행진했다. | |
ⓒ 정민규 |
여고생은 "학생들은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각 부모님은 먹고살기 바쁘고, 재수생들도 수능 며칠 앞두고 있는데도 이런 시위에 참여한다"면서 "다들 할 일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역시 박수가 꽉 찬 서면 거리를 채웠다.
김제동은 "청소년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대견하다고 말할 자격이 어른에게 없는 거 같다"고 했다. "고1 되면 대통령 투표권을 줍시다"는 그의 제안에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 학부모는 어머니가 실수로 도시락통에 넣어놓은 휴대전화가 부정행위로 간주돼 수능을 보지 못한 부산의 한 수험생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그 학생이 시험을 같이 쳤던 학생들에게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 핸드폰이 울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면서 "우리나라 국민들, 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신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하야하는 꼴 봐야겠다"
▲ 20일 저녁 부산 도심인 서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부산시민 2만 여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5천명)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회자로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일대를 행진했다. | |
ⓒ 정민규 |
이날 특별히 부산을 찾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향해서는 따뜻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세월호 희생학생의 아버지인 오홍진(52)씨가 고개를 숙였다. 오씨는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의 희생자가 수장될 뻔한 국가에서 모든 국민이 다 알았지만 단 한 명만 몰랐다"면서 "사라진 7시간을 철저히 밝혀내서 그 죗값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민중총궐기에 참석해 구성진 사투리로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며 일명 '쏙고 아줌마'라는 별칭까지 얻은 김경덕(60)씨가 마이크를 잡자 시민들은 크게 반겼다. 부산 가덕도에 사는 김씨는 "박 대통령을 찍어 자식한테 부끄럽고, 대한민국한테 부끄럽고, 부산 사람한테 부끄럽고 내 자신한테 부끄러워 지금 당장이라도 죽고 싶지만 박근혜 하야하는 꼬라지(꼴)를 딱 봐야 되겠다"고 소리쳤다.
예정 시간인 1시간을 넘겨 진행된 시민 자유발언 후 참가자들은 행진을 벌였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부산시민의 외침과 행진은 매일 저녁 이어지고 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