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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13, 2015

역사전쟁] 국정화 지휘 김정배, 임시정부 무시 ‘1948년 건국’ 기정사실화

ㆍ건국 60돌 행사 주관…회견 땐 정부 수립 연도 답변 회피
ㆍ뉴라이트 역사관·이력에 ‘교학사 살리기’ 주도 건국론자
ㆍ1970년대 “국정교과서 폐지” 주장 기고 쓰고 180도 돌변

지난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연도’를 묻자 답변을 피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75·사진)이 7년 전 ‘건국 60주년’ 행사를 여럿 주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헌법 전문에 있는 상하이 임시정부가 아니라 1948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뉴라이트 시각을 비친 그는 교학사 교과서 살리기 운동에도 적극 나섰다. 우편향된 사관과 이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국정교과서 제작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1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위원장은 2008년 4월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취임 후 8월 초부터 ‘대한민국 건국 60년 기념사업’ 3~4개를 주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 교과서의 한국 이미지 기획 전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한국인의 얼굴’ 등 행사 자료에는 ‘1948년생 건국둥이’ ‘대한민국 건국 60년’ 등 1948년 건국을 기정사실화한 용어가 계속 나온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 전환 발표 회견에서 ‘대한민국 수립이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인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인가’란 질문에 “그 얘기를 여기에서 하면 불필요한 얘기가 자꾸 될 것 같아 얘기를 안 하겠다. 그것은 우리 학계의 큰 문제 중의 하나”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 위원장 취임 후 국사편찬위원회는 최근 ‘2015 역사과 교육과정’을 고시하며 공청회 시안까지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었던 대목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꿔 뉴라이트 세력이 주장하는 ‘건국절’을 뒷받침하려 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연도는 답하지 않으면서, “1970년대 국정화 당시 집필진이 현재 체제에서 역사교과서를 출판하는 집필진보다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는 1970년대에 국정교과서 폐지와 검인정 전환을 공개적으로 주장했으나, 지금은 180도 입장을 바꾼 셈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 9월에는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역사 왜곡·오류 논란이 컸던 교학사 교과서 살리기 운동에 참여했다. 지난해엔 한 보수성향 단체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한국사 교과서 집필 방향에 대해 “국가지도자의 경우 어느 하나의 과오를 내세워 독재자나 악인으로 폄하하는 것은 역사학이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전두환 정부를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12·12 정변과 광주학살을 미화했던 1982년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자로 참여했던 전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이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권유로 호를 청계로 바꾸기도 했다. 그 후 김 위원장은 2008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부임했지만 한중연 교수협의회가 겸직으로 인한 직무 소홀, 독선적 인사행정, 지원단체로부터의 명예학위 등 공정성·도덕성 위배 행위를 이유로 연임 반대 성명을 내며 반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측은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건국이) 1919년설, 1948년설이 양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쪽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했다”며 “(교학사 교과서도) 논란 상황에서 다른 의견도 있다는 의미로 주최 측 요청을 받아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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