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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5, 2015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악의적 왜곡보도’ 조목조목 반박 “1년 전 강의가 왜 이제와 문제?…교과서 국정화 문제 호도 위한 수단”

최근 강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보여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강연 동영상이 논란을 빚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한홍구 교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일찍 죽였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새누리당은 “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교육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총공세 선전전에 나섰다.

논란이 일자 한홍구 교수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수언론이 “하지도 않은 말로 인격살인을 하고 있다”며 악의적 왜곡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 교수는 “근 1년 전에 한 강연이 지금 새삼스럽게 문제가 되는 것은 다수의 국민과 거의 모든 역사학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호도하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 ⓒ 'go발뉴스'
한 교수는 문제가 된 동영상이 촬영된 지난해 11월 28일 문화다양성 포럼 초청강연에서의 자신의 실제 발언을 전하면서 언론보도를 반박했다.
그는 “남로당이 한국군부에 침투시킨 최고위 프락치였던 박정희가 1948년 여순반란 사건 이후 전개된 숙군사업에서 체포되어 죽음의 위기에 놓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지고 확인된 역사적 사실”이라면서 “여순반란 사건 관련자들이 수십명 씩 무더기로 총살당하던 시절이니, 박정희 급이었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박정희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때 숙군 책임자 김창룡이 박정희의 호소나 박정희의 만주군 선배인 원용덕, 백선엽, 정일권 등의 구명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박정희는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고, 박근혜는 태어나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이 이야기가 왜 박정희를 죽였어야 한다로 들리는지 모르겠다”면서 “학교에서 동영상을 본 어린 고등학생이 그렇게 오해했다 치더라도 기자라면 마땅히 동영상을 보고 실제 발언내용을 확인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해당 동영상 내용을 처음 보도한 <TV조선>은 ‘이슈해결사 박대장’ 이라는 프로에서 “금수저 좌파, 한홍구의 정신세계”라는 제목의 17분 31초짜리 특집을 내보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는 한홍구 교수가 “박정희가 일찍 죽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문을 열었고, <월간조선> 권세진 기자는 한 교수의 강연에 대해 ‘이승만을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고 김일성이 얼마나 훌륭한 독립운동가인가란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발언했다. 

한 교수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두 시간짜리 동영상 어디에서도 김일성의 독립운동을 언급한 것이 주를 이루기는커녕 언급조차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들을 향해 “기자라면 사실 확인이라는 기본을 지켜달라”면서 “11개월 전 강연을 이제와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왜곡보도하고 무책임하게 퍼 나른 것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의 입장문 전문
2015년 10월 13일 밤 TV조선은 “강남 고교서 "박정희 더 일찍 죽였어야" 수업…학생 반발”이란 제목의 ‘단독보도’를 하였습니다. 이 기사를 시발로 10월 14일 하루 종일, 그리고 오늘 10월 15일 아침까지 수십 건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연합뉴스는 2015/10/14 00:19 송고된 기사에서 본문에서는 동영상을 확인하여 제가 한 말을 비교적 정확하게 인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제로 “영상에 "박정희 더 일찍 죽였어야"”라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악의적으로 달았습니다. 10월 14일 오후(입력 : 2015-10-14 13:28) 방영된 한국경제TV 는 “한홍구 "이승만은 세월호 박준석 선장과 같아" 동영상 봤더니 `경악`”이라 하여 제 강연 동영상을 보고 기사를 썼으나 여기에서도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나기 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했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2014년 11월 28일 문화다양성 포럼 초청강연에서 제가 한 해당부분의 실제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놈(김창룡)이 정말 많은 사람을 죽였거든요. 그런데 그때 죽여도 될 사람을 하나 살려줬어요. 남로당이 한국군부에 침투시킨 최고위 프락치였으니까 그때 기준으로 치면 뭐 죽여도 여러 번 죽였어야할 자인데 그자를 만주에서 같이 놀던 놈이라고. 그놈이 잡히니까 ‘김창룡을 만나게 해 달라.’ ‘김형 나 좀 살려주쇼.’ 그랬더니 이제 살려줬어요. 아 그때 딱 죽여 버렸으면 우리역사가 조금은 바뀝니다. 대통령이 두 자리는 확실하게 바뀌어요. 박정희니까. 박정희 그때 죽여 버렸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죠. 우리 언니는 태어나기도 전이에요. 태어나 보지도 못하는 거였는데 살려 줬습니다. 오늘의 박근혜를 있게 한, 오늘의 박근혜가 있기까지는 뭐 이런 분들의 다 은덕이 있는 거죠.”

남로당이 한국군부에 침투시킨 최고위 프락치였던 박정희가 1948년 여순반란 사건 이후 전개된 숙군사업에서 체포되어 죽음의 위기에 놓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지고 확인된 역사적 사실입니다. 여순반란 사건 관련자들이 수십 명 씩 무더기로 총살당하던 시절이니, 박정희 급이었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나 박정희는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때 숙군 책임자 김창룡이 박정희의 호소나 박정희의 만주군 선배인 원용덕, 백선엽, 정일권 등의 구명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박정희는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고, 박근혜는 태어나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을 뿐입니다. 이 이야기가 왜 박정희를 죽였어야 한다로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동영상을 본 어린 고등학생이 그렇게 오해했다 치더라도 기자라면 마땅히 동영상을 보고 실제 발언내용을 확인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이 문제를 처음 보도한 TV조선은 “이슈해결사 박대장”이라는 프로에서 “금수저 좌파, 한홍구의 정신세계”라는 17분 31초짜리 긴 특집을 내보냈습니다.(등록 2015.10.14 19:25) 이 프로에서 진행자는 제가 “박정희가 일찍 죽었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고 월간조선 기자 권세진은 제 강연 내용에 대해 이승만을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고 “김일성이 얼마나 훌륭한 독립운동가인가 이런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두 시간짜리 동영상 어디에서도 김일성의 독립운동을 언급한 것이 주를 이루기는커녕 언급조차 없습니다. 변호사 정태원은 또 저의 외조부를 거론하면서 “유진오박사는 우리가 알기로 대한민국 헌법의 아버지”라고 하면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 헌법을 부인한다면 외할아버지를 부인”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김창룡 관련 발언 이후 약 15분 뒤에 저는 제헌헌법에 대해 길게 설명한 것이 팩트TV 동영상에 나와 있습니다. 동영상에는 1부와 2부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제 발언이 편집되었습니다만, 남아 있는 분량만 해도 15분, 잘려나간 분량을 합치면 약 25분 간 제헌헌법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을 반영하는 제헌헌법의 내용을 국민들이 잊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전체 강연의 1/4 가까이를 할애하여 소개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헌법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한민국헌법을 파괴하고 유린한 자들의 행각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최근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 사업을 시작하는데 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근 1년 전에 한 강연이 지금 새삼스럽게 문제가 되는 것은 다수의 국민과 거의 모든 역사학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호도하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기자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기자라면 사실 확인이라는 기본을 지켜주십시오. 하지도 않은 말로 인격 살인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왜곡보도에 대한 사과와 정정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11개월 전 강연을 이제와 사실에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왜곡보도하고 무책임하게 퍼나른 것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2015년 10월 15일
한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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